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필요한 조커는?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 2단계 ㅣ 문지아이들 8
수지 모건스턴 지음, 김예령 옮김, 미레유 달랑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9월

꿈같은 이야기이다. 학교 생활에서 조커를 쓸수 있다면...학교 가기 싫을때, 떠들고 싶을 때, 지각하고 싶을때...학교 다니는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렇게 하고 싶다.하지만, 결코 현실에선 용납될수 없기에 싫어도 참고 모든 일을 생활해가곤 한다. 하지만, 이런 조커가 허용되어진다면...학교 생활자체가 흥미로와 지리라는 것은 틀림없겠지만, 그 정도가 어디까지 일것인가 하는 의문은 남는다.나이 많으신 노엘선생님의 제자사랑의 표현 방식의 획기적인것임에 찬사를 보내지만, 과연 현생활에서는 그렇게 될까? 하는 의문점이 더 많이 남는다.우리 아이가 선생님께서 언젠가 쿠폰을 발행하셨다고 가지고 온적이있다.(내용은 안마해드리기, 심부름하기, 진한 뽀뽀해드리기, 구두 닦아 드리기....등등)많았다.

평소 심부름을 아주 하기 싫어 하던 아이라서 그 쿠폰을 아주 요긴하게 잘 사용했다. 그리고 그 쿠폰의 효능은 대단한 것이여서 여러말 할것 없이 쿠폰하나만 내밀면 아주 즐겁게 그일을 하는 것이였다.하지만, 선생님이 발행한 쿠폰이 아닌 엄마가 발행한 것은 절대 먹히지 않는 것에 문제가 있었다.ㅡㅡ;;그리고 1번으로 그 횟수가 정해져 있다면서 그다음부터는 예전 그대로이다~~효과는 있지만, 근본 해결에선 아직도 힘든점이 많은 것으로 봐서는 쿠폰이던 조커던 길게 보장은 힘들다는 생각이다.하지만, 제자를 사랑하고 한명 개개인의 인격을 돌아본 점에서는 선생님의 각별한 사랑이 엿보인다.

그리고 이책을 보면서 아이들은 자신들이 꿈꾸는 아주 즐거운 교실의 풍경을 그릴수 있어서 좋았다. 나름데로 우리 아들은 자기가 필요한 조커를 만들어 본다.컴퓨터 게임 하루종일 할수 있는 조커를~~그리고는 모든 조커는 딱 한번 사용할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어서 일까? 아까워서 조커가 있어도 절대 사용하지 못할것이라는 말을 덧붙인다.나에게 필요한 조커카드를 한번 생각해 본다.아이들 못지 않게 너무 많다.하루동안 밥하지 않기, 설거지 하지 않기, 혼자서 영화구경하기... 이러한 상상을 해보면서 근무태만으로 어쩌면 엄마로서 완전 이미지 구기지 않을까도 싶지만, 또다른 나의 일면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즐겁다. 그리고 색다른 재미에 빠져보는 것도 괜찮았다.이런 저런 허황된(?)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보고 보고 또 보는 책

동강의 아이들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7
김재홍 지음 / 길벗어린이 / 2000년 6월

어린 아이들만 보기에는 너무 아쉬운 그림책 한권을 발견했습니다. 우리 아들은 이제 그림책은 아주 시시하다는 듯 펼쳐보길 꺼려하지만, 이책은 모든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두 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그리고 어린 아이들보다는 초등학생들이 보기에 더욱 적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짧은 글 속에 등장하는 오누이의 정겨운 대화가 그렇고 그림의 풍경이 더욱 그러합니다.도시에 살면서 동강은 말로만 듣고 tv속에만 존재하는 것이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책으로 만날수 있었던 동강은 아이나 저에게 아주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미술관에서 볼수만 있을 것 같던 그림의 이미지를 그리고 다른 시각에서 볼수 있었던 강물속에 비친 그림의 영상이 너무 멋있어서 아주 여러번 페이지를 펼쳐봅니다.숨은 그림 찾기라고 하기엔 조금 어색한 감이 있지만, 그리운 풍경속으로의 흠씬 빠져들게 하는 묘한 깊이감이 젖어들게 하는 그림들이였습니다.아들은 .'엄마 이건 정말 사진 같다. 아니 정말 동강이 이렇게 생겼어?.' 아주 놀라운 발견이라도 한양 이리 보고 저리 돌려보고 책을 송두리째 끌어안고 탐색을 열심히 해댑니다.내가 어릴때 하늘의 구름을 보면서 여러가지 모양을 짜맞추었던 즐거운 추억이 생각나면서 동강의 자연을 그림책으로나마 느끼게 된것은 정말 즐거운 것이였습니다.그곳에 살아숨쉬는 오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은 아주 오랫동안 동강의 풍경과 함께 기억속에 남아있으리라 생각듭니다.

