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나문 반달북클럽 오늘은 주인장의 사정으로 제가 정리했습니다.

다 받아 적은 것이 아니어서 중간 중간 맥락이 끊김을 이해바랍니다.

여성주의 시각에서 읽은 부분은 미처 다 적지 못했어요.

정리가 되면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스포있음)

 

-중간 정도 밖에 읽었는데, 미치는 줄 알았어요. 좋아서..ㅎㅎ

작가가 여자인 줄 알았어요. 게이던가. 내면 독백 같은 것은 되게 여성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버지에 대해 가지는 감성을 표현하는 것들도 그렇고요. 감정선이.문장이 너무 예뻤어요.

시점이 뒤죽박죽되어있는데 그렇게 시간성이 어긋나져 있는 것 말고

이야기는 혼란스럽지만 문장이 깔끔하니까 납득이 되고 술술술 읽혔어요.

전 빌려 읽었는데 사야 되겠어요. 다 필사하고 싶은 책 ㅎㅎㅎ

 

-중고로 많이 나왔으니 중고로 사세요 ㅎㅎㅎ

 

-전 전권을 다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이..ㅋㅋㅋ 열세권있네요...

 

-전 아포리즘 같이 번호 매겨놓은 것도 좋고

소설인데, 소설을 실험하려면..이정도는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존 쿳시..심지어 잘생겼어요. 그냥 잘 생긴게 아니고 간지나게ㅋㅋㅋㅋ

 

-잘쓰긴 하지만 쿳시의 소설들엔 굉장히 자의식 강한 주인공이 나와요.

<어둠의 딸들>이 제일 그런데, 그렇게 내가 이세상의 중심, 합리의 핵심이고 신의 대리자이고

판단과 행위의 주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그런 주인공들.

읽다 보면 그런 부담감은 있죠 이런 주인공들..이게 뭐야 하는

 

-시간성은 비끄러져 있는데, 이야기는 흘러가고 있는데 아무데나 펼쳐 읽어도 이상하지 않아요.

독백으로 진행되니까 굉장히 주관적으로 읽히는데 시간성은 교란되어 있고, 서사는 그대로 흘러가는데 의심이 안되고 이야기를 믿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완전히 반대였는데, 주관성이 너무 강해서 이 사람이 하는 말은 하나도 믿을 수가 없겠구나

정신분열자가 혼자 열에 들떠서 지껄인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얘가 하는 말은 믿으면 안되는 구나...

 

저는 정신의 교란인지 아프리카 적인 환상성을 넣은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두 분이 지금 완전히 반대로 이야기하셨는데 저는 둘 다 맞는 것 같아요.ㅎㅎ

굉장한 분열적인 세계인데, 어떤 부분 아, 이건 진짜구나. 의식이 돌아와서

하고 싶은 것 자신의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을 인지하고 표현하고 있구나.

그런데 그것이 인간 존재의 보편적인 고통과 진실이어서 무척 감동적인 부분이었어요.

 

여러 차원의 세계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하잖아요.

핸드릭과의 성관계, 아버지가 살해된 삶, 아버지와 새엄마가 살해된 삶

여러 문이 있고 하나를 열면 그 하나 하나의 세계가 다 따로 있다

필립 K 딕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자폐아들이 보는 가능성으로 존재하는 세계

여러 세계를 보면서 범죄를 예측하고, 이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세계를 저지하는..

 

정신분열자들의 세계. 필립 K 딕.. 필연적인 것인가 윤리를 따졌을 때.

그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 그거와 114쪽  비슷한 지점 우리는 변덕 이상의 존재는 아니다.

필연성에 대한 이야기....

 

쿳시는 20대 초에 읽었어요. 지금 다시 보니 너무 진지하다.

손발이 오그라든다.이런 느낌이 나와 세계의 대결. 내가 이 세상의 중심인가..

이런 상황에서 반했던 것 같아요. 강한 자의식으로 세계를 내려다 보는 유려한 문장으로..이야기하니까.

 

식민지 하에서 얻어지는 혼돈적인 것, 그게 되게 독특하게 여겨졌어요.

쿳시는 입지가 독특하죠. 아프리카너 출신이면서 영어학교에 다니고 영어로 작품을 쓴..

 

텍스트는 작가를 넘어선다고 생각해요.

장르 문학은 텍스트 안에 갇혀 있다고 생각해요. 완결성 그 이상의 해석이 필요없다

문작작품은 시대 연령을 넘어서 서서 작가를 벗어나는 시점 탈작가 되는 게  좋은 문학작품이다 난해하고 문제적이고 그런 걸 떠나서.

조이스나 오딧세이아를 다 다르게 읽을 수 있고, 시대를 초월해서 열려 있는 것 처럼..

