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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 무삭제판- [할인행사]
세드릭 칸 감독, 샤를 베를랭 외 출연 / 엔터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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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The R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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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스모크- Holy Sm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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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도리스 되리 감독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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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6-15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상영은 종료군요...아~ 왜 난 하나도 본게 없는거야

Arch 2010-06-15 15:25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시간나면 꼭 보세요. 재미있을거에요.

머큐리 2010-06-16 10:19   좋아요 0 | URL
드디어 '파리에서 마지막 탱고'와 '파니 핑크'등장...으흐~
'파리~'는 애로틱 무빈줄 알고 챙겨 봤다능~

근데 '베티 블루'는 어떠신지...전 그 영화 굉장히 좋았거던요..ㅎㅎ

Arch 2010-06-16 10:25   좋아요 0 | URL
아, 베티 블루는 아직 못봤어요.

애로틱 무비인줄 알고 챙겨봤다는 머큐리님 말, 되게 귀여워요. ㅋㅋ 사실 저도 그래요. 흐(어둡게 웃는다)

다락방 2010-06-15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반타작요! ㅎㅎ

Arch 2010-06-15 15:24   좋아요 0 | URL
타인의 취향, 이터널 선샤인, 클로저! 맞죠?

다락방 2010-06-16 10:01   좋아요 0 | URL
오! 완전 쪽집개!! 대박!!

Arch 2010-06-16 10:16   좋아요 0 | URL
돗자리 안 펴줘요?

전호인 2010-06-15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본 작품이 전무!!!
어떤 사랑을 했길래 제목이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일까요?
궁금증이 확 몰려옵니다. 꼭 보고싶네요. ^^

Arch 2010-06-15 15:25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이랑 찌찌뽕~
멋진 제목을 달고 싶었는데, 생각이 안 나서 영화 제목을 =3=3=3

Forgettable. 2010-06-15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브오브시베리아

Arch 2010-06-15 15:26   좋아요 0 | URL
네!

도넛공주 2010-06-15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팔로66...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중에 들지요.
'언테임드','Savage nights'도 추천합니다.

Arch 2010-06-16 09:48   좋아요 0 | URL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뭔데요~ 뭔데요~
네, 찾아볼게요.

쟈니 2010-06-15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러브오브시베리아 봤습니다. 저는 그 남자의 사랑이 참 슬펐어요..

Arch 2010-06-16 09:48   좋아요 0 | URL
꼭 봐야겠는데요. 쟈니님도 추천해주세요.

쟈니 2010-06-16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파니 핑크도 좋아합니다! 저는 두 번 정도 본거 같아요..

몇년동안 보았던 영화중에 카모메 식당과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 기억에 납니다.
한국 영화중에는 '가족의 탄생'이 좋았어요. ^^

Arch 2010-06-16 10:18   좋아요 0 | URL
저도요. 감독의 영화는 다 좋았어요.
가족의 탄생은 '어제와는 다른 오늘'에 넣을까요?
 

* 정혜신의 '마음'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21521.html

 후론은 내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있을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내 사고구조가 단순한 게 아닐까 되짚어보기보다 배후라는 외부 환경을 손쉽게 앞세우는 행위이다. 석가모니가 왕자의 자리를 버리고 출가한 일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가지 과장된 정보 때문에 잠깐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것은 온전히 ‘주체적 나’의 판단이었다. 당시 그 많은 촛불이 거리를 뒤덮었던 것은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내 의사와 상관없이 극소수 정책결정권자들이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는 현실에 대한 분노가 먼저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겨레의 새로운 칼럼 필진으로 참여한 정혜신씨의 '마음'이란 코너에서 너무 당연한데 지켜지지 않은 상식적인 이야기가 맘을 건드렸다. 강경하거나 뭔가에 호소하는 듯한 얘기가 아니라 차분히 자기 생각을 말하는 글쓰기가 참 부럽다. 앞으로 그녀의 칼럼이 기대된다. 정혜신씨의 저작도 읽어보면 알겠지만 뭐 하나 빼놓을 것 없이 흥미롭고 재미있다. 내 기억으론 이 분을 마태우스님의 서재에서 보고 그 뒤로 쭉 이 분 책을 읽었던 것 같다. 



