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사진의 심리학 - 사진은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가?
마르틴 슈스터 지음, 이모영 옮김 / 갤리온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사진은 인간의 삶을 영구히 변화시켰습니다. 인간을 둘러싼 기술생태계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면, 사회와 개인의 존재 양식 자체를 다르게 규정짓게 됩니다. 비타없는 삶은 상상이 안가는 것처럼, 인간에게 있어서 사진이 없는 현실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사진은 많은 테크놀로지중에서도 인간에게 가장 근접한 것 중 하나입니다. 마르틴 슈스터는 사진이라는 매체와 현상이 심리학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사진심리학이라는 학문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은 다른 종류의 지각입니다. 프랑크에브라르가《안경의 에로티시즘》에서 안경이 단순히 사물이 아닌 인간의 확장이라고 언급한 것처럼, 사진 역시 인간의 시각적 지각을 확장합니다. 시지각은 경험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초점이 맞춰지는 부분만을 빠르게 인식합니다. 인간의 정보 처리 용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선택은 불가피합니다. 1826년에 최초로 등장한 이후, 사진은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 왔습니다. 사진지각은 인간이 시지각으로 인식하지 않은 부분을 인식하게 해 줍니다. 인간은 사진을 가지게 됨으로써 순간을 저장하고, 기억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눈으로 인식하는 방식을 사진이 보완해 줌으로써 사진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켰습니다. 사진은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며, 시간을 뛰어넘어 반복해서 회상함으로써 기억을 만들게 됩니다. 카메라는 여행자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여행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은 찍는 대상에 집중하기 때문에 그 장소를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누군가에게 사진으로써의 의미를 가집니다. 사진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소중해집니다. 사람들이 잘 보지도 않을 결혼사진을 찍는데 공들이는 것도 그 사진이 미래에 가질 가치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시각적 지식을 민주화합니다. 현대사회에선 누구라도 사진을 통해 중요한 이슈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우주에서 지구를 찍은 사진은 지구에서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경험의 지평을 확장시켰습니다. 전쟁과 관련된 르포 사진처럼, 사진은 백마디 말보다 더 즉각적인 반응을 사회에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진은 연상, 은유, 상징을 통해 의미를 시각화합니다. 사진은 곧 메시지이며, 이러한 광고를 잘 활용한 사람들중에는 독재자들이 있습니다. 독재자들은 사진을 통해 자신을 미화했고 연출했습니다. 인간의 시각적 인지는 학습된 기대감과 보이는 자극의 혼합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독재자를 인식할 때, 독재자 자신보다 사진들을 인식하게 됩니다. 사진은 진짜보다 더 진짜가 되는 것입니다.

탈근대 기술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적 측면은 인간과 기계의 직접적 결합과 융합의 심화, 인간 신체의 사이보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을 변화시켰던 사진의 테크놀로지도 이러한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구글 글래스와 같은 기술은 사진의 영향력을 더욱 확장시킬 것입니다. 때문에 미래에는 사진이 말해주는 심리학이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마르틴 슈스터는 심리학의 새로운 영역인 사진 심리학을 소개함으로써 인간 행동과 경험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