 

쿳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분명한 작가 인 것 같아요. <추락>을 읽고 리뷰들을 많이 찾아 봤는데, 영화배우 김혜수 리뷰가 젤 적확한 것 같더라구요.  지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이 주인공인데, 큰 충격과 변화의 폭풍에 휘말리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마그다도 사람을 죽이고 행위는 있지만 행위 자체에 대한 반성적 성찰. 은 없는 것.

성인이 아닌 거에요.유아적인 유아죠 세상에 나 밖에 없다.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어린아이. 쿳시 소설에 나오는 사람들은 똑독한 사람들이 나오는데 내 행동엔 의미가 있고 그 것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하지 않는. 그렇지만 불안은 늘 내재하는.

 

-아프리카 작가 중에 나딘 고디머 <거짓의 날들>도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에요.

남아공이 배경인 작품인데, 훨씬 직접적이죠. 리얼리즘 소설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쿳시는 배경이 거대 농장, 소수 백인, 경찰력을 기대할 수 없는 외곽의 농촌 지대에서

야성 상태 그대로의 이야기,  백인들의 불안. 흑인들의 불만, 분노들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고디머와 차별화 되는 것 같아요.

 

-시점이 불안하고 분열적인 세계, 좀 현학적인 느낌도 있구요..소설이라기 보다 시적인 느낌이 강한 이런 스타일의 소설에 끌리는 것 같아요. <나라의 심장부에서>를 읽고 쿳시의 전작품을 다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두요...

 

반달북클럽 다음 책은 <제5도살장>입니다.

 1월 셋째 주에 모이기로 했고, 요일은 아직 미정입니다. 야나님이 다시 공지 예정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나 자신을 속인다. 그 이상이다, 훨씬 나쁘다. 그는 결코 좋아지지 않을 것이다. 한때는 목가적이었던 것이 오빠와 여동생, 부인과 딸과 첩이 임종 시의 가래 끓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침대 주위에서 어슬렁대고 으르렁거리거나, 대대로 내려온 집의 침침한 통로에서 서로의 뒤를 밟는 숨 막히는 이야기들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그것은 공정치 않다! 시간의 진공 속으로 태어난 나는 변화하는 형태들에 대한 이해력이 없다. 나의 재능은 모두 내재성을 위한 것이고, 사물의 핵심에 있는 정체성의 불이나 얼음을 위한 것이다. 연대기가 아니라 서정시가 나의 수단이다. 나는 이 방에 서서, 침대에서 죽어가는 아버지이자 주인을 쳐다보는 게 아니라 땀방울이 흐르는 이마에서 성스럽지 못하게 반짝이는 햇빛을 쳐다본다. 돌과 기름, 쇠 냄새와 비슷한 피 냄새, 공간과 시간 속을 여행하며 검은 것과 텅 빈 것과 영원 한 것을 들이쉬고 내뿜는 사람들이 명황성과 해왕성 같은 죽은 행성과 너무 작고 너무 멀어 아직 발견되지 않은 행성들의 궤도를 통과할 때 맡는 냄새, 너무 오래되어 잠을 자고 싶을 때 물질이 발산하는 냄새, 나는 그런 냄새들을 맡는다. 아, 아버지, 아버지! 내가 당신의 비밀들을 알 수만 있다면, 당신의 뼛속으로 기어 들어가 골수의 소란스러운 소리와 신경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피의 조류 위를 떠다니다, 마침내 셀 수 없이 많은 내 형제자매가 꼬리를 치고 웃으면서 다가올 삶에 대해 나한테 속삭여주며 헤엄을 치는 조용한 바다에 이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는 다시 한 번 기회를 갖고 싶어요! 나 자신을 당신 안에서 소멸시키고 다시 한번 깨끗하고 새롭게 태어나, 친절한 이웃과 매트 위에서 잠자는 고양이가 있고, 제라늄 화분이 창턱에 놓여 있고, 따사로운 햇볕이 비추는 시골에서 시작과 끝이 있는 이야기에 나오는 것처럼 다시 한번 즐거운 물고기, 예쁜 갓난애, 깔깔거리는 어린애, 행복한 이이, 즐거운 소녀, 얼굴을 붉히며 수줍어하는 신부, 사랑하는 아내, 인자한 어머니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는 온통 오류였어요! 흰 물고기들 사이에 있는 한 마리의 검은 물고기, 바로 그 검은 물고기가 되도록 선택된 것이었어요. 나는 그들 누구의 누이도 아니었어요. 나는 불운 그 자체였어요. 137

---

 

