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3월 1주

스포츠를 꽤 좋아하는 내게 권투만은 스포츠라기보다 치고박고하는 야만적인 경기로 느껴졌었다. 상대방을 흠씬 때리고, 주먹을 날리고, 그 주먹에 맞아 쓰러지고, 멍들고, 다치고, 피흘리고, 차마 눈뜨고 보기에도 험한 그 경기를 왜 해야하는지를 이해하기조차 어려웠다. 실제로 그런 권투경기를 소재로 한 영화가 꽤 많다. 스크린속에서도 여전히 피흘리고 싸우는 모습은 여전하다. 하지만 사각의 링 위에 서는 선수들의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면 나도 모르게 공감하고, 감동하게 마련이다. 이번주에도 한편의 권투 영화가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올해 아카데미에서 남녀조연상을 수상한 작품<파이터>, 그 개봉기념으로  다양한 권투 영화를 만나보자.   

파이터(2010)

스토리 

서른 살이 넘도록 챔피언의 승률을 올려주는 백업선수인 동생 미키. 도로포장 일까지 겸하지만, 늘 생활고에 시달린다. 복싱만이 떨어져 지내고 있는 딸을 데려오기 위한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이자, 그의 삶의 전부이다.
어린 시절부터 미키에게 권투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 형 디키는 세계 챔피언, 슈가 레이 레너드를 쓰러뜨리며 집안의 자랑이자 모두의 영웅이 되었지만, 이제는 과거의 영광에 들떠 사고만 치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한다. 그래도 여전히 사랑하는 가족들이 따르는 맏아들이자 맏형인 디키는 미키에게 없어서는 안될 트레이너다.

모든 것을 가르쳐주었지만, 모든 것을 망쳐버린 최악의 가족
미키는 이번만큼은 승리하리라 다짐한 경기에서 된통 얻어맞고 실패해 선수생활에 회의를 느끼던 중 새로운 연인 샬린을 만나면서 재기를 꿈꾼다. 하지만 또 다시 대형사고를 친 형 디키 때문에 손까지 다치며 권투 인생 최대 위기를 맞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한다. 뜻밖에도 미키를 타고난 파이터로 알아본 에이전시로부터 전격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단, 조건은 넘치는 애정만큼 간섭이 심한 매니저인 엄마와 트러블메이커 형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것...갈등하는 미키에게 샬린은 가족에 대한 짐을 덜어내라며 설득하고, 결국 미키는 홀로서기를 결심한다. 재기 후 승승장구하던 미키는 챔피언 타이틀 매치가 걸린 결정적인 경기에서 형 디키에게 배운 전략으로 승리하고, 그렇게 성사된 타이틀 매치 출전을 앞두면서 더욱더 형 디키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도 디키의 트레이너 복귀를 환영하지 않아 또다시 일이 틀어지고 만다.

어렵게 다시 뭉친 두 형제는 이제 각각 챔피언을 향해, 최고의 트레이너로 거듭나기 위해 이룰 수 없을 것만 같은 뜨거운 도전을 시작하는데...

영화는 우선 배우 크리스찬 베일과 마크 월버그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특히, 출연하는 영화마다 그 배역에 철저히 몰입하는 배우 크리스찬 베일은 이번 영화를 위해 14kg을 감량까지 하며 영화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고, 그 결과 아카데미까지 홀렸다.  

영화는 실제 유명 권투챔피언인 미키 워드의 생애를 다룬 실화 영화다. 어려운 성장 배경을 딛고 챔피언이 된 드라마틱한 미키 워드의 환상적인 삶은 흥미로운 영화 소재였고, 만들어진 그 결과물 또한 훌륭하다. 사각의 링, 그리고 가족...형제로 성격과 스타일이 너무나도 다른 그러나, 그 어떤 형제보다도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던 미키와 디키 형제...그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 또 하나의 웰메이드 권투 영화가 탄생한 것이다.   

시련과 역경을 헤치고 밑바닥에서 시작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챔피언의 이야기, 갈등과 오해 끝에 사랑을 확인하는 가족의 이야기 등 지극히 평이하고 예측가능한 스토리이지만, 이 영화는 실화이며 또한 실전을 방부케 하는 명승부장면등 엄청난 땀을 흘리는 노력을 아끼지 않은 두 배우의 힘으로 영화는 감동적이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 

스토리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한 때 잘 나가던 권투 트레이너였지만, 소원해진 딸과의 관계 때문에 스스로 세상과의 교감마저 피하는 나이든 트레이너다. 그는 은퇴 복서인 유일한 친구 스크랩(모건 프리먼)과 낡은 체육관을 운영하면서 서로 티격태격하는 재미가 현재 유일한 낙이다.
그러던 어느 날, 체육관에 매기(힐러리 스웽크)라는 여자 복서 지망생이 찾아오고, 프랭키는 그녀에게 ‘31살이 된 여자가 발레리나를 꿈꾸지 않듯 복싱 선수를 꿈꾸어도 안된다’며 냉정하게 그녀를 돌려보낸다. 그러나 권투가 유일한 희망인 매기는 매일 체육관에 나와 홀로 연습을 하고, 결국 그녀의 노력에 두 손든 프랭키는 그녀의 트레이너가 되기로 한다.

