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 1주

<세 친구> <와이키키 브라더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날아라 펭귄>... 임순례 감독은 언제나 경쟁사회에서 소외되고, 관심에서 멀어진 약자 또는 우리 주변의 친숙하고 소박한 인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온 감독이다. 힘겨운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딱 그들의 안쓰럽고 지쳐 있는 어깨만큼의 높이에서 지켜보곤 했던 감독...그녀의 신작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과 함께 그녀의 영화를 통해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것으로 추위를 단단히 대비해 보자.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2010)  

 귀향해서 부모님과 농사를 지으며 시를 쓰고 있는 선호(김영필). 사사건건 간섭하는 부모님과 지루한 농촌 생활에 불만이 가득하다. 게다가 다른 소보다 엄청나게 먹고 싸는 소, 한수(먹보) 때문에 쇠똥만 치우다 남은 청춘 다 보낼 처지다. 어느 날 선호는 홧김에 한수를 팔기 위해 부모님 몰래 길을 떠나고 만다.

우여곡절 끝에 우시장에 도착하지만 소를 팔기에 실패한 선호에게 7년 전 헤어진 옛 애인 현수(공효진)의 전화가 걸려온다. 현수는 그녀의 남편이자 선호의 친구였던 민규의 죽음을 알리며 장례식장에 와달라고 한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현수는 아직도 상처가 남아 있는 선호와 달리 여전히 담담하고 자유로운 모습. 선호는 아픈 옛 기억과 현수에 대한 감정으로 혼란스러워 한다.

괴로워하던 선호는 현수를 남겨두고 한수와 길을 떠난다. 선호는 추억의 장소에 도착하고, 그 곳에서 다시 현수를 만나게 된다. 결국 선호는 가는 곳 마다 나타나는 옛 애인 현수와 자신의 답답한 속사정도 모른 채 되새김질만 하는 한수와 함께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영화는 제목처럼 소와 함께하는 여행기이다. 푸근한 시골, 시원한 바다, 한적한 절, 소박한 국도...아기자기하고 잔잔한 풍경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듯한 자유로운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일상이 버겁고 지루한 주인공이 느리고 더디지만 소와 함께 여행하면서 자기를 찾아가는 느낌이 꽤 괜찮다.  

조금은 거리를 둔 관찰과 약간의 미묘한 거리 감각에서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김도연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불교적인 관점이 나오는데, 굳이 불교에서 말하는 본성을 찾아가는 깨달음을 말하지 않더라도 오래된 사랑의 고통을 치유하고, 바쁘게만 몰아치는 인생 여정을 한번쯤 여유 있게 돌아보는 그런 여행길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잔잔한 웃음이 지어진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2001) 

 나이트클럽에서 연주하는 남성 4인조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불경기로 인해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출장 밴드를 전전한다.  

팀의 리더 성우는 고교 졸업 후 한 번도 찾지 않았던 고향, 수안보의 와이키키 호텔에 일자리를 얻어 팀원들과 귀향한다. 수안보로 가던 중 섹스폰 주자 현구는 밤무대 밴드 생활에 희망을 버리고 아내와 자식이 있는 부산으로 내려간다.

수안보에 도착한 성우는 고교시절 밴드를 하며 꿈을 나눴던 친구들과 재회한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순수했던 친구들은 어느새 생활에 찌든 생활인으로 변해있다.  

 

고교시절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지금...

약국을 하고 있는 민수는 돈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 있고, 시청 건축과에 근무하는 수철은 환경운동가가 되어있는 인기와 시위가 있을 때마다 마찰을 겪으며 불편한 관계에 놓여있다. 성우에게 음악의 지표였던 음악학원 원장은 알콜 중독에 빠져 출장밴드를 하는 폐인의 모습으로 변해있다. 성우의 첫사랑이었던 인희는 남편과 사별하고 트럭 야채 장사를 하며 억척스럽게 살고 있다. 성우는 어린 시절의 꿈과 사랑을 되새기며 이들의 변화에 서글픔을 느끼게 된다.  

현재의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수안보에서..

여자를 좋아하는 올갠주자 정석은 여전히 여자들을 꼬시며 문제를 일으킨다. 강직한 드러머 강수는 목욕탕의 때밀이 아가씨에게 연정을 느끼지만 정석만큼의 재주가 없어 데이트 한번 변변히 못하는데... 정석이 때밀이 아가씨에게 접근한 사실을 알게 된 강수는 정석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껴 큰 싸움을 벌이고, 급기야 대마초에 손을 대게 된다. 결국 강수는 밴드를 떠나고 밴드가 해체 위기에 놓이자 성우는 급하게 음악학원 원장을 팀에 합류시킨다. 그러나 여자 문제로 계속 골치를 앓는 정석과 알콜 중독이 심각한 원장과 팀을 이끌어가는 것은 성우에게 버겁기만 하다.

고단한 현실에서 어린 시절의 꿈 맞닥뜨린 성우에게 이제 선택이 남아있다. 계속 밤무대 밴드 생활을 계속할 것인가? 현구나 강수처럼, 또는 민수, 수철, 인기처럼 음악을 접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것인가?

고단한 현실을 살아가는 4인조 밴드의 이야기를 다룬 <와이키키 브라더스>, 

현실에서 그들의 삶은 비루하고, 참혹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그에게도 찬란한 시절은 있었다. 고교시절. 그가 꿈꾸었던 삶은 단란주점을 전전하며 뽕짝을 연주하는 삼류 딴따라가 아니라, 비틀즈나, 롤링 스톤즈 혹은, 레드 제플린의 그것 아니었던가.

