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월 2주

 

 

 

 

 

 

 

 

1)소울키친 

함부르크에서 레스토랑 '소울 키친'을 운영하고 있는 지노스, 그의 애인 나딘은 꿈을 좇아 상하이로 떠나버린다. 그 후, 세무서로부터 체납의 추궁이 시작되고, 위생국으로 새로운 키친의 설비를 명령 받고, 망가진 허리 때문에 요리를 할 수 없게 된 지노스는 고집불통 천재 쉐프를 새롭게 고용한다. 그가 만든 요리에 손님들의 발 길이 끊이질 않고, 그러나 소울 키친의 토지를 노리는 부동산이 나타나 가게는 빼앗길 위험에 처한다. 

독일영화인 소울키친은 음식 영화답게 신나는 록큰롤과 박자를 맞추는 요리 장면으로 시작한다.  허름한 공간은 매일 밤 찾아 드는 손님에 따라 록큰롤, 재즈, 소울 등 리듬을 달리하며 음악과 음식의 다채로움을 선사한다. 나날이 허리통증이 심해져도 의료 보험이 없어 병원을 찾지 못하는 주인공의 웃지 못할 해프닝이나, 오디오가 탐나면 두건을 쓰고 훔치면 그만인 주인공의 터키계 친구들은 의미 있는 웃음을 만든다. 어설픈 청년의 시행착오가 펼쳐지는 자칫 무거울질 수 있는 상황들을 흥겨운 유머로 표현한다.   

누가 누구를 위로해야 할지 살짝 바뀐 듯도 한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황량했던 소울 키친에 온기와 생동감이 감돌게 되는 과정처럼 내 인생이 비록 남루하고 초라하게 보일지라도 반드시 그 속에희망이 숨어 있음을 깨닫고 그나마 위로를 받는다. 영화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잔잔하게 가슴으로 다가온다.

2)카모메 식당   

헬싱키의 길모퉁이에 새로 생긴 카모메 식당. 이곳은 야무진 일본인 여성 사치에가 경영하는 조그만 일식당이다. 주먹밥을 대표 메뉴로 내놓고 손님을 기다리지만 한달 째 파리 한 마리 날아들지 않는다. 그래도 꿋꿋이 매일 아침 음식 준비를 하는 그녀에게 언제쯤 손님이 찾아올까, 일본만화 매니아인 토미가 첫 손님으로 찾아와 대뜸 독수리 오형제의 주제가를 묻는가 하면, 눈을 감고 세계지도를 손가락으로 찍은 곳이 핀란드여서 이곳까지 왔다는 미도리가 나타나는 등 하나 둘씩 늘어가는 손님들로 카모메 식당은 활기를 더해간다. 사치에의 맛깔스런 음식과 함께 식당을 둘러싼 사연 있는 사람들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진다. 

몇년전 영화를 접하면서 한번 가본적 없던 핀란드의 헬싱키가 무작정 그리워졌다. 마음 둘 곳 없던 내게 무작정 사표를 던지고 핀란드로 떠난 또다른 사치에가 되고팠다. 따뜻한 온기가 전해진 영화였다. 맛있는 요리와 점차 훈훈해지는 카모메 식당의 공기가 내게도 전해졌다. 일상에 넘치는 부드럽고 따뜻한 행복을 모아, 보는 사람들에게까지 활력을 주는 훈훈한 작품이다. 

3)줄리 & 줄리아 

50년이란 시공간을 초월하여 끝없는 열정과 도전으로 자신의 인생을 성공으로 이끈 두 실존 여성의 실제 이야기를 다루는 이 영화는 1950년대 프랑스 파리를 주름잡은 전설적인 프렌치 셰프 줄리아 차일드가 알렉스 프루드 옴므와 함께 쓴 회고록 <프랑스에서의 나의 삶(My Life in France)>과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인 <프랑스 요리 예술을 마스터하기(Mastering the Art of French Cooking)>에 소개된 524개의 레시피를 365일 동안 직접 요리하는 과정을 2002년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줄리 파웰이 블로그 내용을 정리하여 2005년 출간한 <줄리 앤 줄리아: 365일, 524개 레시피, 하나의 조그만 아파트 부엌(Julie & Julia: 365 Days, 524 Recipes, 1 Tiny Apartment Kitchen)>, 이 두 권의 책을 기반으로 두 개의 실화를 각색한 영화이다. 

우선 영화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평소 좋아하는 배우 메릴 스트립이 맡은 줄리아는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요리사이다. 외교관 남편과 함께 프랑스에 도착한 줄리아는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생활에서 먹을 때 가장 행복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명문 요리학교 ‘르꼬르동 블루’를 다니며 요리 만들기에 도전, 마침내 모두를 감동시킨 전설적인 프렌치 셰프가 된다. 그 과정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함께 행복을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또 한 명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뉴욕의 요리 블러거 줄리역의 에이미 아담스, 한창 잘나가는 친구들과 잔소리뿐인 엄마 사이에서 기분전환으로 시작한 요리 블로그, 그녀가 행복을 찾아주는 마법의 레시피를 완성할때마다 함께 따뜻한 감동과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소울 키친, 카모메 식당, 줄리 앤 줄리아는 다른 듯 각양각색의 메뉴들을 진열하지만, 보는 이의 허기진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채운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겨울 유난히 추웠다. 영화를 통해 가슴 한쪽 따뜻해지는 느낌으로 이 추운 겨울, 다가올 따뜻한 봄을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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