“항상 자신을 보호하라!”라는 프랭키의 가르침 속에 훈련은 계속되고, 마침내 매기는 승승장구하며 타이틀 매치에 나가기에 이른다. 때로는 상처를, 때로는 격려로 함께한 프랭키와 매기는 어느새 서로에게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가족의 정을 일깨워주며 아버지와 딸 같은 관계로 발전해 간다.

이제서야 세상을 향해 당당히 맞서기 시작한 그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치명적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복싱하면 대부분 나는 격렬한 남성의 운동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 선입견 가운데 찾아온 영화<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힐러리 스웽크라는 여배우를 처음 알게 되었고, 배우로나 감독으로 그 역량과 존재를 유감없이 발휘하시는 노익장 클린트이스트우드라는 걸출한 이름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주는 심히 감동스러운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내 인생의 영화라 할만큼 이영화는 내 생애 처음 극장에서 대성통곡을 하며 관람했다. 같이 간 친구가 당황할만큼...백만불짜리 눈물을 만나고 아니울수가 없었다.

감독, 제작, 주연, 음악까지 맡은 영화계의 살아있는 전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놀라운 힘은 영화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슴 속 내재되어 있는 감동까지 끌어내리라 생각된다. 

스크린을 압도하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섬세한 심리묘사, 긴장감 있는 스토리전개, 그리고 복싱을 통해 은유하고, 사유하는 삶의 의미가 영화를 관통한다. 그 강렬함은 진정 대가의 영화를 목도하는 관객에게 선물로 주어진다.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은 복서 지망생과 이제는 보잘 것 없는 늙은 트레이너가 함께 힘을 합쳐 톱이 된다는 아주 전형적인 챔피언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그러한 전형성에서 탈피했기에 더욱 좋았다. 

주먹이 운다(2005) 

스토리 

ROUND OF 강태식
왕년엔 복싱스타. 지금은 매맞는 남자.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한때 아시안 게임 은메달리스트로 잘 나가던 태식, 현재 그는 길거리 한복판에서 돈을 받고 사람들에게 매맞아 주는 일을 한다. 도박으로 진 빚과 공장의 화재로 인해, 가진 것을 모두 날린 후,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거리의 매맞는 복서로 나서게 된 것. 그에게 유일하게 남은 것은 아내와 사랑하는 아들뿐. 이제, 그를 찾는 것은 소문을 듣고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구경꾼들과 빚쟁이뿐인 처량한 신세다. 몸과 마음이 모두 피폐해진 그에게 설상가상으로 아내는 이혼을 요구해 오고, 삶의 유일한 희망인 아들 ‘서진’이와 함께 살 수 없게 되자 태식은 깊은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이제 더 이상 물러 설 곳도, 잃을 것도 없는 인생 막장의 늙은 복서 태식은 다시금 희망을 품고 신인왕 전 출전을 결심하게 되는데…

ROUND OF 유상환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권투로 세상과 싸울 것이다

패싸움과 삥듣기가 하루 일과인 상환. 어느 날 큰 패싸움에 휘말려 합의금이 필요하자 동네 유지의 돈을 노린 강도 사고를 벌이게 되고 이 사건으로 상환은 소년원에 수감된다. 수감 첫날부터, 권투부 짱 ‘권록’과 한판 싸움을 벌이고 독방에 갇히고 순조롭지 않은 생활이 시작된다. 권록과의 싸움을 눈 여겨 본 교도 주임은 상환에게 권투부 가입을 권한다.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었던 것도 없던 19살의 상환에게 권투는 처음으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의지와 기쁨을 깨달아 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공사장에서 일 하던 아버지가 갑작스런 사고로 돌아가시고 할머니 마저 쓰려졌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져 온다. 쇼크에 쌓인 상환은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잊고 할머니가 하루빨리 깨어 날수 있도록 신인왕 전에 출전해 결승의 꿈을 이뤄보려는 전의를 불태우는데…

LAST ROUND
신인왕 전 결승! 드디어 두 남자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 된다.