영화는 음악이 돈과 밥이 되어 주지 못해도 그 길을 가려는 사람은 언제고, 어디에서고 있기 마련이라는 예술에 대한 낙관을 보여주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멤버들과 싸우고 밴드를 떠나 마을버스 기사로 살아가는 드러머 강수(황정민)와 호색한 오르간 연주자 정석(박원상)이 핸드폰으로 나누는 눈물의 화해는 감독이 품고 있는 인간에 대한 낙관을 드러내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그래도 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라는... 

날아라 펭귄(2009) 

9살 승윤의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은 승윤엄마, 또래의 다른 아이들을 보면 어쩌면 승윤이를 지금 보다 더 많은 학원에 보내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된다. 아직 어린 아들을 지나치게 몰아세우는 아내가 못마땅한 승윤아빠도 가끔씩 승윤이와 놀아주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는 현실이 갑갑하다.

채식인에 술은 입에도 못 대는 신입사원 주훈에게 자신을 유별나다고 생각하는 선배들과의 회사생활은 그리 만만치 않다. 화끈한 성격으로 선배들과 잘 어울리던 주훈의 입사동기, 미선도 회사복도에서 흡연을 들킨 이후 선배들과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

아이들과 아내 없는 일상이 서글프지만 그들을 위해 쓸쓸히 빈집을 지키는 기러기 아빠 권과장. 가끔은 너무 외롭기도 하지만 우연히 만난 딸의 친구로부터 부럽다는 말을 들으면, 아이들을 위해 자신이 더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힘을 낸다.

늦은 나이 큰 용기를 가지고 운전면허를 따온 날, 차를 팔아버린 남편을 보며 더 이상 권위적이기만한 남편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심한 송여사. 그녀의 이혼요구에 당황스럽고 또 혼자 살아갈 일이 걱정도 되는 권선생. 그렇다고 50년 넘게 지켜온 자존심을 쉽게 꺾을 수는 없다.

갑갑한 현실 속에서 조금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공감할 수 있게 그려내며, 차이를 다름으로 인정할 수 있는 사회를 소망하는 영화 <날아라 펭귄>은 우리 모두의 오늘의 문제를 따스한 시선과 유쾌한 웃음으로 그려낸다.  

인권영화라고 분류된 이 영화는 인권영화라고 하면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의 영화를 연상하기 쉬우나, 사뭇 경쾌하고 가벼운 분위기로 만들어졌다.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가? 친근하지만 가슴이 아리고 슬프지만 유머가 있고, 절망스럽지만 희망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영화였다. 

임순례 감독은 각각의 영화를 통해 아프고, 고단하기도 한 우리의 일상 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문제들을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지금 현재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함께 고민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감독의 영화는 늘 그 감동이 남다르다. 또한 어려운 문제제기보다는 영화 속 모든 인물 하나 하나를 따스한 시선으로 조명하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 스스로의 일상을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감독의 존재가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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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0월 3주

조인성, 조승우, 김지훈, 김남길, 이동욱... 이들의 공통점은 잘 생긴 외모? 빛나는 연기? 맞다.. 그 누가봐도 그들은 탐날만큼 잘 생겼다. 연기도 나무랄데 없이 잘 한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을 또 하나 찾으라면 그들이 영화배우이기도 하면서 대한민국 남자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대에 갔다는 것이다. 이번 주엔 <된장>개봉기념으로 영화를 개봉하기도 전에 홍보도 하지 못하고 가버린 그들을 추억해 본다. 그들이 진정한 꽃미남인 이유는 이것이 아닐런지?? 

이동욱▶된장(2010)  
 
줄거리 
사람 잡는 맛이로다!  
탈옥 5년 만에 검거된 희대의 살인마 김종구! 그러나 그를 잡은 것은 경찰도 검찰도 아니었다. "그 자식 된장 먹다 잡혔어요. 찌개에 코를 파묻고 자기가 잡혀가는 줄도 몰랐다니까요!" 김종구의 감방동료의 진술은 이 기막힌 사건의 발단이 된다. 제보를 접한 특종킬러 최유진 PD(류승룡 분)는 심상치 않은 냄새를 쫓아 취재에 나서지만, 사건의 열쇠를 쥔 된장 달인녀 장혜진(이요원 분)은 자취를 감추고 만다. 그리고 연이어 밝혀지는 거대 재벌과의 관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체, 그리고 3명의 죽음까지 사건은 미궁으로 빠진다. 방송취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수많은 관계자들의 흥미진진한 진술이 이어지면서 이 미스터리는 또 다른 반전을 향해 치달아 간다.

영화의 제목만 봐서는 음식영화가 떠오른다. 그러나 일단 영화의 뚜껑을 열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된장>의 초반부는 된장의 진실을 찾는 미스터리 구조로 되어 있다. 희대의 살인마 검거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은 저마다 그때 된장의 기막힌 맛을 기억해낸다. 침이 고이고, 먹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한 문제의 된장찌개는 영화의 가장 중요한 열쇠다. 영화는 그 열쇠를 찾기 위해 오랜 시간을 할애한다. 살인마를 검거한 담당형사부터 수감된 교도소 동료, 된장찌개를 먹었던 식당 등 영화는 그들의 진술을 듣고, 진실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미스터리 장르의 재미를 전한다. 