어디서 끊어야 할 지를 모르겠다. 서정시 맞네...여자 화자이긴 하지만 남자 작가가 이렇게 여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데.. 늘 탄복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울쑥불쑥 다가 온 행운이라 준비 없이 경황 없이 떠난 길들이었지만 두고 두고 다시 가고 싶은 곳이 있는데, 그 곳이 바로 드레스덴이다. 좁다란 엘베강을 낀 시내 안에 박물관 대여섯 군데와 교회, 공연장 쇼핑센터가 모여 있었던. 오래 되어 정확한 기억이 아닌데, 보석 박물관, 무기 박물관...이런 작은 규모의 박물관부터 으리으리했던 도자기 박물관. 무엇보다 도시 그 자체가 박물관의 분위기를 풍겼던 곳. 베르메르의 작은 그림 앞에 한참을 서 있었던 기억이 나는 걸 보면 당연히 미술관도 있었고....<제 5도살장>을 펼쳐 읽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읽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내가 <마더 나이트>라고 생각했던 내용이 <제 5도살장> 안에 있다. 음...기억이란 건 원래 왜곡을 포함하는 단어 인건지...

 

어제 뉴스에 삿포로에 눈폭탄이 내려서 항공기가 전면 결항되었다고 한다. 오늘 아침 뉴스엔 오늘 밤부터 영동지방에 대설주의보. 눈 내리는 걸 보는 것도 아니고 눈 뉴스를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어쩐지 짐가방을 꾸려야 할 것 같은 설레임에 시달린다. 사실, 요즘 나는 여행 따윈 가고 싶지 않다. 드레스덴도 삿포로도 영동지방도 그 어디도 떠나고 싶어 지지 않은지 오래 되었는데, 어제 삿포로의 지붕위에 쌓인 그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눈의 두께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내일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한파가 몰려 올거라 한다. 한파에 기대어 정신을 좀 차려 보아야 겠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6-12-13 07:39   좋아요 0 | URL
쑥님~~~ 쑥님~~~ 쑥님~~~
올려주신 사진 너무 너무 근사합니다.
드레스덴 박물관보다 더 아름다우신 쑥님~
님 덕분에 저도 드레스덴을 외워두려고 해요. 드레스덴... ㅎㅎ

2017-09-09 08:38   좋아요 0 | URL
단발님 앞에서만 아름다워지는 쑥.할게요
늘 고마워요..우리 빨리 얼굴 봐요..ㅎㅎ

2016-12-13 0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3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12-13 07:58   좋아요 0 | URL
글도 좋고 사진도 좋습니다. 가장 처음 좋아요를 누른 게 저라는 걸 꼭!! 밝히고 싶습니다! ㅎㅎ

2017-09-09 08:3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1위 인증요..ㅎㅎ

책읽는나무 2016-12-13 08:03   좋아요 0 | URL
우와
드레스덴 풍경속의 님!!^^
미모로우실 꺼라고 생각했지만 음~제가 여적 그려온 단아한 이미지와 비슷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건강하세요^^

2016-12-13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12-13 12:11   좋아요 0 | URL
저는 사진이 보이지 않지만 아래 이어지는 댓글로 이미지를 상상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조금 궁금합니다.)
쑥님 좋은하루되세요.^^

2016-12-13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3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0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8 0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6-12-24 05:35   좋아요 0 | URL
쑥님~ 저도 드레스덴을 기억해둘게요.
근데 어떤 사진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상상이 안되어요.ㅜㅜ
사진은 없지만 글은 여전히 재밌어요.
 

사소한 행복을 즐기는 편이지만 소소한 쓸쓸함을 누리는 일도 좋아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쓸쓸함 쪽에 속하는 일인데 늘 마음 한 구퉁이 바람이 쓸려들어왔다 나갔다 한다. 한시간으로 모자라 구멍 뚫린 말없음의 정서를 더 누리려고 시동을 끄고 주차장에 한참을 앉아있는다. 이렇게 앉아 있다보면 이 작은 세계가 다 인것 같고 이 시간은 처음도 끝도 없는 듯 여겨진다. 머릿 속으론 어서 들어가 바람구멍으로 탄핵 축하주나 한 잔 부어줘야겠다 하는데 몸이 말을 안듣는다. 내게는 늘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 제일 멀었고 현관문의 손잡이를 돌리는 일에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이 정도의 추위가 참 따듯하게 느껴진다. 더 심한 추위를 상상하다보니 이런 효과도 있는거구나 한다. 옆집의 따듯한 불빛을 상상하는 건 늘 마음이 아린 일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amadhi(眞我) 2016-12-10 04:46   좋아요 0 | URL
패닉의 달팽이라는 노랫말이 떠오를 때가 있죠.

2016-12-10 0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0 0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0 0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YouTube에서 ‘수상한 커튼 - 겨울의 끝 (Playground Live)‘ 보기
https://youtu.be/8k_m7jyLXe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