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혜신의 '마음'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21521.html

 후론은 내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있을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내 사고구조가 단순한 게 아닐까 되짚어보기보다 배후라는 외부 환경을 손쉽게 앞세우는 행위이다. 석가모니가 왕자의 자리를 버리고 출가한 일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가지 과장된 정보 때문에 잠깐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것은 온전히 ‘주체적 나’의 판단이었다. 당시 그 많은 촛불이 거리를 뒤덮었던 것은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내 의사와 상관없이 극소수 정책결정권자들이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는 현실에 대한 분노가 먼저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겨레의 새로운 칼럼 필진으로 참여한 정혜신씨의 '마음'이란 코너에서 너무 당연한데 지켜지지 않은 상식적인 이야기가 맘을 건드렸다. 강경하거나 뭔가에 호소하는 듯한 얘기가 아니라 차분히 자기 생각을 말하는 글쓰기가 참 부럽다. 앞으로 그녀의 칼럼이 기대된다. 정혜신씨의 저작도 읽어보면 알겠지만 뭐 하나 빼놓을 것 없이 흥미롭고 재미있다. 내 기억으론 이 분을 마태우스님의 서재에서 보고 그 뒤로 쭉 이 분 책을 읽었던 것 같다. 



 * 강준만의 '더러운 철학'

http://www.hani.co.kr/arti/SERIES/189/408639.html 

 한국의 논객들은 대부분 편이 갈라져 있다. ‘보수에 대한 비판’ 아니면 ‘진보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보수가 보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성찰하거나 진보가 진보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성찰하는 일은 드물다. 보수·진보의 구분을 떠나 어느 쪽에서건 ‘상식’이나 ‘진리’로 받아들여지는 명제에 대해 의심해볼 것을 요구하는 일도 드물다.

 
김진석씨의 '더러운 철학'은 기우뚱한 균형보다 별로였지만-앞부분의 철학 얘기가 좀 늘어졌다. 물론 뒷부분은 흥미로웠다.- 강준만 선생님의 칼럼을 통한 문제의식만큼은 공감했다. 강준만 선생님의 칼럼이 점점 인물과 사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초반의 활기를 잃어가는 느낌이지만 여전히 그가 하는 질문들은 과거와 지금에 유의미하다.






* 남재일의 '보수의 문법'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24139.html

  보수주의 정치담론의 전략은 공유가치
의 선점을 통해 정당한 이의제기를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상 보수주의자의 프레임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의 조지 레이코프의 말처럼 보수주의자의 프레임에 대항하거나 그 안에서 놀아날 때 반대 진영의 논리는 힘을 잃는다. 왜 그런지를 남재일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준다.

 그의 저작을 내가 어떤 경로로 접하게 됐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개인으로 남을 수 있는 고독하지만 즐거운 방향과 편애함을 드러내는 우아한 제스처를 배울 수 있었다.



* 그리고 이 글,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23776.html

 아이가 자기의 아이인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론적 불안에 휩싸이는 남자들이 터치에 위로받는다는-그럼 가사 분담과 자녀 양육을 통해서 터치를 하세요라고 퉁이라도 먹이고 싶은- 이 글의 취지도 어처구니 없지만, 그래서 룸쌀롱에 간다고 결론을 내리며 자화자찬하는 꼴은 더 웃겼다. 철 없는 남자론은 부조리하고 관성적인 것들을 모조리 '남자들은 철이 없어서'로 일관한다. 불편하고, 자기 좋을 때만 철이 없어서 불쾌했다. 한겨레측에 조목조목 반박문을 실을까 고민하고 있던 차에 차혜령씨가 '아무나 만지지 마라'는 글을 써주셨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readercolumn/424204.html

 멋지다!

 예전에 고대 나온 남자에 대한 칼럼을 읽고서 불편했는데 그 주에 독자 칼럼에 어느 분이 반박글을 보내주고.

http://www.hani.co.kr/arti/opinion/readercolumn/410710.html
 
 그 신문에 그 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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