 * 강준만의 '더러운 철학'

http://www.hani.co.kr/arti/SERIES/189/408639.html 

 한국의 논객들은 대부분 편이 갈라져 있다. ‘보수에 대한 비판’ 아니면 ‘진보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보수가 보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성찰하거나 진보가 진보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성찰하는 일은 드물다. 보수·진보의 구분을 떠나 어느 쪽에서건 ‘상식’이나 ‘진리’로 받아들여지는 명제에 대해 의심해볼 것을 요구하는 일도 드물다.

 
김진석씨의 '더러운 철학'은 기우뚱한 균형보다 별로였지만-앞부분의 철학 얘기가 좀 늘어졌다. 물론 뒷부분은 흥미로웠다.- 강준만 선생님의 칼럼을 통한 문제의식만큼은 공감했다. 강준만 선생님의 칼럼이 점점 인물과 사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초반의 활기를 잃어가는 느낌이지만 여전히 그가 하는 질문들은 과거와 지금에 유의미하다.






* 남재일의 '보수의 문법'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24139.html

  보수주의 정치담론의 전략은 공유가치
의 선점을 통해 정당한 이의제기를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상 보수주의자의 프레임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의 조지 레이코프의 말처럼 보수주의자의 프레임에 대항하거나 그 안에서 놀아날 때 반대 진영의 논리는 힘을 잃는다. 왜 그런지를 남재일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준다.

 그의 저작을 내가 어떤 경로로 접하게 됐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개인으로 남을 수 있는 고독하지만 즐거운 방향과 편애함을 드러내는 우아한 제스처를 배울 수 있었다.



* 그리고 이 글,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23776.html

 아이가 자기의 아이인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론적 불안에 휩싸이는 남자들이 터치에 위로받는다는-그럼 가사 분담과 자녀 양육을 통해서 터치를 하세요라고 퉁이라도 먹이고 싶은- 이 글의 취지도 어처구니 없지만, 그래서 룸쌀롱에 간다고 결론을 내리며 자화자찬하는 꼴은 더 웃겼다. 철 없는 남자론은 부조리하고 관성적인 것들을 모조리 '남자들은 철이 없어서'로 일관한다. 불편하고, 자기 좋을 때만 철이 없어서 불쾌했다. 한겨레측에 조목조목 반박문을 실을까 고민하고 있던 차에 차혜령씨가 '아무나 만지지 마라'는 글을 써주셨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readercolumn/424204.html

 멋지다!

 예전에 고대 나온 남자에 대한 칼럼을 읽고서 불편했는데 그 주에 독자 칼럼에 어느 분이 반박글을 보내주고.

http://www.hani.co.kr/arti/opinion/readercolumn/410710.html
 
 그 신문에 그 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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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회화는 무슨

 앞서 옥찌의 얘기를 듣고 학교에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가자니 별 일 아닌데 괜히 나서는 것 같고, 안 가자니 옥찌가 느끼기엔 이모한테 말해도 소용없다고 느낄까 걱정스럽고. 고민하다가 차라리 옥찌에게 학교에 가면 좀 그런 이유를 설득하는게 낫겠다 싶어 안 가려고 맘을 먹었다. 

 안 가려고 맘을 먹었는데 영구치가 안 나온다며 치과에 꼭 가야한다는 엄마 말에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들르고 말았다. 역시 말하기도 안 말하기도 겸연쩍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냥 지나가는 말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아주 적극적으로' 내 얘기를 들어주시는거다. 내가 보기엔 별 일이 아니었다고 느꼈는데, 애가 울어서 놀랐다고 말했더니 선생님도 어젠 별일 없이 잘 넘어갔다고, 애들이랑 잘 얘기해서 해결됐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곤 지희를 부르더니

 그 일이 자꾸 맘에 쓰여서 이모한테 얘기한거야? 그런데 어제 언니랑 얘기 잘 했지? 선생님도 그런줄 알았어. 그런데 이모한테 얘기했네. (이 부분에서 '왜 별 일도 아닌데 이모한테까지 얘기했냐'는 말이 나올줄 알았다. 그런데) 잘했어.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자꾸 맘에 남아서 털어내고 싶으면, 그래서 지희 맘 편안해지면 계속 얘기해도 돼. 이모한테도, 선생님한테도. 우리 지희 잘했어.

라고 하신다.
 
