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지음, 강수정 옮김 / 김영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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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인도의 최하층 신분인 달리트 출신의 나렌드라 자다브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실상 책은 나렌드라 자다브의 부모님인 다무와 소무의 일기이며, 바바사헤브에 대한 내용입니다. 인도가 영국에게서 독립하던 시기에 카스트 제도의 변화를 요구하는 바바사헤브와 그에 감명받은 다무와 소무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갔는지를 일기를 통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다무와 소무의 계층은 카스트의 4단계, 사성제의 노예계층인 수드라 계층보다도 낮은 아웃카스트, 불가촉천민입니다. 1950년 인도헌법은 불가촉천민의 폐지를 선언했지만, 아직도 뿌리깊은 카스트제도의 차별은 남아있습니다. 그에 대항해 불가촉천민 계급의 해방을 이끈 인물로 바바사헤브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빔라오 람지 암베드카르 박사는 뛰어난 학자이자 인권운동가로, 훗날 인도정부 초대 법무장관을 지내게 됩니다.

다무는 전형적인 달리트로, 그의 역할은 마을의 하인 역할입니다. 가축의 시체를 치우고, 귀빈의 방문을 노래로 찬양하며 신발을 신을수 없고, 오로지 남이 주는 음식을 빌어먹는것만이 허락된 노예입니다. 그런 그가 살던곳에서 도망쳐 일자리를 구하던중 얻게된 바바사헤브 운동단체에서의 일은 그의 자긍심과 인권을 향상시켰고, 그로인해 부모님과 아내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충돌을 겪게 됩니다. 그는 변함없이 바바사헤브가 주장한 인간의 평등에 대해 주장했고 결국 그의 아내인 소무 또한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버리게 됩니다.

다무와 소무는 신에게 의지하지 않게 되면서 삶은 변화했습니다. 여전한 계급차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자식들을 교육시켰고 그 결과중 하나로 저자인 나렌드라 자다브처럼 세계적으로 영향력있는 사람을 만들수 있었습니다. 신은 불가촉천민들에게 있어서 족쇄에 불과했습니다. 삶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신에게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신을 내치는 것임을 다무와 소무는 삶을 통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일기를 바탕으로 씌여졌기 때문에 읽는이로 하여금 몰입도가 굉장히 뛰어납니다. 다무와 소무라는 한 가정이 노예계급에서 인권을 깨닫고 사회활동을 하고 참정권을 행사하고 종교를 바꾸는 과정이나 개인적인 결혼이나 직장을 얻었던 일, 다투는 일 등을 보며 우리네 1950~70년대즈음 가정도 이러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금은 당연스레 생각하는 시민의 권리, 남녀평등, 계급평등, 종교의자유 등이 이루어질수 있었던 과정을 느낄수 있기에 매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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