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저리 말을 잘할까. 막힘 없이 술술. 경탄하며 바라 본 사람들은 몇 안 된다. 유시민. 이정희. 조국.이들과는 좀 다르게 경탄했던. 정수복. 석영중.유툽에 올라와 있는 강의들을 들으며 훌륭하시네.음.끄덕끄덕.했던터라. 멋있다.이 분.자마찐의 <우리들>을 들었는데.역자가 석영중. 일단 눈에 하트를 띄우고 읽기 시작. 해서 일까. 내 취향이 아닐거야.라는 선입견을 깨고 재밌게 읽었다. 누구에게, 어떤 작품에 영향을 주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냐는 내겐 2차적인 문제. 한 문장, 한 문장 꺼내서 들고 바라다 보고 싶은? 젊고 감각적인 문장이 많았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하고. 마음을 톡톡 건드려주는 섹시한 문장도. 여기저기서 발췌편집해서 시로 만들어도 멋질 것 같은. 어떤 문장이 그러한지 밑줄 긋기 몇 문장은 해야 예의겠으나. 누워서 하는 북플이라^^;;로스책을 읽으면서도 이런 번역이 아니었음 내가 읽어낼 수 있었을까 생각했는데. 우리들도 마찬가지. 번역만으로 역자가 어떤 사람인지 느낌이 전해져 온다. 두근두근. 석영중 읽기를 해봐야겠다.
나는 그 나무의자를 사랑한다. 불편하게 고통스럽게.123쪽시적인 표현이 많아 옮겨적고 싶은 부분이 많지만 졸려서. 이만. 굿나잇!
이고들빼기 나는 봄나물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쓴 맛도는 나물을 좋아하는데, 씀바귀 종류들이 그 중 으뜸이다.이고들빼기는 뿌리를 먹는 나물이다. 쓴 맛이 빠져버리지 않게 소금물에 살짝만 주물러 겉절이 양념으로 버무려 먹는다. 매운소스 봄샐러드 정도의 느낌이다.공선옥의 <행복한 만찬>은 식재료를 가지고 논하는 최고의 산문이다. 글발, 말발로 치자면 성적제의 <칼과 황홀>이 뒤지지 않고 파스타이야기를 구수하게 풀어내는 필력은 박찬일도 만만하지 않다. 갯내음 확 풍기는 한창훈의 책들도 박력있지만 역시 내가 가장 입맛 다시며 보는 책은 공선옥의 책이다.음식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어도 소재나 스타일면에서 확연히 다른 책들이라, 비교해서 이게 제일 좋아,라고 하기는 민망한 감이 있지만. 그 모든 것을 감안해서 나는 <행복한 만찬>이 제일 좋다. ( <행복한 만찬>은 밑줄 긋기랑 페이퍼를 하도 여러 장 작성해서 조만간 매니아가 되었노라 기별이 올 것 같다.)
망초망초나물을 먹어 본 적은 없지만, 효능을 찾아보니 관절염,위,장,간에, 이외도 두루 좋다고 나온다.간이란 단어에 눈이 번쩍. 망초가 맞기는 한건가. 오래 들여다 보았다. 달맞이(로제트형)달맞이가 꽃이 피면 순한 노란색인데, 뿌리에서 바로 난 잎들은땅에 바짝 붙어 빨갛게 겨울을 난다.달맞이 나물도 먹어 본 적은 없지만노화방지, 기관지염등에 좋다고.노화방지에 눈이 번쩍.장미모양이라서 로제트.(rosette)정말 꽃같다.
내 이럴 줄 알았지만 아니나 다를까 2시에 눈이 떠졌다. 불을 켤까말까 망설이다 불을 켰다. 읽고 있는 책들이 죄다 가방 속에, 가방은 거실에 있어 머리 맡의 책들에 눈을 돌린다. 기분전환용으로 간간히 펼쳐보는 <김석철의 세계건축기행>. 그 때 그 때 행운점을 치듯 짠하고 페이지를 가른다. 오늘은 모스크바 크렘린 광장에 있는 성바실리사원. 출장 갔던 식구가 사다줘서 우리 집 냉장고에 떡하니 붙어 있는 그 엽서 속의 사원이다. 성바실리카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지도 속의 위치나 도면을 보니 도시의 공간이 그려지고 건축물의 속을 좀 알아진 감이 있다. 역시 지도와 도면이 갑이다. 모스크바에 저렇게 굴곡진 강이 있었구나. 고리키거리와 고리키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송정림의 <사랑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것>을 읽고 고리키 단편을 읽을 작정이었는데 인연이 여기서도 이어진다. 저자가 거친 눈발 속의 붉은 광장에서 한 시간여 밤산책을 한 감상을 읽으며 <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을 떠올렸다. 이 두 책의 공통점은 감수성과 글발이다. 선이 굵은 두 남자가 써낸 섬세한 건축방랑기 쯤이 되겠다. 전문가의 눈으로 보고 예술가의 감성으로 써내려간 글을 침대 위에서 편안하게 읽는다. 하물며 모스크바. 숟가락 하나 얹는 심정이 호사스럽다. 뭐 언제 실물을 볼 수 있으랴하는 심정이고 보면, 이런 책 한 권, 한 페이지의 감성은 더없이 소중할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