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 내가 대학생이 막 되었을 무렵이었을 것이다. 평소 연예인에 열광하는 타입이 아닌 우리 자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광할 수 밖에 없는 그룹이 있었으니. 바로 Blur와 OASIS이다. (나는 Blur를 여동생은 OASIS를 좋아했었다.) 내가 블러를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도 음악이지만 보컬인 데이먼 알반의 그 심드렁한 얼굴 때문이었다. 여동생이 오아시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눈썹형제들의 기행 및 자기가 좋아하던 비틀즈의 계보를 잇는 그룹이었기 때문. 아무튼 우리는 각자가 좋아하는 그룹이 더 낫다며 매번 헛소리로 시간을 떼우곤 했었다.
나는 그저 블러의 뮤직비디오를 녹화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재주가 남달랐던 여동생은 오아시스의 그림도 그리고 그들의 로고를 그대로 그리기도 했었다. 그리고 언젠가 오아시스가 한국에 내한공연을 오면 자기는 꼭 금복주를 양 손에 들고 퍼 마시며 (그들은 공연중에 음주를 하기로 유명하다.) 한국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했었다.
이 그림은 오아시스의 눈썹 형제중 리엄을 그린 것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오아시스의 그림인데 어쩐지 할랑한 이 그림이 마음에 든다. 소 뷰티풀의 카테고리에 넣기는 좀 거시기하지만 넣을 데가 없어서 그냥 여기다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