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1주

올해는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인 대문호 톨스토이의 서거 100주년을 맞는 해이다. 그런 뜻깊은 해에 톨스토이의 평생에 걸친 사랑과 위대했던 삶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영화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이 개봉한다. 씨네큐브가 개관 10주년이라서 먼저 선을 보인 이 영화와 함께 그의 작품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의 걸작을 스크린을 통해 만나보고,  톨스토이를 추억해 보자.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2010)

톨스토이 사상에 심취한 문학 청년 발렌틴 불가코프(제임스 맥어보이)는 톨스토이의 수제자, 블라디미르 체르트코프(폴 지아매티)에 의해 톨스토이의 개인 비서로 고용된다. 발렌틴이 톨스토이의 집에서 생활한지 얼마 되지 않아 톨스토이(크리스토퍼 플러머)는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작품의 저작권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한다. 평생 톨스토이를 내조해 온 톨스토이의 부인 소피야(헬렌 미렌)는 가족을 버리려는 톨스토이의 결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분노한다.

발렌틴은 사랑과 신념이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힘들어 하는 톨스토이와 극심한 배신감을 느끼는 소피야 사이에서 큰 혼란을 겪는다. 급기야 톨스토이는 삶의 마지막을 혼자 조용히 지내고 싶다며 집을 나가게 되는데....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은 톨스토이의 마지막 1년을 그의 주변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그린 작품이다. 말년의 톨스토이는 '청빈'을 강조한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작품의 저작권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평생의 반려자였던 부인 소피야의 이해를 얻지 못했고, 톨스토이는 소피야와 수제자인 블라디미르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된다.

이처럼 그간 알려진 톨스토이의 삶은 블라디미르의 입장에서 그려진 자료를 바탕으로 했지만 이번 작품은 톨스토이의 개인 비서였던 발렌틴 불가코프의 일기를 바탕으로 한 전기 소설 '톨스토이의 마지막 정거장'을 토대로 했다.    

리우드 명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톨스토이 역할을 맡아 묵직한 카리스마로 명품 연기를 선보인다. 또 톨스토이의 삶을 지켜보게 되는 발렌틴 역은 '원티드', '어톤먼트' 등으로 유명한 제임스 맥어보이가 나섰다. 요배우는 개인적으로 호감형이라 계속 지켜보고 있는 배우이다.  또 명배우 헬렌 미렌은 끊임없이 톨스토이를 긴장시켰던 영원한 뮤즈이자 48년 동안 톨스토이의 모든 것을 사랑했던 열정적인 여인 소피야 안드레예브나로 분했다.  

전쟁과 평화(1956)   

19세기초 불란서의 맹공을 받게 된 제정 러시아의 삐에르(Pierre Bezukhov : 헨리 폰다 분)는 나폴레옹을 숭배한다.  
청순한 나타샤(Natasha Rostov : 오드리 헵번 분)를 사랑하는 삐에르. 그의 재산을 탐낸 크라킨(Kuragine : 툴리오 카미나티 분) 공작은 자신의 딸과 결혼시키는데 성공한다. 나타샤의 오빠 니콜라스(Nicholas Rostov : 제레미 브렛 분)는 전쟁 중 도망쳐오고, 안드레이(Prince Andrei Bolkonsky : 멜 페러 분)는 전쟁의 현실을 목격하고 돌아온 후, 지금껏 괴롭혔던 아내 리제(Lise : 밀리 비타느 분)의 죽음으로 환멸에 빠진다.   
 
