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폴 -상
로버트 실버버그 외 지음 / 작가정신 / 1995년 1월
평점 :
절판


책값 : 6천원 (95년에 나온 책 치고는 비쌉니다.) 지은이 : 아이작 아시모프 (스필버그의 영화 이너스페이스를 이 사람이 썼습니다. 이 아저씨도 움베르토 에코와 마찬가지로 한 두뇌 합니다. 이학박사이자 생화학 교수로 과학 서적도 많이 냈으며 SF계의 대부입니다.) 로버트 실버버그 (소개말에 SF계의 거장이라는군요)

먼저 하고 싶은 말은 제가 상권밖에 읽지를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게을러서 하권을 못 샀거나 돈이 없어 상권만 산 것이 아니라 하권이 절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나이트폴 하권을 구입하신 분들은 어디서 사셨는지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는 SF소설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습니다만 왜 그런지 많이 읽게되지는 않더라구요.

그래도 이 책은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물론 제가 읽은 SF가 워낙 적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이후 가장 재미나게 본 SF입니다. (어쩐 일인지 '은하수'역시 하권이 절판되어 상권만 읽은채로 있습니다. )나이트 폴은 태양이 여섯 개인 행성에서 어느 날 갑자기 밤이 되어버리는 내용으로 상권에서는 밤이 되지는 않았지만 밤이 되기 이전까지의 내용을 그리고 하권에서는 아마도(읽어보질 못했으니 아마도 이외에는 별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밤이 된 이후를 그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SF치고는 별로 어렵지 않으며 처음에는 다소 느리게 읽히다가 중반 이후부터는 빠른 전개를 보입니다. 태양이 여섯 개인 행성인지라 사람들은 늘 태양이 떠 있는 것에 익숙하므로 그 행성의 사람들에게 어둠이란 가장 무섭고도 불길한 존재입니다. 태양이 하나밖에 없는 지구에 사는 우리로서는 참 가소로운 사실이나 (우린 그들이 무시무시하게 생각하는 어둠이 내리면 무시하거나 눈을 감고 코를 골아버리지요) 그들에게는 세상이 캄캄해지는 것은 그야말로 눈앞이 캄캄해지는 일대의 사건이라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는 출발합니다.

이 책은 한참 바쁠 때 띄엄띄엄 읽었으나 주인공이 많고 주인공 별로 조금씩 씌여져 있기 때문에 내용 연결에 별 무리는 없습니다. 이 책이 쓰인 연도가 천구백 사십년대라서 그런지 여기에 나오는 과학적 지식은 중학교만 나와도 쉽사리 이해가 가는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촌스럽지 않음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대단한 상상력이 뒷받침되어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책은 과학서적만 읽었기 때문에 다른 소설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너 스페이스를 영화로 재밌게 보았던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다른 책들도 재미나지 않나 싶습니다. 앞에 언급했다시피 워낙 오래 전에 쓰인 SF라서 SF매니아를 충족시키기는 어렵다고 보여지지만 저처럼 초짜들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인류의 과학적 발명품들은 거의다 SF소설을 토대로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짝짝 맞아떨어지는 세상이지만 이 책에는 별다른 것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와 조건이 다른 행성이 등장할 뿐 광선검이랄지 날아다니는 로봇은 없습니다. 등장하는 생명체도 인간과 다른 점을 거의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발견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모든게 다 같은데 행성만 다르고 빌어먹을 대신 이런 어둠같으니라구 라고 말하는 것, 어둠을 모른다는 것이 다릅니다.