 선생님은 책가방을 챙기러 가는 옥찌를 둘러보며 아이가 요새 당신한테 많이 안긴다는 얘기를 해주신다. 담임 선생님이 소리만 지르는(꼭 나처럼) 할아버지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돌봄 교실 선생님 덕분에 한시름 놨다. 
 정말 별 일 아닌데.

 * 다음 날, 옥찌가 코피가 나서 학교에 들렀다. 옥찌는 나를 보자마자 안겨서 울길래, 
- 괜찮아. 왜 울어. 우리 지희 그만 울자.
 이랬더니 선생님은, 울어야지, 이모 봤으니까 울어야지 하신다.

옥찌가 먹고 있던 간식을 싸주시면서는
- 이거 싸가야지. 집에 갔는데 계속 생각나면 속상하잖아.
이러시고. 

 집 식탁에는 어제 싸놓은 과자 부스러기가 투명 비닐에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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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6-09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왜 별일 아닌데 이모한테까지 얘기했냐고 퉁을 놀거라고 생각했는데 잘했어, 라니요! 흐음. 이럴때 보면 선생님은 괜히 선생님이 아닌 것 같아요.

별 일 아닌건 제3자에게나 그렇죠, 당사자에겐 자꾸 건드리는 일이잖아요. 그건 잉미 별 일이 되어버린거에요. 하아- 그래서 저도 요즘 계속 별 일 있는 삶을 살아요, Arch님. Arch님이 내 선생님 할래요? ㅠㅠ

Arch 2010-06-10 09:49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너무 좋더라구요. 나도 어렸을 때 그런 선생님 있었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들다가, 그럼 뭐, 뭐, ^^

잉미, 이미라고 쓴거죠? ㅋ
남한텐 별 일 아닌데 나한테 별 일이면 이모한테 다 털어놔요.

다락방 2010-06-10 11:52   좋아요 0 | URL
ㅋㅋ 오타작렬. 요즘 정신줄 놓고 살아서요. 하하. 잉미는 이미가 맞죠.

음, 남한텐 별 일 아닌데 나한테 별 일이면 Arch님께 털어놓으면 되요?

Arch 2010-06-11 09:25   좋아요 0 | URL
of course!
스펠링 틀린 것 같아. 스펠링. 괜히 썼어... 괜히 썼어...
 

 * 어제 잠자리에 든 옥찌들 옆에서 촛불을 켜놓고(불나면 어떡하냐, 애들이 장난 친다, 전기세 내가 내준다, 등등의 A,B협박에도 불구) 꼬마 니콜라를 읽어줬다. 엄마 생일날 꽃다발을 사온 니콜라의 이야기를 한참 읽고 있는데 옥찌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말했다.

 훌쩍거리며 이어진 옥찌의 이야기를 종합해보자면,
 돌봄 교실에서 같이 공부하는 언니가 화장실에서 장난을 쳤다, 친구랑 화장실에서 쉬아를 하는데 그 언니가 밖에서 문을 잡고 있었다. 못나오는줄 알았다.
란 것이었다.

 문을 밖에서 잠근 것도 아니고, 언니가 너를 때린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호들갑이냐. 내가 내일 그 언니를 혼내줘야 네가 그만 울겠니, 아니면 선생님하고 얘기를 해야해? 그런데 갑자기 왜 우는거야.
가 평소 내 말하기 방식이었다.

 하지만 옥찌들 덕분에 티끌만큼 변한 난, '내' 밖에 있는 '내가' 들으면 닭살 돋아서 어머머 했을 뻔한 말을 하고 있었다.

 옥찌가 놀랐겠구나, 언니가 장난치려고 한건데 너무 갑작스러우면 그럴 수 있지. 지금은 이모가 있으니까 괜찮아. 그만 울고, 눈 주위가 빨개지잖아. 내일 이모가 언니 만나서 얘기 해볼게. 괜찮아.

 라며 달래줬다.

 옆에 있던 민은 자라는 잠은 안 자고 그러니까 이모가 대체 학교에 몇시쯤 가서 그 언니를 만날건지 스케쥴을 짜고 앉았다.

* 아침엔 옥찌들이 먹고 싶다길래 스파게티를 했다. 누가 보면 불은 면에 토마토 데친 것을 섞어놓은 것에 불과하겠지만, 옥찌들은 식감보다 음식명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편이라 아주 좋아라한다. 얼굴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자리에 앉는데 민이 퉁퉁 부은 얼굴로 멀찌감치 서서 식탁만 바라보는거다.  

