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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란 이름의 편견 - 인간의 외모를 바라보는 방식을 리디자인하다
데버러 L. 로드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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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 기회균등의 원칙, 개인의 존엄성 등의 가치가 부각되었고, 그것을 위해 인류는 차별과 싸워 왔습니다. 신분차별, 남녀차별, 빈부차별, 지역차별, 인종차별 등 많은 종류의 차별과 싸워 왔고 어떤 부분은 많은 성과를, 어떤 부분은 작게나마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적어도 차별을 크게 줄이진 못한 문제점도 그것이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는 공동체적 인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투쟁은 민주주의의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한 투쟁의 역사 속에서 외모차별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물론 외모로 인한 차별대우가 인간의 가장 심각한 편견인 것은 아니라는 것과 외모에 관련되는 노력의 긍정적인 측면, 즉 섹스 어필의 생물학적 역할, 미적인 고려에서 비롯되는 건강상의 혜택 등도 있음은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모를 터무니없이 중요시하느라 치러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큰 사회라는 것을 지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명과 직결된 헬스케어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장 급성장하는 의료분야가 성형분야라는 것이 과연 옳은지 묻고 있습니다.
매력적인 외모는 사회적으로 많은 이익을 가져옵니다. 취업도 잘되고, 승진도 유리하고, 보수 또한 많이 받습니다. 심지어 갓난아이들조차도 매력적인 외모를 선호합니다. 매력적이지 못한 외모가 끼치는 영향 또한 막대합니다. 못생겼거나 뚱뚱한 아이들이 경험하는 것은 사춘기부터 정신적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고, 자존감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이러한 것은 성인이 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모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 외모를 개선하는 것이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것은 역설적입니다. 외모에 대한 투자는 다른 형태의 소비보다 만족을 주기 힘들며 계속적으로 다른 문제점이 도출되는, 쾌락의 쳇바퀴 현상을 보이게 됩니다. 더군다나 매력적인 외모라는 기준은 자연적이 아닌 사회적 특징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연적이지 못한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많은 희생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현대인이 외적인 매력에 집착하기 때문에 생긴 부작용의 하나로 경제적 불평등의 악화가 있다. 패션, 메이크업, 헬스클럽, 살빼기 제품, 성형시술은 거저 얻을 수 없다.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
외모에 대한 기준은 여성에게 더 가혹합니다. 남자의 경우 나이를 먹더라도 숀 코네리의 경우처럼 60이 넘은 나이에도 섹시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는 반면, 여자의 경우 캐럴린 하일브런의 말처럼 남자들에겐 투명인간 같은 존재 취급을 받습니다. 남자들은 좋은 외모는 긍정적인 가치가 그대로 반영되는 반면에 여자의 경우 지나치게 매력적인 경우에도 좋지 않는 평가를 받습니다. 소위 블룹시 효과라는, 고위직 여성들의 지적 능력이 모자란다는 인상을 주는 경우도 있고 가슴이 커다라면 멍청하다는 속설까지 있습니다. 이러한 모순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외모와 관련된 시장에서 여성의 비율은 80~90%를 차지합니다. 이러한 외모에 대한 기준은 여성의 시간과 돈을 필요로 하며 건강상에도 큰 부작용을 낳습니다. 전통적으로 이러한 대가는 가끔 끔찍한 경우를 낳았는데, 중국의 전족, 여성 성기 훼손 관행인 할례, 서구사회의 코르셋, 치명적인 유독물질들이였던 메이크업 등이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도 무분별한 불법 성형시술, 비과학적인 화장품들, 스테로이드 등의 약품들, 여성들의 높은 하이힐 등이 대다수의 여성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런 희생에 가까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가 제시하는 미적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일련의 실험으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실제 인간들의 수많은 얼굴을 컴퓨터로 합성한 결과 보편적으로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 얼굴이 나왔다. 실제 얼굴 중에서 이 인공 얼굴과 같은 평가를 받은 얼굴은 하나도 없었다.이 연구는 다양한 인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음에도 결과가 무척 비슷해서 하나의 보편적 원칙을 추정해볼 수 있었다. 즉 우리가 한 인간, 혹은 전체 인간의 아름다움을 평가할 때 평균에 초점을 맞추고, 평균적인 것을 이상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절대적 미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 -《미의 기원》p.332
이런 외모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자는 주장에 대해 회의론자들과 반대론자들은 여러 주장들을 합니다. 체중이나 외모 지상주의는 사회적 불의라는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 미적인 구분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컨트롤하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 수많은 법적 소송이 생겨날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손해가 많을 것이라는 주장 등입니다. 또한 기업의 경우 고용자가 외모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주장할 권리를 가진다면, 기업은 그런 권리를 가질수 없느냐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비즈니스 위크의 칼럼은 이렇게 말합니다. "미녀들을 채용하고 싶다. 그게 뭐 잘못인가?" 하지만 그런 주장들을 살짝 바꿔보면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옴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백인만을 채용한다.' 고 하면 어떨까요? 외모에 대한 차별은 남녀차별, 인종차별, 연령차별, 종교차별, 민족차별 등과 같이 일어나는 포괄적 차별의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 결과의 폐해를 이해하기 힘듭니다.
이러한 차별금지 법제화에 대해 이런 반론이 있습니다. "그 어떤 법정이라도 매력이라는 것처럼 예측 불허의 대상에 대해 기준을 만들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외모로 인한 차별금지법은 소송 제기 폭발이라는 결과로 이어져 실로 엄청난 비용을 떠안기고 막상 정말로 부당한 차별의 금지법에 대한 지원을 잠식할지도 모른다." "또한 차별대우의 피해자가 법적인 구제책을 활용할 수 있을까? 내가 못생겼기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라고 말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그런 우려들이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오늘날의 법적 독트린과 사회적 관습 안에서 외모로 인한 차별대우를 참고 넘기는 경향을 정당화 할 수도 없다고 말합니다. 플레시 대 퍼거슨 사건처럼 흑인과 백인은 별개지만 동등하다고 한 판결은 그 당시는 치욕스러운 판결로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가장 훌륭했던 판결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을 예로 듭니다.
도덕을 어떻게 법제화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장애인보호법 등과 같은 법이 실제론 효력이 크지 않을지언정 사회 구성원들의 태도에 막강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음을 보여줍니다. 성희롱 또한 오랜 세월 이어져온 폐단이였고 성희롱금지법이 시행될 시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이였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성희롱에 대한 많은 인식이 변화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마음속에 굳어버렸다고 가정하는 편견조차도 사실은 법에 의해 얼마든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그것은 외모로 인한 차별 또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실제로 미국의 몇개 주 혹은 도시에서 외모차별금지법이 시행중이지만 비판론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전체주의적인 문제가 있지도 않고, 시민들의 반발이 심한것도 아니요, 수많은 소송에 휘말리지도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이러한 불의를 다 제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지만, 틀림없이 조금 더 개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개인들의 변화, 비즈니스와 미디어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외모를 단순히 심미적인 이슈가 아닌 법적,정치적인 이슈로도 취급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