드디어 신인왕 전 예선이 치러진다. 예전의 노련했던 권투 실력을 회복해가며 상대를 이겨나가는 ‘태식’과 매 경기마다 KO로 승리하며 무섭게 질주하는 ‘상환, 두 남자는 각자의 상대들을 모두 굴복시키고 마침내 신인왕 전 결승에서 만나게 된다. 독특한 이력, 막상막하의 실력과 운명을 가진 두 남자. 더 이상 물러 설 곳 없는 인생 막장의 39세 거리의 복서 ‘태식’과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위해 싸우는 19세 소년원 복서 상환. 한치도 물러 설 수 없는 두 남자의 인생을 건 단 한번의 대결이 시작된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와 닮은 듯 다른 영화<주먹이 운다>는 비주류 인생의 도전과 실패를 담담하게 관조하는 애정어린 시선이 닮았다면,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는 노장 감독과 혈기왕성한 젊은 감독이  각자 삶을 바라보는 태도는 또 다른 색깔을 드러낸다. 

현실에서 별 볼일 없는 그들이 그토록 강하게 열망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애당초 더 잃을 것이 없어 링 위에서 모든 것을 불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숨가쁘게 그들의 성공을 이야기 하는 듯 하다. 그러나, 절정에 도달했다고 생각할 무렵, 다시금 그들의 불행과 현실을 비추며 제자리로 돌아와 버린다. 부상, 판정... 그들에게 남은 것은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와 암담한 현실이다.

그러나 영화는 어둡지 않다.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영화에 그들의 위치를 견고히 한 두 배우, 최민식과 류승범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젊은 감독 류승완이 비쳐주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상황도 굳이 해피엔딩을 선사하지 않아 좋다. 

그만큼 인생은 쉽지 않지 않은가?? 세편의 복싱영화를 통해 조용히 삶을 돌아보고, 사색해 봄으로 이 봄을 맞이해 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유난히 추운 겨울 아니었던가? 그 속에서 삶을 살아갈 작은 희망도 발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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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월 2주

 

 

 

 

 

 

 

 

1)소울키친 

함부르크에서 레스토랑 '소울 키친'을 운영하고 있는 지노스, 그의 애인 나딘은 꿈을 좇아 상하이로 떠나버린다. 그 후, 세무서로부터 체납의 추궁이 시작되고, 위생국으로 새로운 키친의 설비를 명령 받고, 망가진 허리 때문에 요리를 할 수 없게 된 지노스는 고집불통 천재 쉐프를 새롭게 고용한다. 그가 만든 요리에 손님들의 발 길이 끊이질 않고, 그러나 소울 키친의 토지를 노리는 부동산이 나타나 가게는 빼앗길 위험에 처한다. 

독일영화인 소울키친은 음식 영화답게 신나는 록큰롤과 박자를 맞추는 요리 장면으로 시작한다.  허름한 공간은 매일 밤 찾아 드는 손님에 따라 록큰롤, 재즈, 소울 등 리듬을 달리하며 음악과 음식의 다채로움을 선사한다. 나날이 허리통증이 심해져도 의료 보험이 없어 병원을 찾지 못하는 주인공의 웃지 못할 해프닝이나, 오디오가 탐나면 두건을 쓰고 훔치면 그만인 주인공의 터키계 친구들은 의미 있는 웃음을 만든다. 어설픈 청년의 시행착오가 펼쳐지는 자칫 무거울질 수 있는 상황들을 흥겨운 유머로 표현한다.   

누가 누구를 위로해야 할지 살짝 바뀐 듯도 한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황량했던 소울 키친에 온기와 생동감이 감돌게 되는 과정처럼 내 인생이 비록 남루하고 초라하게 보일지라도 반드시 그 속에희망이 숨어 있음을 깨닫고 그나마 위로를 받는다. 영화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잔잔하게 가슴으로 다가온다.

2)카모메 식당   

헬싱키의 길모퉁이에 새로 생긴 카모메 식당. 이곳은 야무진 일본인 여성 사치에가 경영하는 조그만 일식당이다. 주먹밥을 대표 메뉴로 내놓고 손님을 기다리지만 한달 째 파리 한 마리 날아들지 않는다. 그래도 꿋꿋이 매일 아침 음식 준비를 하는 그녀에게 언제쯤 손님이 찾아올까, 일본만화 매니아인 토미가 첫 손님으로 찾아와 대뜸 독수리 오형제의 주제가를 묻는가 하면, 눈을 감고 세계지도를 손가락으로 찍은 곳이 핀란드여서 이곳까지 왔다는 미도리가 나타나는 등 하나 둘씩 늘어가는 손님들로 카모메 식당은 활기를 더해간다. 사치에의 맛깔스런 음식과 함께 식당을 둘러싼 사연 있는 사람들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진다. 

몇년전 영화를 접하면서 한번 가본적 없던 핀란드의 헬싱키가 무작정 그리워졌다. 마음 둘 곳 없던 내게 무작정 사표를 던지고 핀란드로 떠난 또다른 사치에가 되고팠다. 따뜻한 온기가 전해진 영화였다. 맛있는 요리와 점차 훈훈해지는 카모메 식당의 공기가 내게도 전해졌다. 일상에 넘치는 부드럽고 따뜻한 행복을 모아, 보는 사람들에게까지 활력을 주는 훈훈한 작품이다. 

