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시대 - 누가 세계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가?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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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에 가난이 줄어들기는 커녕, 더 가난해지고 있는가? 저자는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의 경험을 토대로 그 이유를 선진국들, 세계 유수의 대기업이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은연중에 선진국에 살고, 대기업의 이윤창출만을 옹호하며 다른나라를 경제적으로 착취하는 구조를 외면하는 사람들 또한 원인임을 암시합니다.

40여년전 만성적 영양실조로 고생하는 사람은 4억명이였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8억 5400만명이 되었습니다. 18억명이 극빈층이 되었고, 전세계인구의 33%는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가난과 기아가 줄어들기는 커녕 더욱 늘어났습니다. 그렇다면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할수 없다는 우리네 속담이 옳은 것일까요? 저자는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유엔 개발계획 2006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850억 달러씩 10년간 투자한다면, 지구상의 모든 사람은 기초적인 교육과 의료, 영양, 식수, 위생 시스템을 보장받을수 있다고 합니다. 대인지뢰 퇴치에 20억, 민주기구 건설에 20억, 핵무기 체제 해체에 70억, 인구증가 방지에 105억, 영양실조와 기아 퇴치에 190억, 빈민퇴치에 200억,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49개국의 부채 탕감에 300억이 든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 세계는 커피 소비를 위해 700억 달러를 쓰고 있으며, 군비 지출액은 7800억달러를 쓰고 있습니다.

부채 해결은 기아를 퇴치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입니다. 부채를 갚기 위해 공립학교나 병원, 사회보험 등의 사회투자에 소요되야 할 예산이 없어지며 부채의 멍에는 가난한 사람들만이 짊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왜 잘사는 국가가 49개국의 빚 탕감에 돈을 써야 하느냐는 질문을 가질수 있습니다. 그 이유중 하나는 현재 부채로 고통받는 나라의 대다수는 2차세계대전 당시 식민지 상태의 시스템을 이어받았기 때문이며, 독립 이후에도 선진국들의 실정에 의해 독재국가가 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일반인도 한번 빚에 허덕이면 헤어나오기 힘들듯이 국가도 마찬가지여서 또다른 대출을 위해 국영사업 민영화 등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그로인해 더욱 빚을 지게 됩니다. 이러한 빚이 단순히 약한 국가에만 있는것은 아닙니다. 97년 외국의 투기자본이 태국을 공격했고, 태국은 엄청난 빚을 졌으며 공장 수천개가 문을 닫았습니다. 세계11위의 경제대국 브라질은 국가총생산의 52%에 달하는 외채를 안고 있습니다.

추악한 부채라고 부르는 것이 있는데, 르완다의 경우 전 정권이 투치족과 후투족 80~100만명을 학살하기 위해 대량의 벌목칼을 포함한 무기들을 프랑스,이집트,중국 등지에서 샀습니다. 이런 집단학살을 위해 프랑스는 끝까지 무기를 공급했고 그 무기값은 약 10억달러라는 외채로 남았습니다. 그후 자신의 부모와 자식을 죽인 무기값을 지불할 도덕적 의무감을 느낄수 없었던 새 정권은 부채 상환 무효를 요청했지만, 세계은행은 르완다를 위협함으로서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그에 반해 이라크를 점령한 연합군측은 이라크의 부채는 추악하며 빚을 탕감해줄것을 주장했습니다. 그다지 영양분이 없는 국가의 외채는 탕감해주길 거부하지만 부자나라가 지배하게 된 국가의 부채는 추악하며 값지 않아도 된다는 이중성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가난한 나라의 부채를 탕감하면 세계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거라는 주장에 저자는 2007년 증권위기때 3조달러가 증발했지만 전세계 금융시장은 버텼는데 가난한 나라의 부채는 3조달러의 1%에 불과한 부채를 탕감해준다고 해서 타격은 오기 힘들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당신들은 구호를 받는 가난한 자들을 원하지만, 나는 가난이 없어지기를 바란다. - 빅토르 위고  

정부간의 부채 뿐만 아니라, 농업시장의 독점, 신약, 유전자변형 경쟁 등을 통해 세계의 기아를 확산시키는 거대한 영구적 법인이라 불리는 거대 다국적 기업 또한 예외가 아닐수 없습니다. 500개 기업의 생산은 전세계 생산의 52%를 차지하고 있으며 신기술, 전자, 첨단기술의 독점권을 지니고 있습니다. 신약의 경우 포장 디자인이나 색깔 등만을 바꿔서 출시하는 에버그리닝이라는 형태로 독점권을 무한히 지속시킬수 있습니다. 또한 1975년부터 2000년까지 출시된 1393개의 신약중 선진국 외의 국민들이 주로 걸리는 병에 대한 약은 16가지에 불과한 약의 치우침 현상이 심각합니다. 물론 그 이유는 단 한가지, 이윤이 크지 않다는 이유입니다

네슬레 농업담당 국장 한스 조허는 커피가격 폭락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농가들에 대해서 무한한 연민을 느끼며 그들을 돕고 싶어한다. 그는 가히 현기증이 날 만한 제안을 서슴지 않는다. 현재 지구상에는 커피 생산자가 2500만명쯤 되는데, 이들 중에서 적어도 1000만명은 "기꺼이 사라질 것을 수락해야 한다" 는 것이 그의 제안이다. 바꿔 말하자면, 시장을 정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조허는 남아도는 인간들에게 '사라질' 것을 권유한다. - p.176

저자는 프랑스 혁명 이후 20세기까지 발달한 과업을 말합니다. 정치적 민주주의, 탈식민지화, 여성차별 완화, 생산력의 발달 은 우리에게 큰 빛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경제전쟁 이후의 부작용은 너무나 심각한 수준에 와있다고 지적합니다. 세계의 부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더 빠른 속도로 극빈층이 증가하고 있으며 기아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이 너무나 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고 말합니다. G8 정상회담의 중심주제는 민간투자보장, 특허권의 범보편성 보장 등이며 기아 같은 문제는 의제로 상정되지도 못하고 있지만 G8회담에 반대하는 41개국의 15만명의 사회단체, 시민단체, 종교단체, NGO 가 세미나, 공개 토론 등을 통해 부채와 기아난민, 식수공급 등 가난한 자들을 위한 토론을 하는것을 보며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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