영화 <된장>은 신나는 이야기꾼 장진이 기획, 각본, 제작으로 참여한 작품이다. 영화에 가장 큰 핵심 홍보는 장진 그가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가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이 작품에서 연기파 배우 류승룡, 그리고 선덕여왕의 타이틀롤이었던 이요원과 더불어 꽃미남 외모와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 이동욱이 출연했다. 군대에 가기 전 마지막 작품이 이번주 개봉하는 것이다. 극 중 이요원은 된장 미스터리 사건의 핵심인물로 등장해 신비로운 매력을 발산하며, 이요원의 상대역으로 합류한 이동욱은 미스터리와 멜로를 넘나드는 이야기에 반전을 선사한다. 우수에 젖은 그의 눈빛과 매화꽃이 흩날리는 곳에서 그들의 사랑이 이루질지, 또 그가 이 영화에서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빛냈을지 지켜 볼 만 하리라.  

김지훈▶나탈리 (2010) 

줄거리  

한 여자를 사랑한 두 남자, 그들의 엇갈린 사랑의 기억! 

치명적인 아름다움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명품 조각상 ‘나탈리’. 하지만 실제 모델이 누군지 등 일체 알려진 바 없이 베일에 싸여있던 ‘나탈리’가 거장 조각가 황준혁의 개인전에서 10년 만에 다시 공개된다. 전시회 마지막 날, 준혁은 자신을 찾아온 평론가 장민우에게 ‘나탈리’의 실제 모델, 오미란과의 격정적인 사랑의 기억을 들려주게 되지만, 민우는 그녀가 자신을 사랑했다고 말한다. 그녀를 둘러싼 준혁과 민우의 엇갈린 기억, 그리고 ‘나탈리’를 둘러싼 비밀이 밝혀지기 시작하는데

한국영화 최초의 3D 영화란다. 조금 실망스런 감이 없지 않다. 최초라는 타이틀이 이영화에 부여되었다는 게...파격적이고 격정적인 정사라는 소재에 맞물려 너무 저평가 되지 않을까 말이다.  

영화는 한 여자를 놓고 서로 다른 기억을 갖고 있는 두 남자의 이야기로 사랑에 대한 환상과 현실 사이를 오간다. 여전히 환상에 빠져지내는 황준혁과 현실 속 사랑의 의미를 깨달은 장민우...사실 나탈리는 황준혁이 대학 교수 시절 자신의 수업을 듣던 무용과 학생 오미란을 모델로 한 작품이다.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하는 황준혁에게는 보물과 같은 조각상인 셈이다. 장민우는 끈질기게 황준혁에게 나탈리의 실제 모델에 대한 사연을 듣고자 한다. 마침내 다 듣고 난 장민우는 황준혁에게 전혀 다른 오미란과의 사연을 들려준다. 영화를 보며 사랑을 끝낸 후 남은 인생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김지훈은 장민우역을 맡았다. 이성재나 여배우 박현진의 파격노출이라는 홍보에 시선이 쏠려 그의 출연조차 의심스러울 만큼 역할이 작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군에 가면서 내놓고 간 이 작품이 그가 돌아왔을때 잊혀지지 않고 그의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는 연기를 펼쳐 보였으리라 짐작해 본다. 

조승우▶불꽃처럼 나비처럼 (2009) 

줄거리 

불꽃처럼 화려하고 나비처럼 여렸던 여인, 명성황후 민자영과 불꽃처럼 뜨겁고 나비처럼 순수했던 그녀의 호위무사, 무명의 가슴 시린 사랑!
세상에 존재를 알리지 않은 채 자객으로 살아가던 ‘무명’은 어느 날,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바로, 피비린내에 찌든 자신과 너무나 다른 여인, ‘자영’을 만나게 된 것. 하지만 그녀는 곧 왕후가 될 몸으로, 며칠 후 ‘고종’과 ‘자영’의 혼례가 치러진다. ‘무명’은 왕이 아닌 하늘 아래 누구도 그녀를 가질 수 없다면, ‘자영’을 죽음까지 지켜주겠다고 다짐하고, 입궁 시험에 통과해 그녀의 호위무사가 되어 주변을 맴돈다.
한편, 차가운 궁궐 생활과 시아버지와의 정치적 견해 차이로 하루도 안심할 수 없는 나날들을 보내던 ‘자영’은 ‘무명’의 칼이 자신을 지켜주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일본의 외압과 그로부터 조선을 지키기 위한 ‘자영’의 외교가 충돌하면서 그녀를 향한 ‘무명’의 사랑 또한 광풍의 역사 속으로 휩쓸리게 되는데...

조선 후기, 명성황후 ‘민자영’과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호위무사 ‘무명’의 이야기를 그린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실존 인물인 명성황후와 홍계훈 장군을 모티브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권력 다툼의 중심으로만 그려졌던 명성황후는 처음 맛본 향긋한 와인과 달콤한 초콜렛에 소녀처럼 설레고, 직접 코르셋을 입어보는 등 여인으로서의 ‘민자영’을 부각하며 새로운 매력을 선사한다. 또한 을미사변 당시, 명성황후를 지키기 위해 낭인들과 맞선 시위대장 홍계훈의 모습에서 죽음의 순간까지도 그녀의 곁을 지킨 호위무사 ‘무명’을 재탄생시켰다.  

자영을 위해  모든 것을 건 호위무사, ‘무명’으로 돌아온 조승우는 <와니와 준하> <클래식> <후아유>에 이어 다시 한번 달콤한 매력으로 여심을 자극한다. 조승우는 누구도 지켜주지 못했던 명성황후의 곁에서, 불꽃처럼 뜨겁고 나비처럼 순수한 모습으로 단 한 사람만을 위해 칼을 들며 감성 연기는 물론 <하류인생> 이후 6년 만에 다시 한번 눈부신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조승우와 함께 연기한 수애 또한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한 나라의 국모이자 한 남자의 사랑을 받는 여인의 모습을 절도있는 연기로 그려냈다. 

