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지인이 살 집을 구하러 다니다가 우연히 이 집을 발견하게 되었다.

보자마자 너무 아름다운 그 자태에 한눈에 반한 나는 언젠가 꼭 다시가서 사진을 찍으리라 마음먹었었다.

그리고 오늘아침 일어나자 마자 준비를 해서 사진을 찍었다. 좀 더 잘 찍었으면 좋으련만 워낙 실력이 없는

지라 그 집의 100분의 1도 분위기를 표현하지 못한것 같아 안타깝다.

하지만 집은 정말 좋았다. 나무와 고풍스런 인테리어. 거기다 그 모든 것들이 세월을 지내느라 적당히 낡아

서 내는 분위기는 다른걸로는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을 주었다.

원래 나는 상당히 현대적인 분위기의 건물을 좋아하지만 이 집 만큼은 마음에 쏙 들었다. 주거용 공간으로

쓰고 싶다기 보다는 별장이나 작업실로 쓰면 딱 좋을것 같다.


건물은 총 3층짜리인데 지하에도 집이 두 개가 더 있었다. 그래서 총 여덟가구가 살 수 있게 되어있다.


건물을 들어가는 입구는 이렇게 되어있다. 왼쪽의 담은 이 집을 가로막고 바로 앞에 건물이 있기 때문에 생긴 담이다. 이렇게 멋진 집이 그냥 네모난 멋대가리 없는 건물에 가려있다니 안타까웠다.


건물을 들어가는 입구에서 건물을 올려다본 모습이다.


건물의 왼쪽 아래이다. 저기도 집이 보인다. 마당이 전부 벽돌로 되어 있어서 실제로 보면 되게 고풍스러워 보인다.


건물의 문 하나도 이렇게 모양을 내었다.


각 가구의 문도 이렇게 나무로 되어있다. 이런 원룸식 건물의 문은 다 쇠로된 천편일률적인 모양인데 나무로 되어 있어서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 든다.


건물은 전체적으로 체광에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저렇게 계단에도 길게 창이 나 있다. 유리는 좀 얇아 보였지만 햇볕이 건물 전체에 골고루 들어와서 보기 좋았다.


계단의 나무도 하나하나 신경을 쓴 것 같다. 고만고만한 대리석 계단만 보다가 저런 나무계단을 보니 참 신기했다. 걸을때 소리가 좀 나는게 흠이긴 하지만 말이다.


운이 좋게도 빈집 하나를 발견해서 내부를 구경할 수 있었다. 문을 열면 신발 벗는곳이 있고 그 앞에 바로 저렇게 왼쪽으로 보이는 유리문이 하나 있다. 그리고 정면으로 주방이 보였다. 주방의 창 정말 끝내준다. 싱크대도 모두 직접 제작을 한듯 다 나무로 되어있다.


싱크대를 조금 가까이서 본 모습이다. 창을 열고 요리를 하면 무척 기분이 좋을것 같다. 왼쪽에 보이는 문은 욕실문이다.


주방 옆에 바로 보이는 방의 모습이다. 바닥도 모두 마루로 되어있고 저렇게 길쭉한 창도 있다. 작업용으로 보이는 선반과 나무 의자도 있었다.


선반이 있는 옆쪽 벽에는 저렇게 큰 창이 있다.


창은 이런 모양이다. 문을 열면 발코니다. 정말 창이 너무 멋지다. 벽 위에서 아래까지 연결된 창은 진짜 꿈의 창이다.


이 집은 형광등 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창과 욕실문. 주방이 한꺼번에 보이는 모습이다.


싱크대가 너무 특이해서 다시 한번 볼 수 밖에 없다. 저 빨갛고 강렬한 색을 보라.


욕실 세면대의 모습이다. 역시 예사롭지 않다. 긴 창이 나 있어서 햇살을 받으며 세수를 할 수 있다. 벽은 앞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 (주방의 창쪽 벽 역시 기울어져 있다.)


건물 문을 닫고 나서는데 아쉬웠다. 그래도 된다면 저 집에 반나절쯤 머물면서 사진기가 아닌 내 눈에 사진을 찍고 싶었다.
건물 계단에 핀 꽃마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지나가면서 아무도 밟지 않기를 바란다.