나답게가 가르쳐준 철학

내 이름은 나답게 ㅣ 사계절 저학년문고 13
김향이 지음, 김종도 그림 / 사계절 / 1999년 5월

나답게 살라라는 말이 그냥 흘러 버릴수 없다. 가끔씩 나다운게 뭔가하고 생각해볼때가 있다.아이들 동화에서 발견하게 된 하나의 철학같은 이야기지만, 나답게 살기가 정말 괜찮은 것인지 생각해 본다.어릴때나 어른이 된 지금이나 자신에게 솔직하고 자기의 위치를 지킨다면 나를 좀더 멋지게 나답게로 살지 않을까 싶다.이책에서의 답게는 이름만큼이나 꾸밈없이 살아가는 한 아이이다.엄마를 잃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들 속에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나름데로 스스로 잘 이겨내는 아이였다.깡순이가 새끼를 낳았을때도, 그리고 옆집 창수랑 싸웠을때도 문득 문득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안쓰럽지만, 그런속에서 피어나는 답게의 밝은 성격은 그래도 가족들의 충만된 사랑의 힘이 아닐까 싶다.

할머니의 고집된 사랑이 사뭇 버릇없고 편협된 생각으로 커가기 쉬운데 답게의 할머니는 사랑도 듬뿍 그리고 가르침도 듬뿍..그렇게 답게는 행복할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이 든값을 어린나이에 적절히도 끌어내는 모습이 또 다른 나를 생각하게 해 준다.나이가 들수록 나이값에 대한 비중이 더욱 커감을 실감하는 요즘.. 누구나 특히 우리 아이들이 느끼는 나이값에 대한 느낌을 좀더 구체적이고 의젓하게 느낄수 있다면 하는 욕심도 부려본다.

노란 양동이보다 더 예쁜 여우

노란 양동이
모리야마 미야코 글, 쓰치다 요시하루 그림, 양선하 옮김 / 현암사 / 2000년 8월

노란양동이를 내가 줄수만 있다면 여우에게 정말 선물하고 싶다. 독서 기록장에 적힌 아들의 느낌이였다.그렇게 노란 양동이에 대한 여우의 지극한 마음이 못내 읽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어디에선가 이책을 보고 그 느낌이 좋아 아들을 위해 책을 샀다.
아들은 이책 벌써 논술선생님 집에 본거라면서 나를 무색하게 만들더니만 다른책으로 얼른 교환한다는 말에 결사코 말린다.또 보고 싶은 책이였다나??그말을 믿고 그냥 놔두기로 했다. 그랬더니 몇번씩 꺼내본다. 그리고는 독서기록장에도 한자리 딱 차지하고 여우와 양동이 그림까지 그려놓았다.그만큼 느낌이 컸었던 모양이다. 그리고선 16개월된 동생이 크면 분명 아주 좋아할 책이라고 점찍어 놓기까지 한다.노란색이 주는 따사로운 양동이의 느낌과 또한 흑백의 페이지의 엇갈림속에 여우의 예쁜 마음의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책..그래서 그 마지막이 더욱 안타까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책이였다.

너무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

박박 바가지 - 옛이야기 보따리 6 ㅣ 옛이야기 보따리 (양장) 6
서정오 / 보리 / 1998년 4월

서정오님의 말쏨씨에 아이들이 홀딱 넘어간다. 어른인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까지 웃기지 않는 것 같은데 우리 아들은 너무 재미있다고 난리다^^;;특히 박박 바가지를 읽고는 더욱 그랬다.과거 전래동화의 느낌은 호랑이부터 등장해서 정말 너무 교훈적이고 그 교훈이 아이가 조금 커버리고 나니까 거짓말 투성이라는 말로 비난 받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오래간 만에 새로 접하는 옛이야기가 우리 아들을 그렇게 즐겁게 만들다니 나역시 즐겁다.내가 어릴적 어디에선가 들어왔었고, 그리고 봤던 그 이야기들이 이렇게 새단장하고 재미난 말로 다시 태어난 것에 또다른 의미로 보게 된다.약간은 멍청한 사람들이 엮어내는 허황된 웃음거리에 행복이전에 웃음이 먼저라는 말이 절로 실감나게 한다.
그리고 결국은 그들이 행복해 지는 것은 더욱 기분 좋은 일이다.답답하지만 절대 미워할수 없는 옛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나와 아이들 마음에 새로운 느낌으로 즐겁게 다가설수 있어서 무엇보다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