며칠전 전역한 조승우는 이제 다시 우리곁으로 공연으로 돌아올 것이고, 그리고 이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에 간 그들 이동욱과 김지훈의 그들의 영화의 개봉 추이를 지켜보며 다시 돌아올 날까지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리라.   

이 외에도 <쌍화점>을 끝으로 공군에 입대한 멋진 배우 조인성도 이제 우리곁으로 올 날이 멀지 않았다.  기다려진다.

그들의 소신있는 군 입대가 귀감이 되고, 그래서 그들이 출연한 영화들도 봐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든다...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

조금 더 단단해지고, 강건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컴백하여 그들의 역량을 펼쳐 보일 그날을 위해 나도 고무신녀가 과감히 되어 보리라.. 

당신들이 이 나라를 지켜줌으로써 우리는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며...대한민국 화이팅...국군 여러분도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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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0월 2주

아찔한 스피드와 극한을 뛰어 넘는 짜릿함이 매력적인 익스트림 스포츠는 도심 속 빌딩, 도로, 공원 등의 각종 시설물들을 이용해 묘기에 가까운 자유로운 움직임을 공통으로 일상의 무료함을 날려준다. 그 동안 도심 속 일상생활에 지쳐 있었다면 이제 스크린을 통해 익스트림 스포츠의 짜릿한 쾌감을 느껴보자. 가을에 어울리는 수많은 로맨스 영화들 속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 뻥~~ 뚫리게 만드는 익스트림 영화, 이번주에 그 영화들로 신나게 즐겨보자. 

야마카시 (2001) 

줄거리   

부패한 세상에 일격을 가하는 일곱 명의 영웅들!

파리의 뒷골목..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 7명의 청소년들로 이루어진 서클 ‘야마카시’는 아무런 안전기구와 일체의 장비 없이 맨 손으로 도시의 고층빌딩과 출입이 금지된 건물 등을 타오르며 점핑, 건물 타기 등의 X-Sports를 즐기는 순수 스포츠 서클이지만 도시에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경찰의 끝없는 추적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보이지 않게 사회로부터 차별 받아온 뒷골목의 아이들사이에서는 ‘야마카시’ 서클 열풍이 불게되고 그들을 영웅으로 숭배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 ‘야마카시’를 존경하던 꼬마아이가 그들을 흉내내다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응급실에 실려가지만 부패로 찌든 병원과 장기 중개업자들은 이식비용 문제로 장기증정을 거부하게 되는데.. 이를 알게 된 ‘야마카시’는 최초이자 마지막 범행을 준비한다. 바로, 일곱 명의 장기중개업자들의 집을 동시에 털기로 계획한 것..
비록 삼엄한 경비와 최첨단 방어시설을 구축해 놓은 곳이지만 제각각 특기를 지닌 인원으로 구성된 ‘야마카시’는 평소 다듬어 놓은 실력으로 작업에 들어가는데...

초고층 빌딩을 놀이터처럼 맨손으로 맨발로 타오르며 즐기는 이들은 굉장히 위험해 보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그들을 영웅화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하지만, 순수한 모험속으로  열심히 그네들만의 속도전을 즐기고, 노력하고 있는 모습은 또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스케이트 오어 다이 (2010)  

줄거리 

유일한 목격자!
살고 싶다면, 끝까지 달려라!

스케이트 보드 마니아인 십대 소년 미키와 이드리스는 파리로 놀러 왔다가 우연히, 살인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핸드폰 동영상으로 그 현장을 촬영하다 발각된 두 소년은 자신들의 스케이트 보드 실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달아나 범죄자들을 신고하기 위해 경찰서로 향한다.

그러나 경찰들 중 범인들이 섞여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둘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오히려 배드 캅의 덫에 걸려 경찰의 추격을 받게 되는데...

이제, 두 소년의 목숨을 지켜줄 수 있는 건 오직 스케이트 보드뿐!

파리 시내 한 복판을 가로질러 달리고 빌딩과 다리 위에서 뛰어내리는 등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두 스케이트 보더의 속도감 넘치는 질주! 익스트림 스포츠 중 하나인 스케이트 보드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두 주연배우가 실제로 구사하는 고난도 기술과 극한의 스피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스케이트 보드 마니아로 상당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보는 관객들도 더 신나게 영화에 빠져들 수 있으리라..그래서 실제 스케이트 보더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할 만큼 사실적인 액션을 담아냈다. 그러므로 리얼 액션의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기 충분할 것이다.   

위핏(2009) 

줄거리  

수줍은 듯한 미소로 쭈뼛쭈뼛 엄마 손에 이끌려 미인 대회에 참가하는 블리스는 드디어 사고를 치고 만다. 새하얀 순백 드레스를 입고 천사처럼 있어야 하건만, 새파랗게 머리 염색을 하고 대회장에 나타나 좌중을 놀라게 한 그녀. 미인대회만이 탄탄대로 인생길을 만들어주는 방법이라지만 블리스에게는 지겹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블리스에게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롤러더비’의 짜릿한 스피드와 ‘롤러걸’들의 통쾌한 반항!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것만 같은 스피드로 가득 찬 ‘롤러더비’ 경기에 단번에 매료 된 블리스는 롤러 스케이트 팀 ‘헐 스카우트’에 지원하고, 멋진 벤드의 보컬과 블링블링한 사랑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몰랐던 스피드 본능에 눈을 뜨며 ‘롤러더비’ 세계에 첫 발을 디딘 블리스는 이제 최고의 대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시원한 스피드로 상대편과 온 몸을 부딪히며 승부를 가리는 ‘롤러더비’를 만난 ‘블리스’는 ‘헐 스카우트’ 팀에 지원하고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보컬과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익스트림 스포츠로 분류되는 이 "롤러 더비란" . 위의 두 영화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여성들만의 섹시하고 폭발력 넘치는 스피드 감성 스포츠 ‘롤러더비’를 소재로 개성 강한 캐릭터와 흡입력 있는 스토리가 재미를 더한다.  

