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은 모델하우스가 아니라 실제로 동네주민인 언니가 살고 있는 집이다. 완전 살림집같은 내 집과 달리 언니의 집은 '사람이 저렇게도 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만한 공간이다. 물론 우리집의 경우 보증금 500으로 쳤을때 관리비 포함 집세가 48만원짜리 투룸이고. 언니의 집은 보증금 500으로 칠때 관리비 포함 70만원짜리 집이긴 하지만. 그 안의 내용물도 천지차이이다. 이 집에만 다녀오면 내 집은 뭐랄까. 너무나 초라해 보인다.



집 안의 전체적인 풍경이다. 저기 통창 보이는가? 거기 가려진 벽 안에. 왼쪽에는 수납장이 있고 오른쪽에는 붙박이 책상이 있는데 밤에 야경을 보면서 뭔가를 끄적이면 죽인다.



왼쪽에 보이는 것은 파티션인데 시디를 수납할 수 있다. 오른쪽에는 앤틱한 선풍기가 보이는데 몸체가 동으로 되어 있어서 겁나게 시원하다. (플라스틱 날개랑 동으로 된 날개는 힘도 다르다. 거기다 동은 열도 잘 안받는다. 따라서 오래 틀어놔도 뜨신바람 따윈 나오지 않는다.)



창가에도 역시 같은 파티션이 있다. 인터넷에서 구입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수입이 안된단다. 저거 어떻게 못 만드나? 무척 부러운 아이템이다.



통 창 앞에는 이렇게 생긴 등나무 의자도 있다. 왼쪽으로 식물이 보이는데 그 받침대는 도자기로 된 코끼리다. 사실 나는 저런 도자기로 된 동물 따위를 누가 사나 싶었는데 놔두고 보니 나름 괜찮다. 저 등나무 의자는 초록의 아주 예쁜 색인데 아래에 뭔가를 끼우면 흔들의자로 또 빼면 그냥 의자로 사용이 가능한 멀티 아이템이다.



언니의 침대 맡에는 이런 달력이 있다.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그 앞에는 커다란 장식용 유리 접시에다 물을 채워놓고 조개나 소라 껍데기 그리고 작은 자갈에 나뭇잎을 띄워놔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말 언니는 감각이 대단하다.



이건 얼마전 언니가 허브힐즈에 가서 2만원에 건진 매우 섹시한 자태의 촛대이다. (여인이 이고 있는 저 바구니 속에 향초가 들어있다.) 사실 저 여인은 뒷모습이 더 죽여준다.



침대의 모습. 침대 위에 저 장식장 보이는지... 정말 어여쁘지 아니할수가 없다. (원래 이 집에 딸려 있는거다.) 거기다 언니는 향수를 올려놨다. 향수가 정말 많기도 하다. 하긴 나도 한때 향수를 모았으나 친구년들이 하나씩 가져가고 지금은 달랑 2개 뿐이다. (침대 왼쪽으로 위에 올렸던 섹시한 인형과 달력이 보인다.)

정말이지 단 하루를 살아도 이런 집에서 이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혼자 살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거의 다 이런 집에서의 삶을 꿈 꿀 것이다. 하지만 이게 보통일이 아니다. 얼마나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지 모르며, 돈 또한 수억 깨진다.(아는 사람은 다 안다. 살림에 들어가는 돈은 옷사고 가방사고 신발사는거 못지 않다는걸 말이다.) 언니는 살림살이를 사 모으는게 취미라서 아직 뜯지도 못한 살림살이가 벽장에 가득하다. 언닌 필요할때마다 사는게 아니라 지금 안사면 안되겠다 싶은 물건이면 당장 꺼내서 쓰지 않더라도 꼭 사 둔다. 나도 살림살이 사는걸 무지 즐기는 인간이긴 하지만 솔직히 언닐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

