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린 사랑 - Incendie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관람전부터 보아온 포스터 속 여인의 표정은 뇌리에서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저 표정은 어째서일까?? 궁금함과 평이 굉장히 좋아서 개봉일에 보고팠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영화 개봉한후 십여일 후에야 영화를 보게 되었다. 비가 굉장하게 내리던 날이었는데, 그 비를 뚫고 영화관을 찾아가 본 나와 친구는 아,,참 잘 만들었다라며...영화에 대해 서로 해석해 보기도 하고, 서로 물어보기도 하며 집으로 향했고, 그 날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영화는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서로 알게 된지 얼마 안 되는 지인과 <그을린 사랑>, 영화에 대해 쪽지를 통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대화를 리뷰를 대신해 보려 한다.  

<나> 아.. 관람 후에 생각할 여지가 참 많아 좋은 시간이었어요. 충격적인 반전보다는 그 모질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사랑의 위대함으로 포용하고 관용을 베풀며, 전쟁과 폭력으로 힘들었던 삶을 평화와 사랑, 그리고 위로를 남겨주고 간 나왈의 참 사랑이 신이 원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쌍둥이의 입장, 나왈의 입장, 그리고 니하드의 입장 등 각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삶과 시간들을 바라보며. 나란 사람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구요.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교차편집하는 영화 도구적인 부분도 좋았어요. 영화 전반에 시의적절하게 흐르는 음악 선곡도 참 매력적이었고, 버스안의 사람들을 향해 일제히 쏘아대는 총신에 새겨진 성모마리아가 아이러니하게도 신의 이름으로 전쟁을 벌이고, 사람을 죽이고, 그러나 신이 원했던 "사랑"과는 지극히 거리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과 전쟁과 폭력보다 사랑과 평화가 그 무엇보다 비석에 새기듯 새겨야 하지 않을까도 잠시^^, 암튼 그 외에도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였어요.

<그녀>그랬군요.. 나또한 영화 보고 온 날 밤,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아서 밤잠을 설쳤지요! 처음엔, 충격과 경악 그 자체여서.. (난 전혀 아무 정보도 없이 그 영화를 봤었거든요.) 아무 생각 없이 집에 왔다가 밤새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해석하고 정리하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잤지요...정치, 종교, 사랑, 구원, 조국애, 희생, 인간애의 한계 등 생각할 것들은 많이 제시하는 영화인데, 내 결론은 혹시 "예수님이 여자였다면 혹시 나왈 같은 수난을 겪고, 나왈 같은 고통을 겪으면서도 나왈 같은 용서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고 넓은 사랑을 하지 않았을까?" 뭐 이런 비슷한 결론을 내렸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내가 신앙인이기땜에 이런 연결을 지었나?? 암튼, 인류사에서 지금껏 전쟁과 같은 수난 시, 남성 위주로 주로 다루어졌는데 이 영화는 여자가 겪을 수 있는 고난의 한계와 인간이 베풀수 있는 사랑의 끝점을 보여주는 것 같더군요.. 예수님이 정말 여자였다면?? ㅎㅎㅎ 재미있지요!!

<나>아,,그렇네요...저도 감독이 성경에서 혹, 모티브를 얻어 영화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쌍둥이를 강에 버리려는데, 간호사가 막잖아요..그 부분도 모세이야기 같기도 하고^^, 나왈이 여자 예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참 공감 가네요. 암튼 영리한 감독이었어요... 쌍둥이가 엄마의 과거를 찾아가는 여정속에서의 "구불 구불한 길"도 인상적이었구요. 왜, 그냥 길 자체가 아닌 "인생의 길"같았거든요.. 진실, 개인의 역사든 국가의 역사든 제대로 알아야만 살아낼 수 있고, 또 그 참혹한 사슬을 끊어야만, 감당 할, 극복할 힘도 생긴다는 걸... 영화를 보며 느끼는 것은, 그럼에도 그들이 형제든, 부모 자식간이든 간에 "함께 살아있다는 건 "앞으로의 여지와 희망이 있으니 좋은 것이다..라는 것^^

<그녀>네.. 맞아요.. 생각하면 할수록 상당히 기독교적인 영화에요! 또한 종교를 빙자하여 악행을 저지른 기독교와 이슬람교 근본주의자들에 대한 감독의 비판의식도 상당히 깔려있지요~ (하긴, 이건 누구나 비판하는 것이지만).. 기독교가 불교등 타 종교와 다른점은 생명사상, 즉 생명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강간에 의한거든, 근친상간에 의한것이든, 생명의 탄생은 위대한 것이고 축복받고 사랑받아야 한다는 메지지이니.. 매우 성경적이지요!! 그래서, 나도 밤새도록 영화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아침에 사뭇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역시 신 = 사랑 이라는 공식에 흐뭇해졌답니다.