뭔가 망설이고 있는 친구에게 할 수 있는 말, “그냥 질러 버려!”란 뜻과 ‘롤러더비’ 경기 도중 상대편을 추월하기 위해 팀 동료들이 한 명의 선수의 팔을 잡고 앞으로 밀어주는 기술을 의미하는 단어 ‘위핏’을 타이틀로 한 <위핏> 더: 롤러걸은 느낌대로 살고 싶은 그녀, ‘블리스’의 거침없는 일탈을 통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영화가 감독 데뷔작인 드류 베리모어의 연출도 눈길을 끈다. 

이번 주엔 살아있는 스피드를 그대로 스크린에 담은 영화들을 보면서 살짝 지루할 수 있는 인생의 재미를 찾아보시기를 권해 봅니다. 짜릿한 스피드, 빠르게 움직이는 배우들의 모습 속에서 액티브한 인생을 살아보셔도 좋을 듯 하죠?? 아찔한 스피드를 고스란히 우리들에게 선사할 영화들, 벌써부터 흥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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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0월 1주

언젠가는 꼭 떠나고 싶다라는 소망을 가진 분들이라면 이 영화들을 보고 그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끼게 될 겁니다. 조금은 갑갑하고 일상에 지루하게 느껴질 무렵, 나는 이 영화들을 보며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낯선 곳에서의 사랑, 즐거움, 자유를 만끽합니다.

오이시맨   

줄거리    

현석은 한 때 잘나가는 뮤지션이었지만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지금은 변두리 노래교실의 강사로 일하고 있다.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그는 노래교실 수업을 듣던 재영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만 선뜻 다가서지 못한다. 결국 훗카이도의 몬베츠로 여행 오게 된 그는 공항에서 태연하게 다가와 일본어로 담뱃불을 빌려달라는 여자를 만난다. 그것이 현석과 메구미의 첫 만남...

잊을 수 없는 그 겨울의 바다, 그리고 메구미
우여곡절 끝에 메구미의 민박집에 묵게 된 현석은 곧 맛있는 음식과 고즈넉한 분위기에 반해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한다. 관광가이드를 자청하는 메구미는 현석에게 몬베츠를 안내하게 되고, 두 사람 모두 음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때부터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음악과 바다와 소리, 음식을 공통점으로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사람. 음악으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짧지만 따뜻한 로맨스를 시작하게 되는데...

 누구에게나 가슴 속 한 켠 자리하고 있는 상처 하나쯤은 있다. 그 상처가 청춘이라는 이름과 만나면 남보다 더 치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지금 청춘을 살고 있는 내게도 그 누구에게도 보이기 싫은 아픔이 있다. 그것이 때론 밤에 자다가도 스멀스멀 치밀어 오르기도 하고, 길을 걷다가 낯선 풍경에 코끝을 찡하게 만들기도 한다.  영화는 두 청춘의 다른 듯 같은 상처를 음악과 눈雪, 음식 등 매개체로 인해 비록 말은 통하지 않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소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것도 요즘 잘 나가는 영화들처럼 자극적이거나 빠르고 스피드하지 않다. 담백하고 소소하다..그러나 진하게 다가온다. 가슴속으로~~..<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를 통해 마음으로 다가온 배우 이케와키 치즈루와 대사를 할 때 왠지 목소리가 거슬렸었는데,,그 목소리가 노래 할 때는 너무나도 멋지게 들리는 그래서 이번 영화를 통해 다시 보게 된 배우 이민기를 통해 아기자기하게,,,때론 시리게 다가왔다..

홋카이도의 그 시린 눈이 누군가에게 지루한 일상으로 느껴지고,,또 누군가에겐 모든 소리가 사라진 조용하고 깨끗한 세상의 끝으로 느껴지듯이,,,영화는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게 만든다...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에 표류하는 해빙들을 스크린 가득 잡아내 환상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그 곳에 올해는 유빙이 많이 떠내려 왔는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지게 한다. 
일렁이는 파도와 유빙을 앞에 두고 두 손을 가지런히 입에 대고 소리치고 싶게 만든다..
"나,,,내가 그리는 인생의 그림을 열심히 그려나가고 싶다"고...이 영화 정말 맛있다..^^
 

카모메 식당 

줄거리  

“이곳에서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아요.” 

헬싱키의 길모퉁이에 새로 생긴 카모메 식당.  이곳은 야무진 일본인 여성 사치에(고바야시사토미)가 경영하는 조그만 일식당이다. 주먹밥을 대표 메뉴로 내놓고 손님을 기다리지만 한달 째 파리 한 마리 날아들지 않는다. 그래도 꿋꿋이 매일 아침 음식 준비를 하는 그녀에게 언제쯤 손님이 찾아올까?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슬픔을 안고 살아가요.” 

일본만화 매니아인 토미가 첫 손님으로 찾아와 대뜸 ‘독수리 오형제’의 주제가를 묻는가 하면, 눈을 감고 세계지도를 손가락으로 찍은 곳이 핀란드여서 이곳까지 왔다는 미도리(가타기리 하이리)가 나타나는 등 하나 둘씩 늘어가는 손님들로 카모메 식당은 활기를 더해간다. 사치에의 맛깔스런 음식과 함께 식당을 둘러싼 사연 있는 사람들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는데...