3)줄리 & 줄리아 

50년이란 시공간을 초월하여 끝없는 열정과 도전으로 자신의 인생을 성공으로 이끈 두 실존 여성의 실제 이야기를 다루는 이 영화는 1950년대 프랑스 파리를 주름잡은 전설적인 프렌치 셰프 줄리아 차일드가 알렉스 프루드 옴므와 함께 쓴 회고록 <프랑스에서의 나의 삶(My Life in France)>과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인 <프랑스 요리 예술을 마스터하기(Mastering the Art of French Cooking)>에 소개된 524개의 레시피를 365일 동안 직접 요리하는 과정을 2002년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줄리 파웰이 블로그 내용을 정리하여 2005년 출간한 <줄리 앤 줄리아: 365일, 524개 레시피, 하나의 조그만 아파트 부엌(Julie & Julia: 365 Days, 524 Recipes, 1 Tiny Apartment Kitchen)>, 이 두 권의 책을 기반으로 두 개의 실화를 각색한 영화이다. 

우선 영화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평소 좋아하는 배우 메릴 스트립이 맡은 줄리아는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요리사이다. 외교관 남편과 함께 프랑스에 도착한 줄리아는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생활에서 먹을 때 가장 행복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명문 요리학교 ‘르꼬르동 블루’를 다니며 요리 만들기에 도전, 마침내 모두를 감동시킨 전설적인 프렌치 셰프가 된다. 그 과정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함께 행복을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또 한 명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뉴욕의 요리 블러거 줄리역의 에이미 아담스, 한창 잘나가는 친구들과 잔소리뿐인 엄마 사이에서 기분전환으로 시작한 요리 블로그, 그녀가 행복을 찾아주는 마법의 레시피를 완성할때마다 함께 따뜻한 감동과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소울 키친, 카모메 식당, 줄리 앤 줄리아는 다른 듯 각양각색의 메뉴들을 진열하지만, 보는 이의 허기진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채운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겨울 유난히 추웠다. 영화를 통해 가슴 한쪽 따뜻해지는 느낌으로 이 추운 겨울, 다가올 따뜻한 봄을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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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월 2주

셜록홈즈, 괴도 루팡, 소년 탐정 김전일, 명탐정 코난... 이들은 현재까지도 전세계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 탐정 캐릭터들이다. 모든 사건을 치밀하게 파악하고 해결하는 탐정의 모습은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는 지금까지도 탐정의 대명사로 군림하며 이 후 등장하는 수많은 탐정 캐릭터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소설로만 읽히던 탐정물은 만화와 영화, 애니메이션을 통해 매체의 다변화를 이루며 그 매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 이 추운 겨울 각국의 영화 속 탐정들의 매력속으로 함 빠져보자~!!

 영국-<셜록홈즈>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 시리즈를 통해 창조된 셜록 홈즈는 영어권 문학 역사상 가장 널리 읽히는 작품이자 대중 문화에서 오랫동안 사랑 받은 인물이다. 셜록 홈즈는 전세계인 누구나 알고 있는 탐정의 아이콘이다. 기존의 홈즈와 관련된 영화들은 느와르 수사물에 가까웠지만, 원작의 홈즈가 가진 최고의 미덕은 모든 인물을 뛰어넘는 날카로운 관찰력과 그에 못지 않는 실천력을 갖춘 인물이다.  그러나, 2009년 <셜록 홈즈>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다른 영화에서 묘사한 적 없는 인물의 다각적 면모를 끌어내 두뇌 퍼즐과 과학, 서스펜스는 물론 미스터리와 드라마, 예상치 못한 액션과 유머로 겹겹이 싸인 독창적인 영화로 자유롭고 유쾌한 이미지가 부각되도록 원작의 흥미진진함에 코믹북 속 영웅이 가진 현대적 스토리를 더해 스크린에 옮겨졌다. <셜록 홈즈>로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는 시종 티격태격하지만 사건을 해결할 때면 합이라도 맞춘 듯 절묘한 호흡을 선보이는 홈즈와 왓슨을 완벽하게 재현하게 되었다.
                                                                                                                          ,


일본-<명탐정 코난> 

 

명탐정 코난은 1996년에 첫 선을 보인 이래 현재까지 만화와 TV시리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컨텐츠로 관객과 만났다. ‘명탐정 코난’은 사회, 과학, 예술, 문화, 스포츠 등 추리물이 다룰 수 있는 풍부한 소재들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스토리와 살인사건, 유괴, 절도, 암호 해독 등 다방면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코난 캐릭터의 매력적인 조화를 통해 최고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영화는 한층 복잡해진 스토리, 미궁 속에 빠진 연쇄 살인 사건과 코난의 숙적 검은조직의 추적이 대위를 형성하며 교묘하게 얽혀있는 시리즈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13번째 극장판이다. 