결혼 생활에 실패한 삐에르는 전쟁의 참상을 보고 나폴레옹을 숭배했던 자신을 저주한다. 포로로 감옥에서 실신한 프라톤(Platon Karatsev: 존 밀스 분)을 만나 생의 진실을 깨달은 삐에르는 마침내 쿠투조프(General Kutuzov : 아스카르 호몰카 분)의 초토 퇴각 작전이 성공, 불란서군이 깨끗이 소탕되는 것으로 종말되는 전쟁의 와중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남는다. 부흥의 싹이 트기 시작한 초토화된 거리에서 성숙한 나타샤는 삐에르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대 최고의 배우, 오드리 햅번과 헨리 폰다 주연의 영화는 톨스토이의 동명의 작품을 영화화했다. <전쟁과 평화>는 위선과 허위에 사로 잡힌 귀족사회와는 대조적으로 러시아를 지지하고 있는 민중이 인간미 있는 소박하고 든든한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민중에 대한 깊은 신뢰야말로 톨스토이 사상의 근저를 이루는 것이다.   

안나 카레니나 (1997)

1880년 왕정 러시아. 안나(Anna Karenina: 소피 마르소 분)는 대지주 카레닌(Karenin: 제임스 폭스 분)의 정숙한 아내로서 페테스부르크의 호화 저택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아쉬울 것이 하나도 없는 풍족한 생활이지만 관료적이며 보수적인 남편에게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현실에서 빠져나오고 싶었던 그녀는 오빠 스티바(Stiva: 대니 휴스턴 분)를 만나기 위해 잠시 페테스부르크를 떠난다. 모스크바에 도착한 안나는 운명적인 사랑을 만난다.   
기차역에서 우연히 오빠의 친구인 브론스키(Vronsky: 숀 빈 분)를 만난 것이다. 그러나 귀족 생활의 관습과 규율이 젖은 드녀에게 새로운 사랑은 도전이었다. 장교 브론스키는 아름다운 왕녀 키티(Kitty: 미라 커쉬너 분)의 짝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브론스키는 별 관심이 없다. 모스크바 기차역으로 어머니를 마중나간 브론스키는 친구 동생인 안나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린다. 하지만 이미 결혼한 몸이었으며 아들까지 두고 있었다. 브론스키는 키티의 사랑을 거부하고 끝내 안나가 살고 있는 페테스 부르크까지 따라간다. 브론스키의 끈질긴 공세에 결국 안나는 마음을 열게 되고 불륜의 관계에 빠지게 된다.  이 연애 사건은 고지식한 마을을 뒤집어 놓게 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안나의 남편 카레닌은 이혼을 요구하고 그녀에게서 아들까지 빼앗는다. 심지어 사교계에서도 그녀를 따돌린다.  
그즈음 안나는 브론스키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1882년 쓸쓸한 겨울,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진 안나는 딸을 낳지만 심한 고열에 시달린다. 이를 보다 못한 브론스키는 카레닌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카레닌은 냉담하기만 하다. 결국 브론스키는 안나와 딸을 데리고 이탈리아로 떠난다. 1883년 고통스런 여름, 카레닌에게 정식으로 이혼을 요구하기 위해 안나와 브론스키는 페테스부르크로 돌아온다.  
이탈리아에 가서 둘은 정식 부부가 되었건만 안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카레닌은 이혼을 해주지도 않으며 아들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안나는 고통을 참지 못해 약물에 손을 대고 결국 브론스키와의 사이도 나빠진다. 약물 중독에 빠진 안나와 브론스키의 불화가 계속되고 결국 브론스키는 혼자서 시골로 떠나버린다. 안나는 그를 만나기 위해 쫓아가지만 삭막한 기차역에는 아무도 없다. 기차가 내뿜는 증기에 브론스키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는 안나. 몸도 마음도 황폐해진 안나는 결국 철로 위로 몸을 던진다.  

1948년에 제작된 영화에서는 여주인공을 맡은 비비안 리가 맡았다. 1997년에 나온 <안나 카레니나>는 소피마르소가 그 역을 맡아 그녀의 매력을 압도적으로 드러낸다. 호화로운 의상과 무도장, 길고 긴 복도, 웅장한 교회의 안팎, 농민들의 풀베기, 눈 덮인 광야, 예스러운 승용 마차, 환상적인 발레 장면 등이 강력하게 시각을 자극한다. 더불어 백조의 호수, 제6번 교향곡, 바이올린 협주곡 등 차이콥스키 음악의 선율이 귀를 감미롭게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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