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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었어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0
팻 허친즈 지음, 박현철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바람...아이들에게는 형체화 되지 않았기에 그것을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린다.
그래인지 이책이 5살 무렵에는 아이에게 그냥 밋밋하게 보일뿐 책의 메세지를 전달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7살이 되어 다시 본 바람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였다.
팻 허친즈의 모든 작품이 그렇듯이 그림으로 최대한 표현하고 절제된 언어는 시처럼 부드럽다.
나무들이 춤추고 풍선이 꼬리춤을 추듯 날아가고 우스꽝스럽게 뒤집힌 우산, 마술처럼 둥둥 떠있는 모자, 제 세상을 만난 연의 합류에 빨래까지 하늘과 친구가 되었다.
거기에다가 코 닦던 손수건과 가발이 두둥실~~~편지들도 흩날리면서 ....책을 보는 아이는 다음은 무엇이 바람과 함께 할까? 하는 호기심으로 한껏 흥분되게 만든다.
다들 놀라서 입다물지 못하는 어른과 아이들의 모습 거기에다가 보태어진 우리 아이의 표정....
'바람은 모든 것과 친구되고 싶었나봐. 아마 내가 네 곁에 있다는 것을 세상 모든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그래서 한바탕 같이 놀았나봐.'
아래도 내동댕이 쳐진 많은 것들이 아쉽지만, 그래도 바람은 자신의 존재감을 아이에게 확실히 심어준다.
딸아이의 방 창문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느낌이 남달리 상쾌하다. 아이 역시 바람은 언제나 내친구라는 생각이 드는지 소중한 또 한권의 책이 아이의 가슴에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