영화의 무대는 핀란드의 헬싱키, 사치에의 북유럽 생활이 정성스럽게 그려지는 전반부를 지나 헬싱키에서 갑자기 가게로 뛰어든 마사코와의 우정에 초점이 맞춰지는 후반부로 가면서 맛있는 요리와 함께 식당의 공기는 점점 더 훈훈해진다. 촬영감독을 비롯해 많은 핀란드와 일본인 스태프는 마치 영화 속 세계의 연장선상에 서있는 것처럼 즐겁고 느긋한 촬영현장 속에서 오기가미 감독의 새로운 영상세계를 탄생시켰다. 주인공 사치에를 연기한 것은 TV드라마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고바야시 사토미, 그녀의 유창한 핀란드어와 당당한 아름다움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또한 그녀와 함께 생활하는 가타기리 하이리와 모타이 마사코 등의 절묘한 캐릭터 설정도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일상에 넘치는 부드럽고 따뜻한 행복을 모아, 보는 사람들에게까지 활력을 주는 훈훈한 작품이다.
  

미국,영국,프랑스처럼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나라는 아니다. 핀란드, 개인적으로 핀란드 교육은  세계최고란다. 부럽다. 핀란드에 가서 굉장히 놀라는 건 사람들이 거리에서 전혀 뛰지 않는다는 거란다. 초조해하지 않고, 느긋하게 놀면서 사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고도 한다. 그런 나라를 배경으로 한 <카모메 식당>은 스토리도  잔잔하고, 역시 내 나이가 그래서인지 세 여성들의 이야기 또한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핀란드에 가면 사치코의 카모메 식당이 분명히 존재 할 것 같은 기대를 품고 영화를 본 이후 헬싱키로 날아가고 싶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줄거리 

딱 일년! 신나게 먹고, 뜨겁게 기도하고, 자유롭게 사랑하라!
 
안정적인 직장, 번듯한 남편, 맨해튼의 아파트까지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지만 언젠가부터 이게 정말 자신이 원했던 삶인지 의문이 생긴 서른 한 살의 저널리스트 리즈.
결국 진짜 자신을 되찾고 싶어진 그녀는 용기를 내어 정해진 인생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보기로 결심한다. 일, 가족, 사랑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무작정 일년 간의 긴 여행을 떠난 리즈.
이탈리아에서 신나게 먹고 인도에서 뜨겁게 기도하고 발리에서 자유롭게 사랑하는 동안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이제 인생도 사랑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스토리는 일상에 지친 그녀가 자아를 찾기 위해 떠난 여행이다. 누구나 동경하고 꿈꾸던 상황 아니던가? 영화를 끝까지보다보면 제목이 이해가 간다. 여행이란 어차피 돌아와야 한다. 나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떠나고 싶은 건 왜일까?  

이탈리아에서 정말 실컷 먹는 그 파스타,,나도 먹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 가면 왠지 사랑에 빠질 것 같은 예감이 들기도 한다. 그녀가 인도 아쉬람에서 기도에 집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장면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그 고요한 자기만의 시간을 위해 떠난 인도도 여행객들에겐 동경의 도시이다. 그리고 마지막 도시 발리, 그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논밭을 지나는 풍경은 어쩌면 좋을까? 바라만 봐도 풍경속으로 빠질 것 같은 부러움이 느껴진다. 영화는 보고 있노라면 떠나고 싶게 만든다. 리즈가 자아를 찾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만난 사랑이 부럽기도 하고, 내가 원하던 삶을 그곳에 가면 만날 것 같은 기대감이 한층 더 부풀어 오르게 한다.
 
나도 맘껏 먹고 간절히 기도하고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싶다. 이 영화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일상탈출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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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9월 5주

정유미는 겁먹은 듯 소심한 눈빛의 배우다. 무언가를 말할 때 머뭇거리기도 한다. 그런 정유미가 영화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단역이든 개의치 않고 그녀의 필모그라피를 쌓아온 배우 정유미, 그녀는 지난 2004년 단편영화 '폴라로이드 작동법'으로 데뷔했다. '사랑니'(2005), '가족의 탄생'(2006), '좋지 아니한家'(2007), '네번째 시선'(2008),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9) 등 장르적 특성이나 예술성 짙은 영화들에 참여했다.  그런 그녀가 2010년 그녀에게 중요한 두 작품을 만나게 된다.

내 깡패같은 애인(2010)   

<줄거리> 
싸움 하나 제대로 못하지만 입심 하난 끝내주는 삼류건달 동철
“감당 안되게 깡 센 옆방 여자를 만났다!”
깡패라면 ‘가오’ 하나만은 지키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싸움 하나 제대로 못해 민간인에게도 맞고 다니는 삼류 루저 깡패. 설상가상으로 옆집에 어떤 여자가 이사 오고 나서는 지금껏 지켜온 작은 자존심마저 흔들린다. 이 여자는 겉보기엔 참하게 생겼는데 나이도 어린 게 날 보고도 전혀 기죽지 않은 채 ‘옆방 여자’라고 부르면 눈에 힘부터 잔뜩 주고서는 바락바락 대든다. 하지만, 이 여자… 어쩐지 잘해주고 싶다!  