굳이 돈주고 살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상권 막판을 읽다보면 하권이 몹시 읽고싶어지는 책임에는 분명합니다. 세계관의 설정 같은 것은 신화에도 여러 번 등장했던 것으로 신의 심판에 의해 세상이 멸망하고 또 다른 세상이 그 위에 생긴다는 뭐 그런 내용입니다. (우리 인간들도 노아의 홍수로 사라졌느니 아틀란티스가 있었느니 하듯이 말입니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 SF매니아에게는 시시하겠지만 비기너들이 읽기에는 좋은 책입니다.
*읽으며 함께 하면 좋은 음식 : 한 개의 커다란 소보루빵과 여섯 개의 모닝빵 이유- 하나의 행성과 여섯 개의 태양을 표현해 볼 수 있다. 책을 읽다가 과일을 깎는 번거러움을 감수하겠다면 한알의 사과와 여섯 개의 귤 혹은 한 덩이의 수박과 여섯 개의 복숭아등의 응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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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 비틀어 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제가 알기로 움베르토 에코는 무지 똑똑하고 (기호학자에다 미학자, 역사학자, 철학자..라고 해도 주눅이 드는데 그가 구사할 줄 아는 언어가 8개인가 9개인가 하는 지점에 다다르면 난 왜 살며 뭐 하며 살았는가 하는 심각한 회의에 빠지기도 합니다.) 또한 시니컬한 사람입니다. 그의 소설이나 추기경과의 대담집 무엇을 믿을 것인가를 보면 그는 너무 똑똑해서 신 조차 믿고싶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가장 움베르토 에코의 인간적인 냄새를 맡았노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그의 다른 책을 읽다보면 너무너무 잘나 보이기만 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제하더라도 이 책은 흥미롭다의 약 세제곱쯤 된다는 표현을 쓰고 싶군요.

후에 발표된 책이 다소 두꺼움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면 하루만에 무리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사실 그의 책은 분량과 상관없이 하도 어려워서 하루 안에 읽으면 머리에 쥐가 나지만 이 책들의 경우 손에 쥐가 나긴 해도 머리에 쥐가 날 일은 없습니다. 소설도 칼럼도 에세이도 아닌 것이 다소 묘한 장르의 책이긴 하지만 읽는데 투자하는 시간이 절대 아깝지는 않습니다.

*도라짱의 스무자 평 : 세상에 안티를 걸고픈 사람들이 키득거리며 읽기 좋은 책. 절대 책값과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
*읽으며 함께 하면 좋은 음식 : 아이스크림 이유- 이 책에 먹는 방법이 등장한다. 물론 훈제 연어도 등장하지만 동네 슈퍼에서는 팔지 않으며 책에서는 결국 연어가 상해서 먹는 방법이 나와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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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 비틀어 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일단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좀 화를 내시리라 생각되는군요. 절판된 책을 왜 소개하는가? 그러나 걱정 마십쇼 열린 책들이 어떤 출판삽니까? 멀쩡한 책 절판시키고 양장본으로 다시 만들어 내는데는 일가견이 있는 곳 아닙니까? (얼마전 절판을 시키느라 남은 제고본을 할인해서는 교보에서 신나게 팔고 있더군요. 그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혹은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등등을 건진 이들이 상당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저 역시 그 무리중 하나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역시 이들은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을 절판시키고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며 화내는 방법'이란 책을 9천 5백원에 팔아먹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두 가지의 책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번역자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후자는 불어를 전공한 이세욱이라는 꽤 유명한 작자가 번역을 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사고나서 알게 된 것인데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은 이탈리아판을 영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을 한 것이며 후자는 이탈리아판을 프랑스판으로 번역한 것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자 이쯤해도 차이가 엄청날진데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영어판에서 번역이 약간 멋대로 번역이 되어 있다고 하는군요 (물론 바보..를 내는 이유를 대느라고 써 놓은 서평에 실린 글이기는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다지 제멋대로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후자를 소개하지 않고 연어를 소개하느냐...그건 제가 그 책을 먼저 읽어서 정이 더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때 너무 할 짓이 없어서 두 가지를 챕터별로 비교 해 가며 읽었는데 저는 어느 쪽 번역이 더 나은 것 같다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나름대로 다 장단점이 있는데 연어는 좀 간략한 면이 있고 세상의 바보는 이보다 좀 더 길고 자세합니다. 그리고 역주도 많이 달려있구요. 그러나 글의 맛으로 치자면 전자에 점수를 더 주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자를 구입한 이유는 연어보다 약 10개정도의 에피소드가 더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에서 참고한 두 서적이 우리나라판보다 3년인가 5년 정도 늦게 나온것이라 새로 추가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 책 소개를 좀 하겠습니다. 이 책은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나 철학의 위안, 장미의 이름으로, 소크라테스 스트립쇼를 보다, 스누피에게도 철학은 있다, 무엇을 믿을 것인가 등등을 조금 어렵다고 느낀 사람들도(저는 매우 어려웠습니다.) 아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무슨 잡지인지 신문인지에 칼럼을 쓴 것인데 다시 강조하지만 아주 쉽고도 재미있습니다. 아마 그의 책 중에 유일하게 책장이 휙휙 잘 넘어가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목은 주로 무슨무슨 방법인데 현대사회를 향한 혹은 타인을 향한 움베르토 에코의 고급스런 짜증내기 정도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고급스러운데다 매우 유머러스하기까지 합니다.)

