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행복을 즐기는 편이지만 소소한 쓸쓸함을 누리는 일도 좋아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쓸쓸함 쪽에 속하는 일인데 늘 마음 한 구퉁이 바람이 쓸려들어왔다 나갔다 한다. 한시간으로 모자라 구멍 뚫린 말없음의 정서를 더 누리려고 시동을 끄고 주차장에 한참을 앉아있는다. 이렇게 앉아 있다보면 이 작은 세계가 다 인것 같고 이 시간은 처음도 끝도 없는 듯 여겨진다. 머릿 속으론 어서 들어가 바람구멍으로 탄핵 축하주나 한 잔 부어줘야겠다 하는데 몸이 말을 안듣는다. 내게는 늘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 제일 멀었고 현관문의 손잡이를 돌리는 일에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이 정도의 추위가 참 따듯하게 느껴진다. 더 심한 추위를 상상하다보니 이런 효과도 있는거구나 한다. 옆집의 따듯한 불빛을 상상하는 건 늘 마음이 아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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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12-10 04:46   좋아요 0 | URL
패닉의 달팽이라는 노랫말이 떠오를 때가 있죠.

2016-12-10 0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0 0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0 0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