열혈 취업전선에 뛰어든 깡만 센 여자 세진
“옆방엔 깡패 같지도 않은 깡패가 산다!!”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겠다는, 찬란한 청운의 꿈을 안고 상경했다. 보란 듯이 멋진 회사에 취직해서 반대하던 아버지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번번이 면접에서 떨어지고 이제 남은 건 깡 밖에 없다. 게다가 이사한 반지하 옆방에는 나름 기대했건만 하필이면 깡패가 산다. 맨날 맞고 다니는 깡패 같지도 않은 깡패라니 마주칠 때마다 실망감만 커져간다. 게다가 웬걸 이 남자, ‘옆방 여자’라고 부르며 꼬박꼬박 아는 척, 오만 참견을 다한다. 그런데, 이 남자… 왠지 싫지 않다!

‘깡’은 없지만 입만 산 깡패와, ‘스펙’은 없지만 깡만 있는 여자!
두 남녀가 매일 부딪치며 벌이는 격렬한 반지하 반동거가 시작된다.

서로 살아온 배경도, 취향도, 꿈도 너무 달라서 평생 만날 일 없을 것만 같던 두 남녀가 옆방 세입자로 만나 사사건건 부딪치는 그들의 이야기 <내 깡패같은 애인>. 

충무로를 대표하는 노련한 배우 박중훈과 충무로가 기대하는 여자배우 정유미가 만났다. 연기경력 24년을 맞은 베테랑 연기자 박중훈은 그동안 굵직한 작품들을 통해 폭 넓은 연기력을 선보여 왔다. 그런 대배우와 랑데뷰하게 된 정유미는 <내 깡패 같은 애인>을 만나 물 만난 고기처럼 완벽한 연기호흡을 선보인다. 인간미 넘치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유쾌함을 선사하는 박중훈과 대선배 박중훈 앞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는 정유미가 풋풋한 자신만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며 영화를 조화롭게 이끌어 나간다. 

정유미는 이 영화에서 댄스 실력도 선보인다. 여러 곳에 이력서를 넣어보지만 좀처럼 면접기회가 오지 않는 세진, 모처럼 얻은 면접 날 다짜고짜 춤춰보라는 면접관의 요구에 두 눈 질끈 감고 무반주에 박자까지 넣어가며 춤을 춘다. 너무 귀여운 모습이었다. <내 깡패 같은 애인>에서 정유미는 깡패 앞에서도 절대 기죽지 않을 만큼 강단 있는 세진의 캐릭터를 정유미화하여 연기했고 세상에 정유미라는 존재를 각인시켰다. 든든한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박중훈의 연기이지만, 그 못지 않게 배우 정유미라는 가능성의 재확인하는 영화이다. 

옥희의 영화(2010)  

<줄거리>  

영화과 학생 옥희 역할의 정유미, 영화 강사 혹은 영화과 학생 진구 역할의 이선균, 그리고 영화과 송교수 혹은 영화감독 송감독 역할의 문성근. 이 세 배우/인물들은 네 가지의 다른 이야기 속에 등장하면서 각 이야기 사이의 겹침과 차이를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어느 겨울 세 남녀 인물 사이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어떤 정서가 네 이야기를 또 하나로 모으게 된다.

<주문을 외울 날>
삼십대의 독립 영화감독 진구는 생활비를 벌려고 대학에 시간강사로 나가고, 출근길 집을 나서며 그가 만든 주문을 외운다. 진구의 하루는 처에게 잔소리를 듣는 걸로 시작해, 학교에선 아둔한 여학생으로 인해 열을 낸다. 학과장인 송교수와는 예술영화의 미래에 대한 허망한 대화를 나누고 우연히 송교수의 비리에 관한 소문을 듣게 된다. 교강사 회식에서는 술에 취해 송교수에게 그 소문에 대한 진실을 묻다가 핀잔을 듣는다. 밤에는 자기가 만든 단편을 틀고 관객과의 대화를 하는데 한 여자로부터 대답하기 정말 힘든 질문을 받고 곤란에 처하게 된다.

<키스 왕>
이십대 영화과 대학생인 진구는 자기 작품에 대해 송교수에게서 칭찬을 듣는다. 평소 좋아하던 여학생 옥희를 쫓아 아차산으로 찾아간 그는 옥희에게 사랑의 맘을 고백하지만 반응은 시큰둥한 것 같다. 뒷골목에서 헤어지는 옥희와 송교수는 비밀스런 연인 관계인 것처럼 보이지만 진구는 그 사실을 모른다. 진구는 옥희에게 다시 사랑을 고백하고 키스를 한다. 진구는 그날 저녁, 상을 타지 못하자 어지러운 맘으로 옥희의 집으로 찾아가고 옥희의 집 앞에서 밤을 꼬박 새운 진구는 새벽에 결국 옥희의 집으로 들어가서 그녀와 섹스를 하게 된다. 둘은 이제 사귀게 되는 것일까?

