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8월 1주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 (2010년)

거리 아이들의 인생을 바꿔 놓은 음악의 마력이 스크린에서 되살아난다.  

1975년, 들리는 거라곤 총소리뿐이었던 어느 허름한 차고에 전과5범 소년을 포함한 11명의 아이들이 모였다. 이들은 총 대신 악기를 손에 들고, 난생 처음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5년 뒤, 차고에서 열렸던 음악 교실은 베네수엘라 전역의 센터로 퍼져나갔고, 11명이었던 단원 수는 30만 명에 이르렀다. 거리의 아이들에게 새로운 오늘을 선물한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엘 시스테마’.  그 기적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엘 시스테마의 교육은 오케스트라 연주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오케스트라 안에서 자신이 맡은 악기에 대한 책임과 소리의 조화를 위한 협동심을 배우고, 사회 안의 다양한 관계들을 익힌다. 거리의 아이들은 엘 시스테마를 통해 음악뿐 아니라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선물 받았다. 운명처럼 여겨졌던 빈곤과 폭력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기 몫의 인생을 설계하는 방법을 배운다. 가슴으로 음악을 배우는 아이들, 그들과의 조우를 통해 영화를 보는 우리들에게도 그 꿈과 희망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변화의 가능성은 언제나 우리 안에 숨겨져 있으니, 그 가능성을 믿고 삶을 살아가는 건강한 방식을 배우고,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아이들처럼 마음껏 삶을 살아갈 용기를 주는 2010년 최고의 음악 다큐멘터리이다. 

태양을 삼킨 열정의 쿠바음악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1999년)

1950년대 전성기를 누리다 무대 뒤로 사라진 가수 이브라힘 페러. 그 후 몇 십년 간을 하바나의 허름한 뒷골목 슈사인보이로 살아오던 그에게 어느 날, 낯선 미국인이 방문한다.

낮엔 이발사로, 밤에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며 시작한 멤버의 최고령 꼼빠이 세군도, 쿠바의 3대 피아니스트 중 하나로 이름을 날렸지만 80살이 넘어서야 첫 솔로 음반을 내게 된 루벤 곤살레스...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멤버들 모두는 진흙 속에 숨겨진 진주처럼 라이 쿠더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리고 1950년대식 낡은 스튜디오 녹음실에서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멋진 하모니와 즉흥 연주로, 잊혀져 있었지만 분명 살아 있던 그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그 결과, 암스테르담과 뉴욕 카네기홀 공연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은 쿠바 음악의 살아있는 전설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쿠바에서는 열정과 나이가 비례한다.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열정으로 연주하는 그들, 음악속에서 평생을 살아와 어느새 하얗게 샌 머리처럼 본인들의 삶의 음표가 되어버린 그들의 깊고 맑은 눈동자,  전설적인 쿠바 뮤지션들이 이루어낸 기적같은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어쩐지 눈물이 난다. 날것 그대로의 음악이 이렇게 감동적으로 다가올 줄 상상이나 했겠어요? 그 전율이 느껴지는 감동,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로큰롤 비트로 전하는 재미와 감동  

로큰롤 인생(2007년) 

평균 나이 81세, 하지만 십팔번은 신나는 Rock & Roll

1982년, 미국 매사추세츠 노스햄튼의 어느 공영주택에 살던 평범한 노인들이 시간도 보낼 겸 노래 모임을 갖기로 한다. ‘마음은 청춘’이라는 뜻의 영앳하트로 모임명까지 정한 이들도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이에 걸맞는 노래들을 불렀다. 그리고 밥 실먼을 단장으로 맞으며 조금씩 모임의 틀을 만들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릴’이라는 멤버가 무대에서 무심한 표정으로 맨프레드 맨의 ‘Doo Wah Diddy’를 불러 큰 호응을 얻으면서 변화는 시작된다. 클래식을 좋아하던 영앳하트가 로큰롤로 음악적 스타일을 전향한 것이다! 그로부터 1년 뒤, 밥 실먼 단장의 지도 하에 원년 멤버들의 첫 번째 공연이 열린다. 율동과 마임을 활용하는 등 무대 위에서 다양한 음악적 퍼포먼스를 선보인 영앳하트는 수 차례의 매진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다. 

두 줄 이상의 가사는 외우지 못하는 건망증 스탠 할아버지와 타이밍 따위는 안중에 없는 엇박자 도라 할머니가 소울 음악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의 “I Got you(I Feel Good)”를 연습한다. 밥 단장의 꾸짖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기분 좋다! 아 신난다!”를 외쳐대는 막무가내 스탠 & 도라 커플. 그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이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음악을 통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개성만점 멤버들의 인생에 대한 애정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흥겨운 로큰롤 비트로 전하는 사랑스러운 영화이다. 때로는 흥겨운 비트로 두근거리게 만들고, 때로는 애절한 음색으로 눈물짓게 만드는 영앳하트의 이야기는 음악영화가 주는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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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ek 2010-08-07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정말 좋았어요. 한 10년 전쯤 시네큐브에서 봤었는데, 왜 그리도 평화롭고, 또 눈물겨운지...
이번에 보게 된 <시간의 춤>으로 인해 쿠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낭만인생 2010-12-16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겨진 재미난 영화들이 많네요
저는 처음의 엘 시스테마가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