근데, 내 생각의 핵심은.. '여자의 관점' 이었거든요.. 여자들은 전쟁이나 극한 상황에서 늘 남자들의 성 노리개였잖아요.. 남자들이 구타와 폭력을 주로 당한다면, 비슷한 상황에서 여자는 늘 '성'이라는 매개체로 접근이 되지요.. 영화 '눈먼자들의 도시'에서도 남자들이 음식을 주는 대신 성관계를 원하잖아요.. 한끼니를 먹기 위해 한번씩 해줘야 하는 것이.. 늘 남자와의 종속관계에서 여자는 성폭행, 강간, 성추행, 그로 인한 임신과 낙태 혹은 출산이라는 여자만이 겪어내야 하는 경험들을 치루어야 하지요.. 이러한 차원에서 난 이 영화를 해석했어요. 그래서 만약 예수님 혹은 넬슨 만델라 등이 여자였다면, 이런 부분을 역시 피해갈수 없었을거란 생각이 들었고.. 그로 인해 강간범의 아이를 임신, 출산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충분히 (아니 틀림없이) 있었을 거란 생각을 했으니까.. 나왈은 이런 면에서 여자 예수님 아니면 적어도 여자 만델라였을거에요~ㅎㅎ

<나> 네,,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제가 미쳐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듣게 되어 좋아요... 여자여서 가장 나약한 부분인데,,성적인 부분이, 또 그것이 가장 아름답게 열매 맺는 부분이기도 하고...(아이를 통해서)... 잔느와 시몽이 자신들이 태어나게 된 사건을 알게 되었을 때, 심정이 어땠을까??
엄마에게는 가장 아픈 부분임에도, 또 그 비밀이 불편하고 맘 아플텐데도,,
굳이 알게 한다는 것은...
진실이라는게 때론 무섭고 견디기 힘든 과정일지라도 그 다음 과정(용서,또는 포용)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겠죠??
나왈이 참 힘든 결정을 한거죠...
자기의 감추고 싶은 비밀이었을텐데...
휴우~~,,자꾸 생각이 많아져요. 내게 그런 상황들이 닥쳤다면...나는 그 아이들을 어떤 심정으로 키웠을까??
평범한 인간에게는 참 감당키 어려운 부분이건 같구요...
그럼에도 생명의 소중함과 존엄함은 그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거... 아~~,,이런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보고 또 이야기를 나누고, 영화가 주는 메시지들을 깊이 있게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요... 
 

내가 나왈이었다면 나는 과연 그럴 수 있었을까?? 그녀의 선택이 이 험난한 세상에 어떤 의미를 갖게 하는지, 얼마전 관람했던 <인 어 베러 월드>와 이 영화<그을린 사랑>을 통해 내가 직시해야 하는 관념들은 무엇인지 생각, 또 생각 하게 하는 참 괜찮은 영화였다. 사랑, 그것 참, 어렵지만,,,가장 귀하고 소중한 가치이다..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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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1-08-04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충격적인 고문기술이었어요.
여성의 관점에서 이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큰사랑은 결국 모성을 토대로 한 사랑이란 말이 다시한번 느껴진 영화였어요.
저 포스터 속의 장면은 영화를 보고나서 보니까 더 놀랍네요.
화마를 배경으로 보인 옆모습이 정말 고통스러워 보였어요.

파란생각앤 2011-08-05 14:59   좋아요 0 | URL
아,,안녕하세요..프레미야님~!!,
눈에 익은 닉이시라 제가 평소에 아는 분 같아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좋은 영화들을 볼때마다, 느낌 나눌 수 있는 분들이 계셔서 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