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사이드 MBA
마이클 매지오 & 폴 오이오 & 스콧 셰이퍼 지음, 노승영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경제학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한다면 크루그먼이나 맨큐 등 유명한 학자들의 책들이 먼저 생각나기 마련이지만, 원론적인 책들은 일반인에게 다가가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기도 합니다. 게르트 기거렌처의 지적처럼, 현대과학의 흐름은 인문학 논문에서마저도 수학적, 과학적 방법론이 도입되어 각종 수식과 그래프로 채워지는 실정입니다. 경제학 역시 마찬가지로 방대한 이론과 수학, 그리고 그래프는 경제학을 다가가기 어려운 학문으로서 바라보게 합니다. 일반인들은 전문가들의 지식이 필요하지만 전문가들은 점점 고도화되어가기 때문에, 전문가와 일반인의 간격을 이어줄 수 있는 학자의 책들이 어느 때보다도 가치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쉬우면서도, 재밌어야 합니다.《로드사이드 MBA》는 그런 요구를 잘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세 명의 경제학자, 마이클 매지오, 폴 오이어, 스콧 셰이퍼는 보스턴 경제학 학회에 참석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들린 신발가게에서 뜻하지 않은 경험을 합니다. 아마도 경제학은 제대로 배우지 않았을 것이 분명한 신발가게 직원과의 대화에서 성과급, 제품 차별화, 경쟁력 등 다양한 경제, 경영적인 면을 찾아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 대화가 경제학 학회보다 두 배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합니다. 소상공업의 전략 과제가 대기업들의 전략 문제 못지않게, 혹은 그보다 더 흥미진진하다고 생각한 세 명의 경제학자는 자동차 여행을 겸한 경제학 탐방을 시작합니다.

체육관 이름을 '여성을 위한 피트니스 타임'이라고 짓기만 하면 여자들이 알아서 등록할 거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핏타임이 여성에게 어필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특징으로는 청결, 금남, 다양한 피트니스 수업, 놀이방 등이 있다. 핏타임이 이런 특징을 갖추면 고객들에게는 이곳을 선택할 분명한 이유가 생긴다. - p.84

경제, 경영의 목적은 다양하고 효과적인 전략이 왜 성공했는지를 이해하고 상황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끄집어낼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을 경제학적 이론 토대로 체계화해 결국 더 나은 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다양한 사례나 데이터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기업과 시장이 처한 상황에 따라 해결법이 다른 경제, 경영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때문에 세 명의 경제학자가 직접 발품을 팔고자 하는 행위는 효과적입니다. 재무 제표 그 이상의 것이 현장에 있기 때문입니다. 세 명의 경제학자는 넓은 미국 대륙 곳곳에 있는 소상공업을 직접 탐방해 사업 규모에 대한 이야기, 진입장벽에 대한 이야기, 제품 차별화에 대한 이야기, 가격 책정에 대한 이야기, 브랜드를 관리하는 방법, 직원을 채용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법 등을 이야기합니다.

"1990년대에 이미 반스앤노블과 보더스 같은 대형 서점이 등장하기 시작했죠. 코스트코 같은 할인점이 생겼고요. 그 때문에 특정 분야의 책 판매에 타격을 입었어요. 그쪽에서는 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30퍼센트나 대폭 할인해서 팔았거든요." 당연히 우리는 이렇게 물었다. 독자들이 선댄스에서 계속 책을 사도록 베스트셀러를 할인해보았느냐고 말이다. 크리스틴은 할인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오히려 효자 상품이던 베스트셀러를 매장에서 대거 철수했다. - p.278

책에서 나오는 다양한 사례들은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일련의 해답을 말하고 있습니다. 동네에서 빵집을 하던 사람 앞에 모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등장할 경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어떤 시설에 투자할 것인가, 가격은 얼마나 올려야 하는가,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가, 직원들에게 얼마를 주어야 하는가 등의 이야기들은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봉급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세 명의 경제학자들은 자칫하면 딱딱해질 수 있는 이런 이야기들을 쉽고 재미나게 이야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인간미와 유머까지 곁들임으로써 도로 위의 여행에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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