<명탐정 코난 : 칠흑의 추적자>에 극장 판 시리즈 최초로 등장하는 검은조직은 고등학생 탐정 남도일을 코난으로 만든 장본인들이다. 고등학생 탐정이자 뛰어난 외모로 승승장구하던 남도일은 놀이동산에 놀러 갔다 검은조직의 거래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검은조직의 간부, 진은 남도일에게 약을 먹여 그를 제거하고자 한다. 하지만 약은 부작용을 일으켜 남도일을 어린아이로 만들어 버렸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브라운 박사를 찾아간 코난은 마침 박사를 찾아온 미란이 이름을 묻자 당황하게 되고 책장에 꽂혀있던 <코난 도일 전집>을 보고 순발력을 발휘해 자신을 코난이라고 소개한다. 코난의 정체가 남도일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검은조직과 그들을 쫓으며 자신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려는 코난의 고군분투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중국-<적인걸> 


 
중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여황제 측천무후와 당시 명판관으로 그녀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았던 실존 인물 적인걸을 소재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흥미진진한 팩션 드라마를 선보인다. 탐정 소설의 원형이 되는 당나라 시대의 실존인물이자 천재수사관이었던 적인걸이 있다. 그는 비상한 두뇌로 뛰어난 추리력을 발휘해 측천무후의 총애를 받았던 인물이다. 1만 7천여건의 사건을 판결하면서도 잘못된 판결이나 억울한 자가 생기지 않았다고 전해질 정도로 청렴하고 강직한 성격까지 갖고 있었던 그는 중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최고의 영웅이다.    

서양인들에게 알려지게 된 이 매력적인 인물 적인걸은 마음 속 영웅을 찾던 아시아의 스필버그 서극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을 사로잡아 마침내 영화로 탄생하게 되었다. 소설 속의 기존 탐정 캐릭터들이 증거 수집과 논리정연한 추리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었다면, 적인걸은 추리 뿐만 아니라, 위험한 상황에서 뛰어난 액션까지 소화하는 진정한 해결사. 백성을 생각하는 따뜻한 가슴, 사건을 꼭 해결해 내고야 마는 의지와 냉철한 머리, 그리고 날렵한 무술실력까지 갖춘 최고의 영웅이자 천재수사관인 적인걸은 오직 영화 <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한국-<조선명탐정> 




조선 최초의 탐정극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영화의 배경은 정조 16년, 관료들의 공납비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들로 인해 정조는 큰 위기를 맞는다. 이에 조선 제일의 명탐정이 나서 조선을 뒤흔드는 거대한 스캔들을 밝혀내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 <조선 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김탁환의 원작소설 「열녀문의 비밀」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천재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지만, 알고 보면 천방지축 허당끼가 다분한 조선 명탐정은 전형적인 탐정 캐릭터와 다른 느낌을 주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치밀하고 냉철한 성격으로 차분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일반적인 탐정의 이미지에 반해 조선명탐정은 어딘지 허술하고 능글맞다. 그런 그가 정조의 밀명을 받아 조선을 뒤흔들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긴장감 넘치는 추리와 액션이 펼쳐진다.    

진지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정평이 난 김명민은 이 영화를 통해 능글맞은 허당의 모습부터 날카로운 직감과 신중한 추리 능력을 발휘하는 진지한 모습까지 다양한 얼굴을 선보인다. 존재만으로 웃음이 절로 나는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느 배우 오달수는 혁신적인 개 사육 방법을 고안한 눈치백단 개장수 역할을 맡아 명탐정의 조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김명민과 셜록홈즈 콤비 못지 않은 콤비연기를 선보인다. 그리고 한지민은 기존의 단아한 이미지를 과감히 버리고, 조선 대규모 상단을 주름잡는 카리스마 한객주로 변신해 섹시한 매력을 선보인다. 

추운 겨울, 탐정을 소재로 한 영화들로 하여금 비슷한 듯 그러나, 각기 다른 각국의 탐정들의 캐릭터도 비교하며 함께 사건을 해보는 쏠솔한 재미를 느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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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월 1주

내게 엄마라는 이름은 언제나 눈물로 떠오릅니다. 엄마라는 사람은 언제나 늘 자신보다 자식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 관계는 가장 사랑스럽거나, 가장 포근하거나, 또는 가장 지긋지긋 하거나, 또는 여러 감정이 뒤엉켜 있다. 자식앞에선 그 누구보다 강한 존재가 되는 엄마,  그래서 자신의 신념도 변할 수 있는 그녀들, 엄마라는 이름의 이야기를 통해 신열이 날때만이 찾는 엄마가 아닌 내 가장 소중한 존재로서의 엄마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마더(2009)

 

