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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심리학 - 생각의 오류를 파헤치는 심리학의 유쾌한 반란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한창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3일의 금요일은 정말로 불운할까? 사람들은 세탁된 대량학살자의 스웨터와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수도 있는 개똥이 묻은 스웨터 중 어떤 것을 입을까? 이런 실험들을 심리학 교수가 한다고 자신을 소개한다면, 당장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볼 것입니다. 이런 연구들은 주류 심리학이라 부르기엔 행동주의 과학의 정통적인 길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연구들도 우리의 생활방식과 사회구조에 대해 중요한 사실들을 일깨워줄 수 있는 진지한 연구들입니다.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에서 우리 생활의 숨겨진 힌트를 찾는 재미는, 괴짜심리학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매력입니다.
회사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금융점성가, 전문적인 투자전문가, 네살짜리 여자아이. 이 세명이 주식투자를 한다면 누구의 수익이 가장 좋을까요? 일주일이 지난 결과, 1년이 지난 결과 전부 승자는 네살짜리 아이였습니다. 네살짜리 아이가 선택한 투자방법은, 회사의 이름이 적힌 종이쪽지를 공중으로 뿌린 후 바닥에 떨어진 종이쪽지 중 아무렇게나 네 장을 집은 방식이였습니다. 어린아이의 승리에 충격받은 선Sun지는 이 결과를 보고 사람들에게 이런 조언을 합니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 사랑스러운 자식들이 중요하다" 이 여자아이의 사례 뿐 아니라 다섯명의 투자자와 올라라는 이름의 침팬지와의 실적비교, 다트로 고른 주식과 전문가들이 고른 주식의 수익률 비교에서 모두 침팬지의 선택과 다트로 골라진 주식이 승리했다는 사실은 분명 사람들에게 재미 이상의 교훈을 안겨주었을 것입니다
그런 연구가 무슨 소용이 있지? 이런 비판 때문에 괴로운 적은 없었다. 어떤 행동이든지 그 행동이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새로운 발상에 자극을 주며, 세상을 새롭게 보는 눈을 준다면 가치 있기 때문이다. - 스탠리 밀그램
애인을 구한다는 광고는 어떻게 하는것이 효율적일까요? 자신을 자세하게 묘사한 광고일까, 아니면 상대를 자세하게 묘사한 광고일까? 그 결과는 자신에 대해 70퍼센트, 상대에 대해 30퍼센트 정도를 할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이는 공개적인 광고 뿐만 아니라 자신을 어필하고자 할 필요성이 있을 때, 즉 맞선이나 소개팅 등에서도 효과적입니다. 독특한 것은 광고에 대해 상대 이성의 호감도를 예상한 부분인데, 여자들의 반응과 남자들의 예상은 꽤 높은 비율로 여자들의 반응을 예측했습니다. 그에 반해 남자들의 반응에 대한 여자들의 예측은 매우 낮은 확률을 보였습니다. 이런 패턴의 교훈은 여자들은 남자들이 무엇에 매력을 느끼는 지 알지 못하며, 그것은 남자들은 오직 여자의 몸에만 관심이 있으리라는 선입견 때문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즉, 여자들이 남자친구를 구하는 광고를 내고 싶다면, 광고를 써줄 남자부터 구하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걷는 속도를 측정하는 것은 별반 의미없는 행동으로 보이지만, 이 또한 의미있는 결론을 도출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삶의 속도가 빠를수록 사회는 불친절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존 달리와 대니얼 뱃슨이 한 연구였던 종교와 이타주의에 대한 논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90퍼센트의 신학생은 착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설교를 하러 바삐 가느라 착한 사마리아인이 될 수 있는, 눈앞에 있는 기회를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시간 압력이라는 상황 변수의 변화는 친절도의 차이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처럼 괴짜심리학에서도 삶의 속도를 측정했는데, 우체국 앞에서 사람들이 18미터를 몇초에 걷는지를 재는 실험이였습니다. 32개국에서 실시된 이 실험은 싱가포르가 1위를 차지했고, 중국, 미국, 독일, 스페인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실험과 비교해보면 갈수록 사람들은 빨리 걷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실험은 대단히 간단하지만, 어떤 의미론 여타 다른 실험들보다 우리에게 제시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세상에서 제일 웃긴 농담을 찾는 실험이나 여성 밴 운전자들은 대형마트에서 10개이상의 물건을 사고도 소량계산대에서 계산하고, 도로에서 속도제한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실험, 거짓말을 할때의 행동패턴, 처음 만난 이성에게 효과적인 말들을 알아보는 실험, 진짜 웃음과 가짜 웃음의 차이 등을 연구하는 이 특이한 괴짜심리학은 마치 가족들간의 저녁식사 시간에 여담거리로 활용되기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 저변에는 수많은 심리학 영역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으며, 일상생활의 저변에 깔린 비밀들이 매혹적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32개국의 사람들의 걸음걸이의 속도를 재는 실험에서 아쉽게도 대한민국은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 중 누구라도 마음만 먹는다면 이런 괴짜심리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단지 우체국 앞에서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초시계 하나로 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누구라도 특이하고 기발한 실험들에 참여할 수 있으며, 또 참여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인성과 휴대전화 벨소리와의 관계는? 교복과 학생들의 창의력의 관계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상식을 벗어나 삶의 엉뚱한 측면을 연구하는 것이, 오히려 삶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