 왜 그러냐고 물어도 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갑자기 미친년 벼락맞은 것처럼 화가 났다.  이렇게 일찍 일어나 챙겨줬는데 또 뭐에 삐졌나 싶어, 좋아하는 스파게티를 안 먹고 뭐 때문에 저러나 싶어 화가 났다. 나 때문에 그런지 어쩐지도 모르는데도 말이다. 왜냐고 물어도 대답이 없길래 무시하려다 도저히 밥이 안 넘어가 다시 물었다. 그리곤 민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대체 왜 삐진거냐고 묻는데 A가 나와서 중재를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괜히 짜증날 때가 있잖아. 그걸 자꾸 물어보면 애가 뭐라고 대답해.

 멍충이. 그럴 수 있다는걸 왜 모를까.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내가 한 수고를 알아주지 않아서 그런걸까? 생각해보니 지희가 그랬다면 살살 구슬렸을걸 민의 경우는 더 윽박지르고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다시 또 생각해보니 아직도 민에게 해소되지 않은 감정이 남았던 것 같다. 아이들을 내게 맡기고 외출했던 동생에 대한 원망과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서 악을 쓰고 울었던 민에 대한 미움, 끝까지 내겐 곁을 안 두려고 했던 민에 대한 서운함까지 모두.

 우린 다시 화해를 하고(일방적인 화해였지만) 아침을 먹었다. 그제서야 자기도 빨리 스파게티 먹고 싶은데 잠옷을 개워야해서 민이 짜증났을거란 생각이 퍼득 들었다. 민에게 어떻게 해도 안 나오던 미안하단 말을 했다. 민은, 스파게티 좀 더 줄 수 없냐고 말했다.

* 또 아침엔,
 옥찌가 같이 학교에 가는 C랑 통화를 하다  화를 내서 A에게 혼난 일도 있었다. 옥찌가 화내는게 꼭 이모 닮았다나. 동생은 옥찌가 저러다 친구 하나 없이 왕따 되는거 아닌가 싶어서 혼냈다며 오바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이모처럼 친구 없이 지내면 어떡하냔 말을 남겼다.

 아침이 참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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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멋진 선생님
    from 기우뚱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 2010-06-09 14:32 
     앞서 옥찌의 얘기를 듣고 학교에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가자니 별 일 아닌데 괜히 나서는 것 같고, 안 가자니 옥찌가 느끼기엔 이모한테 말해도 소용없다고 느낄까 걱정스럽고. 고민하다가 차라리 옥찌에게 학교에 가면 좀 그런 이유를 설득하는게 낫겠다 싶어 안 가려고 맘을 먹었다.   안 가려고 맘을 먹었는데 영구치가 안 나온다며 치과에 꼭 가야한다는 엄마 말에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들르고 말았다.&
 
 
Forgettable. 2010-06-08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 많이 컸구려.