연어와..는 책이 좀 얇은데 비해 세상의 바보..는 책이 무지 두껍습니다. 따라서 휴대를 하고 싶다면 연어를, 집에서 보고 싶다면 바보를 읽겠다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시다시피 연어는 절판되었습니다. (혹 인터넷서점에 재고가 남아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저는 이걸 교보문고에서 폭탄 세일을 할 때 푼돈 3천원을 주고 샀습니다. 바보는 거금 9천 5백원입니다.)

제 기억에는 몹시 재미나하며 (책을 읽다가 껄껄걸 웃을 정도의 재미) 읽었고 그것은 연어건 바보건 똑 같았습니다. 움베르토 에코식의 세상살기 라는 제목을 붙여도 무관할 듯 그는 온갖 세상사는 방법에 대해 적어놨습니다. . 그러나 책에 적힌 방법을 그대로 실천해도 되는가에 대해서는 그다지 확신을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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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
팀 버튼 지음, 윤태영 옮김 / 새터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값: 8,000(책의 두께에 비해 다소 심하게 비쌉니다. 그래도 하드커버와 그림도 있어서 용서합니다.) 지은이: 팀 버튼(영화감독 그 팀 버튼 맞습니다.) 옮긴이: 윤태영(별로 유명한 책을 번역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이 내용인지라 번역은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나 싶습니다.) 출판사 : 새터

이 책은 제가 알라딘에서 올해 초에 구입한 책입니다. 원래 팀 버튼 감독의 영화를 미친 듯이 좋아하는 저로서는 굳이 서점에 가서 확인을 하지 않아도 왠지 구입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산 것입니다. 뭐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입한걸 후회하지는 않지만 너무 비싼 가격과 얇은 책에 약간의 배신감은 느껴집니다. 책은 모두 125페이지 가량이며 크기도 아주 작습니다.

책은 그림 절반 그리고 글 절반으로 이뤄져 있는데 예고하건데 팀 버튼식의 유머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구입하는 것을 한번쯤 고려 해 보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글과 그림 모두 팀 버튼이 쓰고 그렸으며 그림에서 그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인 <크리스마스 악몽>을 떠올려 보는 것도 솔찮은 재미입니다.

그림과 글은 이보다 더 할랑한 편집은 없다의 정수를 보여주겠다는 듯 아주 야무지게 널널한 배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손목에 관절이 약한 사람들은 책장을 너무 빨리 그리고 자주 넘겨야함에 짜증이 좀 날 수도 있을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절대로 철학적인 혹은 문학적인 무언가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저는 이 책의 앞장과 뒷장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앞장: 8천원 짜리를 인터넷 서점에서 6천 4백원에 구입해서 기분 좋다 히오후 4시 30분
뒷장: 10분만에 다 읽을 수 있는 책이 세상에는 몇 권이나 존재할것인가? 오후 4시 40분
이걸 보면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인터넷 서점에서 사면 1,600원 가량 절약할 수 있다. 둘째 이 책을 읽는데는 약 10분이 소요된다.(활자 해독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속독법으로 읽는 이들에게는 다소 시간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책을 읽으며 반나절쯤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내볼까? 라는 생각으로는 이 책을 선택해서는 곤란합니다. 뒹굴거릴 틈도 없이 책이 다 끝나버리는 황당함을 경험하게 될 테니까요.

이 책은 정말 한마디로 뭐라고 소개하기가 곤란합니다. 지금 제가 쓴 내용이 어쩌면 책의 내용보다 조금 많을 수도 있을까봐 걱정이 되는군요. 이 책은 팀 버튼의 거의 모든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그의 팬이 된 다음에 읽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먼저 보고 그의 영화에 흥미를 느끼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팀 버튼 식의 한없이 우울하고도 유쾌한 농담 같은 책입니다. (정말 너무 빨리 읽어서 설마 내가 방금 책 한 권을 다 읽었을라구...에이 농담 말어...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팀 버튼의 광팬에게는 반가운 그러나 그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좀 우울한 책.
*읽으며 함께 하면 좋은 음식 : 드롭스 한알, 혹은 껌 한 개 이유-드롭스가 다 녹을 때까지 또는 껌의 단물이 빠질 때를 맞춰 책을 다 읽지 못했다면 시력이나 활자해독 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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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 이영애에세이
이영애 지음 / 문학사상사 / 200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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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영애라는 배우를 참 좋아한다. 다소 수줍은듯 말 하는 그이의 목소리도 좋고, 하얀 얼굴과 갈색 눈동자는 그녀를 이 세상사람이 아닌 마치 하늘에서 나풀거리며 내려온 천사처럼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단순히 그녀의 외모에만 기인한 느낌이기에 나는 그녀가 실제로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참 궁금했다.