줄거리  

읍내 약재상에서 일하며 아들과 단 둘이 사는 엄마. 
그녀에게 아들, 도준은 온 세상과 마찬가지다. 스물 여덟. 도준(원빈 扮). 나이답지 않게 제 앞가림을 못 하는 어수룩한 그는 자잘한 사고를 치고 다니며 엄마의 애간장을 태운다. 어느 날, 한 소녀가 살해 당하고 어처구니없이 도준이 범인으로 몰린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엄마. 하지만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종결 짓고 무능한 변호사는 돈만 밝힌다. 결국 아들을 구하기 위해 믿을 사람 하나 없이 범인을 찾아나선 엄마. 도준의 혐의가 굳어져 갈수록 엄마 또한 절박해져만 간다.

제목부터 마더인, 늘 믿음이 가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로 드라마틱함 보다는 극단으로 몰린 엄마의 심리와 행동 쪽에 주목하고, 한국대표 어머니 아이콘인 배우 김혜자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사랑과 희생 등 엄마의 이미지가 아닌 히스테릭함과 파괴적인 모습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인류 보편의 소재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데다,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 김혜자에게서 기존에 보지 못했던 여배우로서의 미친 존재감이 영화를 더욱 기억하게 한다. 엄마라는 이름이 자식을 위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영화는 놀랍도록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더욱 충격으로 다가온다.  

세븐데이즈(2007)

 

줄거리 

승률 100%의 냉혈 변호사 지연은 뛰어난 실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하나뿐인 딸에게는 빵점짜리 엄마. 모처럼 엄마 노릇을 하기 위해 딸의 운동회에 참가하지만, 눈깜짝할 사이에 딸이 납치당한다. 그리고 걸려온 전화 한 통. “아이를 살리고 싶다면, 7일 내에 살인범 정철진을 빼내라!” 7일이라는 제한된 시간동안 완벽한 살인범 정철진을 석방시키기 위한 지연의 분투가 시작된다.

딸을 찾기 위해 질주하는 주인공과 보이지 않는 범인의 한치의 양보도 없는 대결이 펼쳐지는 영화 는 납치된 딸아이를 구하기 위해서 7일이라는 제한된 시간에 살인범을 빼내야만 한다. 긴박한 설정과 빠른 호흡과 박자로 리드미컬하게 완성되었다. 이 영화에서 김윤진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이미지의 변호사이자, 아이를 납치당한 강인한 모성애의 엄마로 그 자신의 역량을 넓혔다. 그동안 쉬리의 여전사 이미지에서 이 영화로 모성애 강한 엄마로서의 완벽한 변신은 보는 이로 하여금 함께 애타게 한다. 정당한 목표를 위해서라면, 부당한 방법까지도 용서 받을 수 있는가? 살인범을 구하지 못하면 딸이 죽는다는 사실 하나만이 여주인공에겐 그 무엇보다 최고의 윤리가 된다. 살인범에게 잔인하게 살해된 희생자의 모습과 억울한 사연에도 불구, 살인범을 무죄로 입증해나가는 그녀의 딜레마... 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것인가? 진정한 엄마를 볼 수 있는 영화, 역시 어머니는 대단하다. 

심장이 뛴다(2010)  

 

줄거리 

“내가 바랄 수 있는 건 기적밖에 없어. 마지막 기회야.”
풍요롭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온 영어 유치원 원장 연희(김윤진). 남편을 잃은 그녀에게 남은 한 가지 소원은 어린 딸 예은이가 심장이식에 성공해 건강해 지는 것이다. 갑자기 예은이의 상태가 악화되고, 미친 듯이 기증자를 찾아 헤매던 연희는 우연히 딸과 같은 혈액형을 가진 뇌사상태의 환자가 응급실로 실려 오는 것을 목격한다. 앞 뒤 가릴 것 없는 연희는 환자의 보호자에게 거액을 제시하며 심장이식을 부탁하고, 기적처럼 동의를 받아낸다.

“갈 사람은 가는 거고 살 사람은 사는 거지… 그걸 왜 나한테 얘기해요?”
콜떼기 생활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휘도(박해일)의 유일한 돈줄은 어릴 적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후 재혼해서 혼자 팔자 고친 엄마다. 그런 아들에게 진절머리가 난 엄마는 아들에게 절연을 선언하고, 모자는 남보다 더 차갑게 등을 돌린다. 여느 때처럼 사고를 치고 유치장 신세를 지고 있던 중 뜻밖의 소식을 들은 휘도는 엄마에 대한 원망에 자기도 모르게 심장이식 동의서에 사인을 해주고 만다.

“울 엄마 분명히 움직였어. 내가 봤다고!”
“어머님은 가망이 없으세요… 아시잖아요!”