나도 아침에 자다 깨면 짜증내는데 :) 아직 애긴가봐요-

Arch 2010-06-09 11:34   좋아요 0 | URL
뽀는 부어있던데. ㅋㅋ
 

 하이데거를 전공한 근엄한 교수는 아내가 아닌 어린 정부의 집에서 하루 종일 <우먼센스>를 탐독한다. 말러 음악을 최고라고 생각하는 한 고전음악 애호가는 심수봉의 목소리를 모창하는 것으로 유명해진 트로트 가수를 정부로 두고 있으면서, 그녀와 함게 하루 종일 트로트를 듣는다. 집안에서는 물론이고 몸에 해롭다는 커피를 어느 장소에서도 마시지 않는 어떤 남자는 애인의 집에 들를 때마다 커피를 청해 마신다... 등등의, 이런 이중적 행동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남편이 아내에게 (혹은 아내가 남편에게) 하는 행동과 정부에게 하는 행동이 전혀 틀리는 것은 흔히 관찰된다. 그래서 결혼한 친구가 숨겨 둔 애인을 데리고 와서 우리에게 보여 줄 때나, 그 관계가 우연히 목격되었을 때 우리는 "뭔가 언밸런스하다"는 느낌을 자주 갖게 된다. 하여 충고랍시고 그 친구에게 "네 타입이 아니야!"라고 말해 준다. 하이데거를 전공한 교수나 말러만을 듣던 고전음악 애호가 또는 저대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던 어떤 사람이 그렇게 돌변하는 것은 원래 인간이 다중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혼이란 하나의 자아, 그것도 서로 견딜 수 있는 하나의 자아만을 서로 보여 주고, 또 받아들이기로 한 타엽(연기)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결혼 생활이 서로에겐 속박이 아닐 수 없고, 그 생활이 갑갑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한 인간 속에 깃든 다중적 자아를 한 사람이 다 맡아 보살펴 주면 다행이겠지만, 예를 들면 한 명의 아내가 어머니. 누나. 여동생. 소꼽 친구. 비서. 간호사. 창녀...(점점, 이 무슨 코스프레?)가 되어 남편의 다면적 자아를 모두 어루만져 주면 좋지만, 다면체로서의 남편을 파악하는 일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혼자서 그 모든 역할을 다 감당하기란 너무 힘든다. 정부란, 애인이란 그 사람의 또 다른 자아를 분출하고 실현하는 곳이다. 가진 거라고는 돈밖에 없는 재벌 회장님이 빈민가의 옥탑방에 방을 얻어 놓고 정부와 몇 시간씩을 보낸다면, 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알겠다. 집안에 미스 코리아를 모셔 둔 남편이 곰보딱지의 못난 여자와 몰래 데이트를 한데도 나는 웃음 지을 수 있다. 아내는 물론 가족과 친지로부터 "인간도 아니야!"라고 매도되는 그 남자들, 그 남자들을 이해한다. (여자라도 물론이다.) 

 당신 남편 혹은 아내의 정부는 당신 배우자의 또 다른(억눌린) 자아를 보살펴 주는 해방자다. 남편은 아내와 정부를 넘나들며 자신의 다중적인 자아에 젖을 먹인다. 그게 일부일처 사회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바람의 정체다. 재미있게도 바람을 피우는 배우자가 아내나 남편에에게 들키게 되는 것도, 그가 지금까지 보여 주지 않았던 전현 낯선 흔적을 어저다 남겨 놓기 때문이다. 그것이 단서다. 

 글을 마치자. 나는 이 재미없는 글을 통해, 바람 피운 남자가 아내에게 잘해 주는 것은 '죄책감'을 상쇄하고자 하는 보상심리 때문이라는 일반적인 상식을 공박하고자 했다. 물론 그것이 보상심리를 포함할 수도 있지만, 이제는 다른 해석도 허용되어야 한다. 억눌려 있는 또 다른 자아가 마음껏 뛰놀며 물을 마시고 풀을 뜯었으니, 지금 그 사람은 행복한거다. 그래서 부드러워지고 여유만만해진 것이다. 그러니 아내에게 잘해 줄 수밖에. 김수영의 어떤 시 한 편은(귀찮아서 찾지 않는다.), 바람을 피운 혹은 정부를 둔 한국 남자들이 가진 일반적인 심리상태를 포착하고 있는데, 그 시를 통해 추출할 수 있는 한국 문화의 특징은 '주눅듦'이다. 한국인은 대체, 정부를 지니고도 마냥 즐거워할 줄 모른다. 천진난만 즐겁기는커녕 마음 한 켠에 배우자에 대한 죄의식과 보상심리만 잔뜩 키운 채, 그걸 사리처럼 짊어지고 있다. 바람을 피우고 안 피우고를 떠나,

왜 사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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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6-05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쭉 정독하다 보니 급 우울해 집니다요. 왜사는지 모르겠다 ㅠㅠ
이론은 쉬운데 관계는 쉽지않죠. 주역 배울때 선생님이 맨날맨날 바람피우라고. 상대방도 바람피게 냅듀라고 하셨는데 성공한 적이 난 있는데 상대방을 냅두는건 매번 실패하더라고요.

Arch 2010-06-08 10:17   좋아요 0 | URL
나도나도. 나는 성공했는데(죄의식도 없었다구요!) 늘 의심하고, 사건 조작하고, 시나리오 작성하고 그래요.

Forgettable. 2010-06-08 11:56   좋아요 0 | URL
시나리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뷰리풀말미잘 2010-06-05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서민을 위한 정부가 필요한 것이죠!

Arch 2010-06-08 10:17   좋아요 0 | URL
피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