물론 연예인이기에 여러 토크 프로나 잡지 인터뷰성 기사들이 넘쳐나게 많지만 연출되지 않은 방송은 없고 잡지도 내가 직접 인터뷰를 해 보니 얼마나 사실과 다른 말들이 들어가기도 하고 빠지기도 하는지 알게되어 신뢰하지 않는다.그러던 차에 이영애가 책을 썼다니 참 반가웠다.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책을 쓸 정도의 지적인면이 있다는 것이 좋았고 표지 사진이나 속에 담긴 사진이 너무나 아름답게 찍힌 그이의 연출된 사진들이 아닌 대부분 여행지에서 화장기없는 얼굴을 담은 사진이라 일단은 그녀가 썼을 것이라는 믿음이 갔다.

사실 책을 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보이는 연예인들이 책을 내서 간혹 읽어보면 대필을 했음이 너무 빤하게 보이는지라 나는 그녀가 정말 썼을까에 온 신경을 곤두 세웠음이 사실이다.이영애의 책을 읽으면 딱 한가지 생각이 든다.얼굴이 고운이가 마음도 고우니 정말 참 고운 사람이구나 하는..

책의 대부분은 그녀의 생각이나 느낌을 적은 에세이지만 뒷편에는 일반인보다 외국나갈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그녀의 여행담들이 있어서 마치 어릴적 먹던 아이스크림속에 덤으로 들어있던 껌을 만나는 마냥 즐거웠다.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이 책을 사므로써 나도 불우한 이웃을 간접적으로나마 도왔다는 것이 참 맘에 들었다. 그녀는 착하게도 인세의 전부를 이웃들을 돕기위한 성금으로 쓴다고 한다. 그래서 좀처럼 남을 돕기가 쉽지않은 우리 일반인들에게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셈이다.

이영애는 일반적으로 얼굴 예쁜 여자 연애인들은 머리가 좀 비었거나 책을 많이 보지는 않을것이라는 편견을 단박에 일축시킨다.그녀의 책을 일고 있노라면 참 많은 생각을 하고 또 배우고 느끼려고 애쓰는 한 사람의 인간을 느끼게 된다.비록 어딜가나 시선을 받고 사생활이 없는 연예인이지만 내면에는 무언가를 채우려고 또 되도록이면 남을 도우려하는 착한 마음을 지닌 사람냄새 폴폴 나는 인간인것이다.

사실 큰 기대를 하고 본 책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한참 잘 나가는 여배우라 몹시 바쁠 것이고 책을 쓰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니 조금쯤은 소흘하니 대충 썼을거란 생각을 했었다.) 책이 생각보다 훨씬 두꺼운것에 또 사진이 그리 많지 않은것에 약간은 안도감을 느꼈었고, 편안한 문체로 인해 술술 잘 읽히는 책이었다.더구나 끝 부분에 보면 그녀가 이 책을 2년에 걸쳐 준비하고 썼다는 것이 놀라웠다.2년이면 꾀 긴 시간인데 간혹 데뷔한지 몇달 안되는 가수들이 책을 내곤 하는것을 봐온 나로서는 여간 신뢰가 가는 부분이 아니었다.

이 책에는 그리 대단한 사상이나 철학. 혹은 지식이나 큰 재미는 없지만 잔잔한 맛이 느껴진다.마치 화려하지 않은 그녀의 외모처럼 말이다.분량에 비해 비교적 수월하게 읽히는 책이라 읽기에 부담이 없고 그녀의 목소리를 대부분은 기억 할 터이니 읽으면 마치 그녀가 옆에서 말을 하는듯한 착각도 기분좋다.

별로 머리 아프지 않은, 가볍되 따뜻한 책을 읽기를 원한다면 이영애의 <아주 특별한 사랑>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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