나와는 취향이 약간 다르지만. 아무튼 이 집은 상당히 마음에 든다. 물론 나라면 좀 더 심플하게 꾸미겠지만... 언닌 꽃가라도 좋아하고 무엇보다 이국적인 분위기 즉 휴양지 분위기를 상당히 좋아한다. 언니의 취미는 여행인데 주로 섬쪽을 좋아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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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7-28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미모로우시던 그 분, 무진장 부지런하시기까지 하신가 봐요! 저렇게 집 해 놓으려면 좀 부지런한 거 가지고는 안 될 텐데 말예요. 그리고 센스도 정말 대단하시네요.
제 취향은 플라시보님의 미니멀 쪽에 더 가깝지만, 청동 선풍기, 그 옆의 시계, 그 아래 함, 그 아래의 종과 재떨이... 전부 마음에 드네요.. @ㅂ@) b
저 여인네도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플라시보 2005-07-28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흐흐. 그죠? 정말 저렇게 해 놓고 살려면 어지간히 부지런해서는 택도 없습니다. 사실 저 처럼 게으른 인간은 죽었다 깨어나도 힘들 뿐더러 가난해서 돈도 없죠. 하하. 아무튼 미니멀하지 않은 것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 언니입니다. 취향이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그쪽으로 고수의 향기가 느껴지면 얼마든지 감탄해 줄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구요. 흐흐.

하루(春) 2005-07-28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메라가 좋은 건가 봅니다. 하긴 100만원이 넘는다고 했으니.. 저 달력이랑 촛대 크기가 작은 거였군요. 참 분위기 좋습니다.

mannerist 2005-07-28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저 CD수납장. 매너가 머릿속으로 전개도 그린 거랑 와꾸가 95%일치하네요. 신기해라. ㅎㅎㅎ 안그래도 나중에 적절한 공구리만 갖춰지면 목재와 경첩으로 짜맞춰보려고 했는데, 이제 완벽히 '와꾸'가 나옵니다. 어여 만들어 my gear에 올려야겠네요. 헤헷... 매너가 공구리 완비하는 나이를 서른 전으로 잡고 있는데, 그전까지 어떻게든 쇼부를 봐야겠습니다. 구경 잘 했어요. ^_^o-

플라시보 2005-07-28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네. 저처럼 사진을 아주 못 찍는 아해도 저걸로 찍으니 어쩐지 드라마틱한 사진이 나오더군요. (촛대 사진이 마음에 들어요^^) 분위기 정말 좋죠? 저런 집에서 살면 안먹어도 배부를것 같아요. 흐흐.

mannerist님. 오호. 내 그럴줄 알고 댐시 찍어 올렸다는거 아닙니까? 흐흐. 적절한 공구리 갖춰지면 제가 꼭 주문하렵니다. (원가에 해 주신단말 아직도 유효한가요? 호호) 님은 가구같은거 만들어도 되게 잘 할것 같아요. 부업을 하심이 어떤가요? 매너네 마춤가구. 주문제작 가능. 원하시는 어떤 모양도 공구리가 있는 한 만들어 드립니다. 하하^^

mannerist 2005-07-28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태양문구 개점만을 기다리겠습니다. 태양문구 부설 매너공구리 작업장 ㅎㅎㅎ
음음... 안그래도 요즘 회사 월급이 시원찮은데, 식칼 거꾸로 물고 작두라도 잘 갈아 타고 방방 뛰면서 친구분 로또 대박을 기원할까요? ^^;;;

비로그인 2005-07-28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환상입니다. 내 평생 언제 한번은 저렇게 이쁘게 꾸며놓고 살수 있으려나? -_ㅠ

플라시보 2005-07-28 0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nerist님. 하하. 기다리십쇼. 태양문구 내면 너굴님, 수니나라님, 진우맘님, 검은비님, 그리고 님. 이렇게 다 섭외할껍니다. 하하^^ (작두얘기 너무 웃겨 배잡고 뒹굼^^)

가시장미님. 히히. 저도 저렇게 꾸미고 살 날이 올까 싶습니다. 정말 예사롭지 않죠? ^^

BRINY 2005-07-28 0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부지런하지 않은 제 주제를 잘 압니다. 그냥 보고만 갑니다.

마늘빵 2005-07-28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런거 말구라두 그냥 단칸방이라두 제 집이 있었음 좋겠습니다. 풉.

플라시보 2005-07-28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흐흐. 저도 부지런하지 않아서 언제나 보고 감탄만 합니다. (다만 실물을 보면 더욱 더 환장하지요. 히히

아프락사스님. 저도 처음에는 원룸에서 친구와 산 적도 있습니다. (무려 3명이서 살았는데 8평이라죠? 길진 않았지만 정말 숨막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