이 집을 구경하는 내내 나는 어딘가에 홀린사람 같았다. 정말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것 처럼. 시공간이 멈춘 어딘가에 뚝 떨어진 기분이었다. 할수만 있다면 저 건물의 집 한칸을 작업실로 쓰고 싶다. 그런날이 올까? 그렇게 사치스럽고 호화스러운 날이 내게도 올까? 앞으로 우울한 날이면 저 집에 초콜렛을 사 들고 찾아가야겠다. 아무도 날 몰라도. 저 건물은 날 기억할꺼다. 왜냐면 내가 진심으로 좋아했고 진심은 통하니까 말이다.  (원래는 사진 카테고리에 들어가야 하지만 소 뷰티풀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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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5-04-20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집이 공동임대주택이란 말입니까? 와우!

플라시보 2005-04-20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네. 전세는 2,800만원이구요. 월세로 돌리면 28만원이라는군요. 정말 환상적이죠?^^

BRINY 2005-04-20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환상적이네요. 서울에서 그 정도 전세 얻으려면 좁다란 반지하밖에 안될텐데 말이죠.

가을산 2005-04-20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 덕분에 영감을 받고 갑니다.

날개 2005-04-20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진 집이군요..!+.+ 저런 집에 살고파요..! 전세 2800만원밖에 안하다니..ㅠ.ㅠ

플라시보 2005-04-20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그러게요. 서울은 집값이 비싸도 너무 비싸요. 물론 임금이 지방보다는 높긴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좀 심하게 비싼듯 싶습니다.

가을산님. 앗. 어떤 영감인가요? 저런 건물 하나 올리시려구요?^^ (알라딘에는 왜 이렇게 재벌들이 많은거야.) 나중에 어떤 영감인지 말씀해주세요. 궁금해요^^

날개님. 그러게요. 월세로 돌리면 28. 지금 제 머릿속에는 어디서 다달이 30만원만 생기면 좋겠다입니다. 그럼 저 집을 얻어서 작업실 할텐데... (살기는 좀 거시기 한것이요. 창들이 너무 얇아서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또 창이 너무 많아서 무지 더울것 같아요.)

mannerist 2005-04-20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그야말로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로군요. 저런 집에서 사랑하는 우리님과 별장삼아 쓰면 딱 좋겠다는 거. 뻘생각 맞죠? ㅜㅡ

치니 2005-04-20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최근 투룸 찾기에 혈안이 되어 이사를 서두르는 저를 괴롭히시는군요.
이 집을 본 뒤론 왠만한 집은 성에 안 찰 거 같아서 , 원.
대구로 이사가면 될까요. 흑흑

stella.K 2005-04-20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림에 떡이네요. 나 혼자 가뿐하게 살면 환상이지만...저런 곳에서 정말 살고프군요. 흑~

플라시보 2005-04-20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nerist님. 하하. 정말 예쁜 집이죠? 완전히 주거공간으로 쓰기에는 손이 좀 가겠지만 님 말마따나 별장으로 쓰면, 거기다 사랑하는 우리님과으~~ (아. 느끼한 훈아오빠) 하하하^^

치니님. 히힛. 여기가 아무래도 서울보다는 많이 싸죠. 집도 옷살때랑 비슷한것 같아요. 마음 딱 먹고 돌아다니면 보이지 않는데 생각없이 스쳐 지나갈때는 마음에 드는게 마구마구 보이죠. 부디 발품 조금 팔고 좋은 투룸 구하시기 바랍니다.

stella09님. 흐..정말 저런곳에는 혼자 가뿐하게 살아야 환상일것 같아요. 저는 이미 보통 가정집 못지않게 가구들이 크고 많은지라 (혼자산지 10년이라 어지간한 살림집 부럽잖습니다.) 저 집에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갈껍니다. 저런건. 아주 가벼운 짐 몇가지만 가지고 살아야 딱일것 같아요. 저기 살림이 꽉꽉 들어차면 어울리지 않을것 같아요. 으. 정말 그림의 떡입니다. 님에게나 저에게나...쩝

2005-04-20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5-04-20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 어쩌죠. 제가 주소는 안 가지고 있는데... 일단 위치 설명 해 드릴께요. 경신고등학교 아시죠? 경남타운 사거리. 거기 가시면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있거든요.(버스 정류장이랑 가깝고 길가에 있어서 금방 찾을껍니다.) 그 편의점 골목 안으로 들어가시면 4거리가 나와요. 거기서 오른쪽으로 꺽어서 10미터 정도 걸어가시면 저 집이 나옵니다. 수성구 범어2동이구요. 집 이름이 미래타운인가? (정확하지 않아요. 집에 팻말이 있지는 않고. 그냥 거기 우편물 보고 알아낸거거든요) 혹시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다시 말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