<폭설 후>
오십대의 영화감독 송감독은 생활비 때문에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나가지만 겨울 계절학기 강의엔 학생이 아무도 나와 있지 않다. 아무리 폭설 때문이라도 학생들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끼며 수치심에 빠진 송교수, 동료교수에게 다음 학기부터는 나오지 않을 거라고 선언을 해버린다. 그런데 옥희라는 여학생이 잰 걸음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잠시 후 진구라는 남학생도 도착한다. 두 학생과 솔직한 질문과 대답시간을 가지는 송교수. 수업이 끝나고 스산한 맘에 감독은 혼자 낙지를 사먹는다. 그게 체하고 골목에서 낙지를 토한다. 송감독은 자기가 학교를 그만 둔 것이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옥희의 영화>
영화과 여학생 옥희는 자신이 사귀었던 한 젊은 남자와 한 나이 든 남자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다. 아차산이란 곳에 만 일 년을 사이에 두고 각 남자와 한 번씩 찾아왔던 경험을 영화적으로 구성했다. 그 산에서 각 남자와의 경험을 공간별로 짝을 지어놓고 보여준다. 주차장, 산 입구, 정자 앞, 화장실, 목조 다리 앞, 산 중턱 등의 공간에서의 각 남자와의 모습이 짝지어 보여지면 두 경험 사이의 차이와 비슷함을 구체적으로 보게 된다. 그런 구성 덕에 우린 옥희와 두 남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어떤 총체적 그림을 보고 있다고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어떤 방문>중 홍상수 감독의 전작<첩첩산중>에서 만난 정유미, 문성근, 이선균이 다시 뭉쳤다.  홍상수 감독 특유의 실제 상황과 같은 영화 내용에서 정유미는 타이틀롤인 영화과 학생 옥희 역할을 맡았다. 세 배우의 연기는 정말 놀랍다. <밤과 낮>, <첩첩산중>을 거쳐 다시 홍상수 감독과 작업한 이선균은 때론 고집불통이지만 때론 순수하기 짝이 없어 귀여워 죽겠는 홍상수식 남자를 더없이 멋지게 연기한다. <오! 수정>, <첩첩산중>에서 문성근은 다정하고도 외로운 지식인층 중년의 남자를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쓸쓸하게 연기한다. 이런 대단한 배우들의 속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유로운 감각을 만개하고 있는 정유미의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옥희와 진구와 송교수가 어우러지는 영화에서 단연 정유미라는 배우는 홍상수식으로 풀어낸 삶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해 보인다. 그래서 캐릭터를 잘 잡아냈고, 관객들은 그녀를 보며 공감하게 되고 영화에 집중하게 된다. 똑똑한 여베우다. 이제 그녀, 더이상 주목할만한 배우가 아닌 한국 대표 여배우로 자리매김하는 순간이다.  

차우(2009) 

<줄거리> 
10년째 범죄없는 마을 삼매리에
원인 모를 토막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산 속 깊은 곳에 위치한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마을 삼매리. 주말 농장 준비로 바쁜 이 곳에 어느 날, 참혹하게 찢긴 시체가 발견되면서 마을 사람들은 순식간에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다. 뒤이어 발생하는 무차별적인 살인 사건들…이번 사건으로 손녀를 잃은 전직 포수 천일만(장항선 분)은 이 모든 것이 변종 식인 멧돼지 ‘차우’의 짓임을 확신한다.

한편, 서울에서 좌천되어 가족과 함께 삼매리에 내려온 다혈질 김순경(엄태웅 분)의 노모가 행방불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차우’에 의한 짓임을 예감한 김순경은 천일만이 결성한 추격대에 합류하게 된다. 마침내 동물 생태 연구가 변수련(정유미 분), 전문 사냥꾼 백포수(윤제문 분)와 수사를 담당한 신형사(박혁권 분)가 가세한 5인의 추격대가 식인 멧돼지 ‘차우’를 잡기 위해 산으로 향하는데…
인간 사냥에 나선 식인 멧돼지 차우와 5인의 추격대의 대결을 긴장감 넘치는 빠른 전개로 풀어가는 영화 <차우>. 이 작품에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대표 연기파 배우로 꼽히는 엄태웅, 정유미, 장항선, 윤제문, 박혁권이 식인 멧돼지와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5인의 추격대로 뭉쳤다.   

인간 사냥에 나선 식인 멧돼지 차우와 5인의 추격대의 대결을 긴장감 넘치는 빠른 전개로 풀어가는 영화 <차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대표 연기파 배우로 꼽히는 엄태웅, 정유미, 장항선, 윤제문, 박혁권이 식인 멧돼지와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5인의 추격대로 뭉쳤다. 그 중 여자는 정유미가 유일하다. <가족의 탄생> <좋지 아니한가> 등에서 엉뚱하고 발랄한 이미지로 사랑 받은 정유미는 그간 많은 작품들을 차별화된 강인한 여전사와 같은 이미지로 구르고 뛰고 달리고 넘어지고 날고...액션의 강도가 높은 역도 무난히 소화하며 다른 배우들과 환상적인 연기 호흡을 자랑한다. 정유미는 리허설에서 또한 대역 없이 액션을 소화하는가 하면 날 것의 흑염소 고기와 애벌레를 먹는 등 여배우로서 상상하기 힘든 연기를 직접 소화해냈다. 물이끼로 가득한 미끄러운 바위 위를 달리는 등 몸을 사리지 않은 액션 연기 덕분에 이들의 몸은 촬영 내내 하루도 성할 날이 없었단다. 넘어져서 다치는 것은 예사였고, 발목을 삐거나 피를 흘리는 크고 작은 상처를 감수해야 했다. 불평 한마디 없이 이를 악물고 연기에 임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고도 한다. 한국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어 준 영화 <차우>에서 그녀는 단연 돋보이게 기억되는 배우이다. 

정유미라는 배우는 좀 약해 보이는 그냥 신인 여배우 같았다. 그러나, 2010년 그녀는 <내 깡패같은 애인>, <옥희의 영화>에 출연하며, 신인 여배우가 아닌 그녀의 존재감을 영화계에 널리 알리며, 충무로에서 비중있게 주목해야 하는 여배우로 스멀스멀 성장해 있었다.  앞으로의 그녀의 필모그라피에 더해질 작품 하나하나에 기대를 갖게 하며, 이제 그녀는 진정한 배우로 성장해 가는 중요한 지점에 서 있는 듯 하다. 어떻게 멋진 배우로 발전할는지 그녀의 성장을 지켜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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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생각앤 2010-10-04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옥희의 영화는 알라딘 상품 이미지가 없어서 다른 그림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