술을 먹고 엄마의 병실을 찾은 휘도는 죽은 것과 다름 없다던 엄마가 미세하게 움직이는 순간을 목격한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깨달음과 함께 엄마가 쓰러진 진짜 이유가 하나 둘 밝혀지면서 휘도는 엄마를 이송 중이던 앰뷸런스를 탈취해 도주한다. 다급해진 연희는 휘도의 뒷조사에 나서고, 급기야 위험한 사람들과 손을 잡고 휘도를 덮치려 하는데…

영화는 김윤진과 박해일의 연기대결만으로도 충분히 주목 받고 있는 작품이다. 심장을 둘러싸고 죽어가는 딸을 살려야 하는 엄마와 뒤늦게 불효를 후회하고 죽어가는 엄마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들의 물러설 수도, 피할 수도 없는 대결이 흥미롭다. 

과연 나라면 어느편을 응원해야 할지부터 묻게 되는 선택이 어려운 영화이다. 아홉 살짜리 딸의 심장병을 고쳐주려는 연희나, 해준 것 없이 속만 썩인 엄마를 살려내려는 휘도나 모두 이해가 간다. 이 영화에서 김윤진은 또다시 모성애 강한 엄마로서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윤리관이 변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유흥가 아가씨들의 콜 운전수 노릇을 하는 박해일은 밑바닥 삶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써왔다. 자신을 내팽개쳐 두고 재혼한 엄마를 미워한다. 잘사는 줄로만 알았던 엄마가 생사를 헤매는 환자로 나타났을 때 그는 헷갈린다. 그럼에도 엄마이지 않은가? 영화는 스토리도 흥미롭고, 주인공들의 고뇌가 어떤 결과를 이루어낼지,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김윤진과 박해일의 묘한 어울림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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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1주

올해는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인 대문호 톨스토이의 서거 100주년을 맞는 해이다. 그런 뜻깊은 해에 톨스토이의 평생에 걸친 사랑과 위대했던 삶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영화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이 개봉한다. 씨네큐브가 개관 10주년이라서 먼저 선을 보인 이 영화와 함께 그의 작품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의 걸작을 스크린을 통해 만나보고,  톨스토이를 추억해 보자.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2010)

톨스토이 사상에 심취한 문학 청년 발렌틴 불가코프(제임스 맥어보이)는 톨스토이의 수제자, 블라디미르 체르트코프(폴 지아매티)에 의해 톨스토이의 개인 비서로 고용된다. 발렌틴이 톨스토이의 집에서 생활한지 얼마 되지 않아 톨스토이(크리스토퍼 플러머)는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작품의 저작권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한다. 평생 톨스토이를 내조해 온 톨스토이의 부인 소피야(헬렌 미렌)는 가족을 버리려는 톨스토이의 결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분노한다.

발렌틴은 사랑과 신념이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힘들어 하는 톨스토이와 극심한 배신감을 느끼는 소피야 사이에서 큰 혼란을 겪는다. 급기야 톨스토이는 삶의 마지막을 혼자 조용히 지내고 싶다며 집을 나가게 되는데....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은 톨스토이의 마지막 1년을 그의 주변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그린 작품이다. 말년의 톨스토이는 '청빈'을 강조한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작품의 저작권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평생의 반려자였던 부인 소피야의 이해를 얻지 못했고, 톨스토이는 소피야와 수제자인 블라디미르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된다.

이처럼 그간 알려진 톨스토이의 삶은 블라디미르의 입장에서 그려진 자료를 바탕으로 했지만 이번 작품은 톨스토이의 개인 비서였던 발렌틴 불가코프의 일기를 바탕으로 한 전기 소설 '톨스토이의 마지막 정거장'을 토대로 했다.    

리우드 명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톨스토이 역할을 맡아 묵직한 카리스마로 명품 연기를 선보인다. 또 톨스토이의 삶을 지켜보게 되는 발렌틴 역은 '원티드', '어톤먼트' 등으로 유명한 제임스 맥어보이가 나섰다. 요배우는 개인적으로 호감형이라 계속 지켜보고 있는 배우이다.  또 명배우 헬렌 미렌은 끊임없이 톨스토이를 긴장시켰던 영원한 뮤즈이자 48년 동안 톨스토이의 모든 것을 사랑했던 열정적인 여인 소피야 안드레예브나로 분했다.  

전쟁과 평화(1956)   

19세기초 불란서의 맹공을 받게 된 제정 러시아의 삐에르(Pierre Bezukhov : 헨리 폰다 분)는 나폴레옹을 숭배한다.  
청순한 나타샤(Natasha Rostov : 오드리 헵번 분)를 사랑하는 삐에르. 그의 재산을 탐낸 크라킨(Kuragine : 툴리오 카미나티 분) 공작은 자신의 딸과 결혼시키는데 성공한다. 나타샤의 오빠 니콜라스(Nicholas Rostov : 제레미 브렛 분)는 전쟁 중 도망쳐오고, 안드레이(Prince Andrei Bolkonsky : 멜 페러 분)는 전쟁의 현실을 목격하고 돌아온 후, 지금껏 괴롭혔던 아내 리제(Lise : 밀리 비타느 분)의 죽음으로 환멸에 빠진다.   
 
