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영애라는 배우를 참 좋아한다. 다소 수줍은듯 말 하는 그이의 목소리도 좋고, 하얀 얼굴과 갈색 눈동자는 그녀를 이 세상사람이 아닌 마치 하늘에서 나풀거리며 내려온 천사처럼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단순히 그녀의 외모에만 기인한 느낌이기에 나는 그녀가 실제로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참 궁금했다.물론 연예인이기에 여러 토크 프로나 잡지 인터뷰성 기사들이 넘쳐나게 많지만 연출되지 않은 방송은 없고 잡지도 내가 직접 인터뷰를 해 보니 얼마나 사실과 다른 말들이 들어가기도 하고 빠지기도 하는지 알게되어 신뢰하지 않는다.그러던 차에 이영애가 책을 썼다니 참 반가웠다.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책을 쓸 정도의 지적인면이 있다는 것이 좋았고 표지 사진이나 속에 담긴 사진이 너무나 아름답게 찍힌 그이의 연출된 사진들이 아닌 대부분 여행지에서 화장기없는 얼굴을 담은 사진이라 일단은 그녀가 썼을 것이라는 믿음이 갔다.사실 책을 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보이는 연예인들이 책을 내서 간혹 읽어보면 대필을 했음이 너무 빤하게 보이는지라 나는 그녀가 정말 썼을까에 온 신경을 곤두 세웠음이 사실이다.이영애의 책을 읽으면 딱 한가지 생각이 든다.얼굴이 고운이가 마음도 고우니 정말 참 고운 사람이구나 하는..책의 대부분은 그녀의 생각이나 느낌을 적은 에세이지만 뒷편에는 일반인보다 외국나갈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그녀의 여행담들이 있어서 마치 어릴적 먹던 아이스크림속에 덤으로 들어있던 껌을 만나는 마냥 즐거웠다.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이 책을 사므로써 나도 불우한 이웃을 간접적으로나마 도왔다는 것이 참 맘에 들었다. 그녀는 착하게도 인세의 전부를 이웃들을 돕기위한 성금으로 쓴다고 한다. 그래서 좀처럼 남을 돕기가 쉽지않은 우리 일반인들에게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셈이다.이영애는 일반적으로 얼굴 예쁜 여자 연애인들은 머리가 좀 비었거나 책을 많이 보지는 않을것이라는 편견을 단박에 일축시킨다.그녀의 책을 일고 있노라면 참 많은 생각을 하고 또 배우고 느끼려고 애쓰는 한 사람의 인간을 느끼게 된다.비록 어딜가나 시선을 받고 사생활이 없는 연예인이지만 내면에는 무언가를 채우려고 또 되도록이면 남을 도우려하는 착한 마음을 지닌 사람냄새 폴폴 나는 인간인것이다.사실 큰 기대를 하고 본 책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한참 잘 나가는 여배우라 몹시 바쁠 것이고 책을 쓰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니 조금쯤은 소흘하니 대충 썼을거란 생각을 했었다.) 책이 생각보다 훨씬 두꺼운것에 또 사진이 그리 많지 않은것에 약간은 안도감을 느꼈었고, 편안한 문체로 인해 술술 잘 읽히는 책이었다.더구나 끝 부분에 보면 그녀가 이 책을 2년에 걸쳐 준비하고 썼다는 것이 놀라웠다.2년이면 꾀 긴 시간인데 간혹 데뷔한지 몇달 안되는 가수들이 책을 내곤 하는것을 봐온 나로서는 여간 신뢰가 가는 부분이 아니었다.이 책에는 그리 대단한 사상이나 철학. 혹은 지식이나 큰 재미는 없지만 잔잔한 맛이 느껴진다.마치 화려하지 않은 그녀의 외모처럼 말이다.분량에 비해 비교적 수월하게 읽히는 책이라 읽기에 부담이 없고 그녀의 목소리를 대부분은 기억 할 터이니 읽으면 마치 그녀가 옆에서 말을 하는듯한 착각도 기분좋다.별로 머리 아프지 않은, 가볍되 따뜻한 책을 읽기를 원한다면 이영애의 <아주 특별한 사랑>을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