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혼 돌 내낭 살이(한 달 살기)에

꼭 필요할 것 같지만 막상 가서 필요 없는 짐이 있답니다.

반바지 몇 개에 면티 몇 장이면 충분하다고.

긴 바지 한 벌과 운동화, 양말 한 세트는 필요하다네요.

뜻밖에 유용한 짐도 있습니다. 바다에 한번 다녀오면 아무리

털어도 옷에 모래가 남아 집안에 모래가 밟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청소기가 있으면 유용합니다. 아이들이 쓰는 작은 상도 좋은데,

밥상으로도 쓰고 아이들 숙제하고 일기 쓰는 책상으로도 좋다네요.


의견이 다양한 짐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그늘막 텐트인데요,

바다에 나갈 때 그늘막 텐트가 있으면 매번 파라솔을 대여하지 않아도

햇빛을 피할 뿐더러 탈의실을 겸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라는 의견.

반면 제주 해변의 경우 개인용 텐트를 칠 수 있는 해변이 많지 않다는 의견.

정작 그늘막 텐트가 정말 부러웠던 순간은 휴양림에 갔을 때라네요.

방충망을 내리고 바람이 솔솔 통하는 텐트 안에서 낮잠 자는 분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보였답니다.


저자 가족들도 뒤늦게 그늘막 텐트를 구입했으나 엄마 혼자

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텐트를 치고 걷기는 힘들다는 사실만 확인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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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내내! 혼돌내낭족

김윤양 작가 & 씨앤하우스 잠깐 인터뷰


어떤 분들이 오시나요?

아무래도 아이 엄마들이 많아요. 각자의 삶터에서 지극히 평범하지만

자잘한 고민을 안고 해답을 찾아오는 엄마들이지요. 소심한 아이, 표현이

서툰 아이, 또래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자연에서 실컷 놀려보면 어떨까 하고 큰마음 먹고 내려오는 거죠. 혼자 오는

사람들도 많아요. 로맨스 소설 쓰는 작가도 있었고 사진을 찍는 포토그래퍼

아가씨도 있었어요. 혼자서 신나게 다니는 사람들도 있지만 간혹 며칠째 집에만

머무는 분들도 있어요. 신경이 좀 쓰입니다. 힘든 일이 있나, 괜히 빵이라도

사가지고 찾아가게 되죠. "밥은 먹고 살아요? 하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혼돌내낭족이 있으신가요?

시골에 사시던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가 기억나요. 딸이 보내줘서 오신건데

집 구하는 문의가 왔을 때는 이미 성수기였어요. 방은 없는데 장문의 편지가

왔죠. 방울토마토, 딸기 농사 짓느라 평생 일만 해온 친정 부모님을 쉬게

해드리고 싶다는 내용이었어요. 계약 기간 끝난 집들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3주쯤 머물다 가실 수 있게 해드렸죠. 할아버지가 새벽마다 바닷가를 산책하고

돌아오곤 하셨는데 평생 이렇게 쉬어보긴 처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괜히 뭉클했어요.


다들 만족하시나요?

여름을 보내고 갔는데 겨울방학이 되었을 때 다시 오겠다는 사람,

이듬해 다시 와서 2년 연속 여름나기를 하고 가는 가족들도 있었어요.

만일 한 달 살이가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다시 오진 않았겠죠.


씨앤하우스 '혼 돌 내낭' 실험은 계속되나요?

사정상 외도 1동 씨앤하우스는 문을 닫았고요, 삼양 검은모래해변 쪽에

새 씨앤하우스를 지었어요. 외도 1동에서 제주 북서쪽의 아름다움에

눈떴다면 이번에는 북동쪽의 제주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 혼돌내낭은 '한 달 내내'의 제주 사투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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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저자가 자주 언급하는 곳은 제주의 숲입니다. 숲이 주는 맑은 공기,

신령스러운 기운들 속에서 그야말로 특별한 치유를 경험하죠.

엄마와 아이가 자신만의 세계로 실컷 빠져들 수 있는 동굴이자 멍 때림의 장소인 제주의 평상.

제주 허씨들은 결코 모르는 도민들이 숨겨둔 피서지, 서귀포 휴양림.

삼림욕, 야영, 드라이브가 동시에 가능한 보물 같은 곳이랍니다.

피톤치드 삼림욕, 편백나무 향기와 맑고 청아한 기운, 시원한 숲바람이 있는 절물 자연휴양림.

숲의 평상, 천연의 그늘막에 누우면 그간 힘들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흐릅니다.

유목민처럼 하룻밤을 보낸 초원의 게르.

겁이 많고 예민한 큰아이가 유일하게 자유로움을 느낀 대상은 바로 말이습니다.

말 한마디 못하고 쌓아뒀던 이야기들을 초원에서 말을 타며 털어놓는 것 같죠.

숲과 제주 바다를 오가다보면 누구나 시간이 모호해집니다.

시간은 더디게 흐르고 일상은 평온해지는 것 같습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아이에게 빨리빨리를 외치고 아침부터 밤까지 쉼 없이 일해도

시간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치던 워킹맘은 이곳에 없습니다.

 

제주에선 분명 24시간이 다르게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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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혼돌내낭』은 한 달간의 ‘제주 살이’를 통해

시나브로 쌓이는 가족의 사랑 여행 이야기입니다.

모든 감각이 되살아나는 바다,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는 숲,

영혼마저 채워지는 음식, 가족 모두가 즐거워지는 각종 체험 등의 이야기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은 후의 행복한 포만감에

진한 향의 아메리카노로 완성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관광지의 겉모습만 ‘구경’하는 것도 나름 좋은 여행이지요.

하지만 요즘엔 지역의 삶을 여행하는 것이 인기인 것 같습니다.

멋진 관광지도 당연히 즐기면서 동시에 현지인들 속에서

그 삶을 온몸으로 느껴보는 것이죠.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다거나,

어느 허름한 식당에서 숨겨진 맛을 만끽하고, 땀내 나는 전통 시장에서

상인들과 이야기하며 그 삶을 살짝 엿보기도 하는 것.

좀 힘들 수도 있지만 흘리는 땀만큼이나 감동은 배가 될 겁니다.

 

이 책이 여행과 함께 ‘살이’에 방점을 찍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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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돌내낭 : '한 달 내내'의 제주 사투리

* 혼돌내낭족 : 제주에서 한 달을 살거나 그러고 싶은 사람들

 

부침이 심한 방송가에서 휴가다운 휴가를 가질 수 없었던,

그래서 지쳐만 가는 현실을 격한 호흡으로

숨 가쁘게 살아온 워커홀릭 남편과 아내.

그렇기 때문에 두 아이에게 더욱 미안함을 숨길 수 없는

스스로를 50점짜리 엄마라고 부르는 저자.

이들에게 10년 만에 너무나도 감격스럽게 찾아온 휴가.

아니 단순한 휴가가 아닙니다. 숨구멍이지요.

앞으로를 살아가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쉼.

 

절박하고 목마르게 기다려온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즈음 부부에게 들려오는 무시할 수 없는 경종은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었던 것이죠.

일터에서 가정에서 나에게서 들려오는 적신호는

마치 깜박이는 신호등처럼 그들을 압박했다고 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절박함이었습니다.

부부는 그 절박한 호흡기를 두 아이에게 돌렸습니다.

엄마 아빠가 힘들었던 만큼 두 아이도 힘들었을 것이기에.

 

그리고 제주를 선택했고, 한 달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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