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 51개의 질문 속에 담긴 인간 본성의 탐구, 동식물의 생태, 진화의 비밀
요제프 H. 라이히홀프 지음, 박병화 옮김 / 이랑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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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채식주의자로 태어났을까? 새의 깃털은 무슨 용도일까? 얼룩말의 무늬는 어째서 존재할까? 생물학자인 요제프 H. 라이히홀프는 이러한 흥미로운 관점에서 독자들을 호기심의 세계로 유혹할 뿐만 아니라 그것의 생물학적 의미를 넘어서 사회적 의미에까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자연에도 역사와 스토리가 있으며, 그러한 역사를 알수록 더욱 많고 다양한 질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간혹 등장하는 묵시록적인 녹색 이데올로기를 벌이는 사이비 상태학적 환경단체들에 대한 경고 또한 잊지 않습니다.

책은 51가지의 질문을 던집니다. 그중에는 '왜 사람은 머리에만 털이 났을까?' 처럼 단순히 자연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토막상식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반면, '강자는 언제나 이긴다는 말은 왜 맞지 않는가?' 와 같은 정보처럼 자연의 변화를 이해함으로서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것들이 사실은 편견이였음을 깨닫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동식물의 생태를 이해하고, 진화를 이해하며 더 나아가 인간 본성의 탐구에 다다릅니다.

지난 20년간 진행된 방식으로 열대우림이 계속 사라진다고 해도 어떤 형태로든 기후 변화 때문에 멸종되는 생물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인류의 오수보다 세 배나 오염도가 높은 비료의 과다 사용을 지금처럼 계속 묵인한다면 단 한 종의 동식물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에 직면할 것이다. - p.226

책이 던지는 생태학적 질문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TV에서 외래종인 황소개구리가 토종 생태계를 위협한다며 전국적 이슈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과연 외래종이 섞이는 것이 정말로 생태계의 문제인가? 이 땅의 소속이라는 구분이 과연 정당한가? 황소개구리의 사례에서 이런 질문을 던져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가장 다양한 생물 종이 서식하는 곳은 도시일까, 농촌일까? 인류가 환경을 보호한다며 진행해온 빽빽하게 나무를 심는 산림계획은 과연 숲에 사는 동물과 식물들이 원하는 방식일까? 와 같은 질문들은 종의 감소라는 현실에서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하천을 평가할 때는 오직 사람과 관련된 기준만 적용한다. 학술적인 조사의 목적은 물고기나 새, 조개, 잠자리, 작은 게의 생존환경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미역을 감을 수 있는 수준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지난 수십 년 동안 많은 수생동물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들에게서 생존환경과 먹이 자원을 박탈한 것이다. - p.215

1970년대 생태학그룹을 결성해 독일의 환경운동을 이끌었고, 세계자연보호기금의 의장단으로 참여하고 있는 저자는 동식물의 종이 위축되는 가장 큰 원인은 농업이라고 지적합니다. 질소비료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토양의 영양과잉 상태는 종의 다양성 면에서 명백히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하천을 관리함에 있어서 사람의 하수와 가축의 배설물을 완벽할 정도로 정화하고, 깨끗해진 하천은 아름다워졌지만 새들의 울음소리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인류의 선택은 자연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자연의 선택을 통해 깨달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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