결혼 생활에 실패한 삐에르는 전쟁의 참상을 보고 나폴레옹을 숭배했던 자신을 저주한다. 포로로 감옥에서 실신한 프라톤(Platon Karatsev: 존 밀스 분)을 만나 생의 진실을 깨달은 삐에르는 마침내 쿠투조프(General Kutuzov : 아스카르 호몰카 분)의 초토 퇴각 작전이 성공, 불란서군이 깨끗이 소탕되는 것으로 종말되는 전쟁의 와중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남는다. 부흥의 싹이 트기 시작한 초토화된 거리에서 성숙한 나타샤는 삐에르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대 최고의 배우, 오드리 햅번과 헨리 폰다 주연의 영화는 톨스토이의 동명의 작품을 영화화했다. <전쟁과 평화>는 위선과 허위에 사로 잡힌 귀족사회와는 대조적으로 러시아를 지지하고 있는 민중이 인간미 있는 소박하고 든든한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민중에 대한 깊은 신뢰야말로 톨스토이 사상의 근저를 이루는 것이다.   

안나 카레니나 (1997)

1880년 왕정 러시아. 안나(Anna Karenina: 소피 마르소 분)는 대지주 카레닌(Karenin: 제임스 폭스 분)의 정숙한 아내로서 페테스부르크의 호화 저택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아쉬울 것이 하나도 없는 풍족한 생활이지만 관료적이며 보수적인 남편에게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현실에서 빠져나오고 싶었던 그녀는 오빠 스티바(Stiva: 대니 휴스턴 분)를 만나기 위해 잠시 페테스부르크를 떠난다. 모스크바에 도착한 안나는 운명적인 사랑을 만난다.   
기차역에서 우연히 오빠의 친구인 브론스키(Vronsky: 숀 빈 분)를 만난 것이다. 그러나 귀족 생활의 관습과 규율이 젖은 드녀에게 새로운 사랑은 도전이었다. 장교 브론스키는 아름다운 왕녀 키티(Kitty: 미라 커쉬너 분)의 짝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브론스키는 별 관심이 없다. 모스크바 기차역으로 어머니를 마중나간 브론스키는 친구 동생인 안나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린다. 하지만 이미 결혼한 몸이었으며 아들까지 두고 있었다. 브론스키는 키티의 사랑을 거부하고 끝내 안나가 살고 있는 페테스 부르크까지 따라간다. 브론스키의 끈질긴 공세에 결국 안나는 마음을 열게 되고 불륜의 관계에 빠지게 된다.  이 연애 사건은 고지식한 마을을 뒤집어 놓게 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안나의 남편 카레닌은 이혼을 요구하고 그녀에게서 아들까지 빼앗는다. 심지어 사교계에서도 그녀를 따돌린다.  
그즈음 안나는 브론스키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1882년 쓸쓸한 겨울,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진 안나는 딸을 낳지만 심한 고열에 시달린다. 이를 보다 못한 브론스키는 카레닌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카레닌은 냉담하기만 하다. 결국 브론스키는 안나와 딸을 데리고 이탈리아로 떠난다. 1883년 고통스런 여름, 카레닌에게 정식으로 이혼을 요구하기 위해 안나와 브론스키는 페테스부르크로 돌아온다.  
이탈리아에 가서 둘은 정식 부부가 되었건만 안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카레닌은 이혼을 해주지도 않으며 아들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안나는 고통을 참지 못해 약물에 손을 대고 결국 브론스키와의 사이도 나빠진다. 약물 중독에 빠진 안나와 브론스키의 불화가 계속되고 결국 브론스키는 혼자서 시골로 떠나버린다. 안나는 그를 만나기 위해 쫓아가지만 삭막한 기차역에는 아무도 없다. 기차가 내뿜는 증기에 브론스키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는 안나. 몸도 마음도 황폐해진 안나는 결국 철로 위로 몸을 던진다.  

1948년에 제작된 영화에서는 여주인공을 맡은 비비안 리가 맡았다. 1997년에 나온 <안나 카레니나>는 소피마르소가 그 역을 맡아 그녀의 매력을 압도적으로 드러낸다. 호화로운 의상과 무도장, 길고 긴 복도, 웅장한 교회의 안팎, 농민들의 풀베기, 눈 덮인 광야, 예스러운 승용 마차, 환상적인 발레 장면 등이 강력하게 시각을 자극한다. 더불어 백조의 호수, 제6번 교향곡, 바이올린 협주곡 등 차이콥스키 음악의 선율이 귀를 감미롭게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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