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렸을때 나는 영화 속에서 남자 주인공들이 양복 품에서 꺼내어 마시는 저 휴대용 술병이 너무나도 가지고 싶었다.


무슨 술을 휴대용 병에 넣어가지고 다니면서까지 마셔야 하나 싶었지만 그래도 그들이 피우는 굵은 시가와 함께 저 휴대용 술병을 한모금 들이키는 포즈에는 뭔가 모르게 낭만이 깃들어 있었다.


한국에서는 나는 한번도 저 휴대용 술병을 들고 다니는 남자를 보지 못했다. 어쩌면 내가 못 봤을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영화에서 저 술병이 가장 감동적이었을때는 리빙 라스베가스에서 여자 주인공이 알콜 중독자인 남자 주인공에게 휴대용 술병을 선물했을때가 아닌가 싶다.


처음 만났을때 남자가 여자에게 그런다. 술끊으라는 얘기만 하지 말라고.


여자는 남자의 그런 마음을 너무도 잘 헤아리다 못해. 급기야는 휴대용 술병을 선물하기 까지 한다. 알콜 중독자에게 휴대용 술병을 사 준다는건. 빨리 퍼마시고 죽으라는 소리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그녀는 정말로 그를 사랑하고. 그래서 그가 사랑하는 것 마저도 그래도 인정을 해 주는 것이다. 자고로 사랑하면 그래야 하지 않을까? 내 마음에 들도록 혹은 세상 잣대에 비추어 보았을때 똑바르지 않은 부분을 뜯어 고치려고 하는게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해 주는것. 현실적으로는 조금 불가능 한 일이지만 멋있기는 더럽게 멋있는 사랑이 아닌가 싶다. 근데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위해서 변화할수도 있고 또 상대방을 좋은 쪽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에이 잘 모르겠다. 휴대용 술병 얘기하다가 왜 이쪽으로 빠졌을까? 삼천포도 이런 삼천포가 없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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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magic 2004-12-01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실적으로 하다고 믿습니다. 저는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 모두 약간의 중독성은 있지만...
그것이 옳은 일이 아닐 때는 그냥 말없이 사랑으로 지지해 주는 것 - 술병을 사주는 것 처럼요-. 만으로 정화가 될거라고 믿습니다. 가능성도 충분히 보았구요.

물론 그렇게 하기 힘들긴 하겠죠. 왜냐면 혹시나 이걸 받는 그 사람이 알콜 중독이 되거나 죽어버리거나 하면 어쩔까 하는 또는 이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데....나중에 홀로 남으면 어떻하지 등등등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상이 만들어낸 두려움 때문에요.
하지만 두려움은 두려움 뿐이고......

받는 사람이 주는 사람의 말없는 지지를 힘으로 만들어 스스로 변화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그런 방식의 사랑은 받을 자격이 조금은 없고 , 어쨌든 그럼 으로 인해 알콜 중독이 원인이 되어 죽어도 충분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 사람 눈에는 알코올이 더 좋았을 뿐이니까 알콜과 죽을 이유 충분하지요.
설사 그런 일이 있더라도 옆에 있다는 이유로 쓸데없는 앙탈은 안 부렸음 좋겠습니다. 술이 좋아 내가 좋아 ? 선택해 뭐 그런 따위의 유치한........
왜 ? 바로 자신이 선택한 사람이니까요....


플라시보 2004-12-01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weetmagic님. 흐... 그건것 같네요. 그사람의 선택마저 존중해 주는것. 그것도 사랑의 한 방법인것 같습니다. 설사 그게 알콜중독이라고 하더라도요. 님 말씀처럼 내가 좋아 술이 좋아 혹은 날 택하던지 아님 술을 택하던지의 강요는 어찌되었건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남녀 사이건 인간 관계건 오래 가려면 일단은 편해야 하거든요.^^

mannerist 2004-12-01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매너는 저기에 커피 넣어서 가지고 다니면서 마십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바지 뒷주머니에 찔러넣은-이러면 겨울에도 일정 온도는 따뜻하게 유지되지요-저녀석 꺼내들고 입에 물면 꼭 주변에 '젊은놈이 벌써부터...'라는듯, 한심하기 그지없다는 눈빛으로 찔러보시는 어르신들 꼭 몇몇씩 있답니다. 그거 즐기는 것도 은근히 재밌답니다 -_-;

플라시보 2004-12-01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 저기다 커피를 넣어 다니시다니 참으로 기발하십니다.^^ 그리고 따뜻한걸 넣으니 정말 보온 효과도 있겠군요. 그리고 님은 술이 아닌 커피를 마시는데 단지 통 모양만 보고 사람들은 '젊은놈이 대낮부터..??' 하는 눈빛으로 보는것도 재밌네요^^



보슬비님. 흐..감사합니다. (삼천포로 빠지는걸 좋아하시는군요^^)

marine 2004-12-01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커피를 저기다 넣으면 보온 효과가 있겠네요 저는 심각한 커피 중독인데 테이크 아웃은 나같은 사람을 위해 생긴 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길거리 가면서도 마십니다 앞으로 저도 한 번 이용해 봐야겠네요 그런데 이거 정말 삼천포로 빠진 기분인데요?

mannerist 2004-12-01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매너 탓입니다. -_-;;; 아, 그리구요... 저 통 자체는 보온 효과가 없습니다. 그저 쇠로 만튼 통이라 금방 식어버려요. 그렇지만 대개 바지 뒷주머니 - 남자 청바지 뒷주머니에 딱 들어갑니다 -에 껴놓고 다니면 내용물의 온기를 36.5도 정도로 유지할 수는 있습니다. 어떤 날씨에서도. 장갑 잊고 나온 날 가끔 꺼내면 온기. 를 느낄 수 있답니다. 근데, 대개 여자바지는 뒷주머니가 작아서 이건 안될지도 모르겠군요...


아, 그리고... 예전에 수업할때 저거 꺼내놓고 마시면서 하다가 고용주에게 취중수업한다고 의심받은 적도 있답니다. -_-;


플라시보 2004-12-01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 저도 님이 말씀하신 그런 의미의 보온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흐흐. 그리고 취중수업이라...님은 오해에서 그쳤지만 저는 진짜로 점심먹고 반주로 쏘주 한잔 걸치고 수업들은 기억이 얼큰하게 떠오르는군요.

nugool 2004-12-01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의 커피병 목격했지요. 흐억 했다가.. 에개~~ 했다지요? ㅋㅋ 그래도 저 병은 멋집니다요.

2004-12-01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2-01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4-12-0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굴님. 문제의 그 커피병을 목격하셨군요. 흐흐.^^ (근데 혹시 커피를 가장한 술 아니던가요? 하하)

nugool 2004-12-01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맛을 보진 못했어요.. 커피라고 확신하면 안되겠군요. ㅋㅋ

2004-12-01 1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4-12-01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굴님. 그럼요. X인지 된장인지는 찍어 먹어봐야 아는거지요.^^

2004-12-01 2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nnerist 2004-12-01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맘같아서야 커티샥(가격대 성능비가 탁월하여 군생활 당시 애용) 내지는 젝다니엘(매너가 심하게 열광하는 양줍니다)을 매일같이 넣어다니고싶죠. 그렇기만 하다면 반팔차림으로 눈보라 맞으며 싸돌아다니다가도 입안에 한모금 털어넣고 우워워~ 하면 추위가 싹 가시지 않겠어요? (원래 러시아에서 저런 용도로 쓴다고 하더군요. 물론 도수 70도 이상의 보드카-_-를 넣어서 말이죠. 헤헤... 그나저나... 이거 매너 알라딘 마을에서 신용도가 이거밖에 안되던가요 ㅜㅡ)

흰 바람벽 2004-12-02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나두 리빙라스베가스 영화가 생각났는데요. 술병을 선물한거 보고서 정말 진심으로저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어찌나 슬프던지...

저는 술은 못하지만. 술병 요거 괜찮네요. ^^;;

플라시보 2004-12-02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흰 바람벽님. 술을 못하시는군요^^ 그래도 저 술병은 꽤 탐나지 않습니까? 흐흐. 술이 아니라 매너님처럼 커피를 담아 다니더라도 말입니다.^^

거닐기 2004-12-02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등산을 좋아하는 저는 산에서 봤지요 그래도 저리 멋지구리한 것은 못봤구요. 저두 하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정상에서 저 술병을 꺼내 마시면 크아~~

플라시보 2004-12-02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닐기님. 알딸딸하게 취해서 산 정상에서 아래를 바라보면 신선이 된 듯 할것 같은데요?^^ 전 게을러서 워낙 몸 움직이는걸 싫어하는지라 등산을 좋아하진 않지만 산 정상에서 보는 세상은 멋질것 같습니다.

플라시보 2004-12-02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쥴님. 흐흐 이 글을 보고 낼부터 님 집에 휴대용 술병이 차례로 배달되는거 아닐까요?^^ 저 역시 말씀하신 장면을 무척 좋아합니다. 감동적이기도 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