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래만에 지역 서점들을 다니고 있습니다. 새롭네요.

오래 전부터 얼굴은 익히 알고 있던 분들도 만날 수 있었지만

대부분은 처음 보는 분들이었습니다.

또 그 안에서 친하지는 않지만 반가운 얼굴들,

즉 영업자들 마케터들을 보고 인사할 수 있었던 것은

즐거운 덤입니다.

많은 분들이 책 산업의 생존을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편집, 영업, 디자인, 종이, 인쇄, 제본 또 서점에서 일하시는 분들, 저자들.

사실 이 분들에게 정당한 댓가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간적인 측면에서나 처우에 관해서나 기타 대부분의 영역에서죠.

저의 경우는 특히 그렇죠. '헌신'이라는 단어를 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제 얼마 후면 도서정가제가 실행됩니다. 희망을 줄 수 있을지,

또 다른 재앙이 될 지, 또는 별 일 없었다는 듯 평온할 지

두려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각 서점들도 그렇고

출판사들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고 하네요.

저야, 뭐, 그냥 지켜보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군요.

별로 편안하지는 않지만 대세를 따라야 겠죠.

대형 서점을 가끔 기웃거리기는 했지만 지역 서점은

정말 오래됐습니다. 거래가 없는 관계로...

오 년 전의 감회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하네요.

활기찬 서점도 보이고 다소 한적한 서점들도 보이지만

이 치열하지만 척박하고 그래서

더욱 불투명하고 불안한 시장에서

모두들 '안녕'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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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조차도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없고 존중할 수

없는데 그보다 더 복잡하고 커다란 가치를 어떻게

알아보고 존중할 수 있겠어?"

 

세잔은 그것을 위해 일생을 바쳤다.   109p

 

어쨌든 세잔은 사과의 본질을 그려내는 데는

실패했다고 합니다. 40년을 노력했는데도 말이죠.

하지만 그의 열정의 사과는 아직 남아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겠죠.

그런 의미에서 보면 세잔은 결국 성공한 것이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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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을 시작하려는, 이미 등록을 마친, 또 이미 첫책을 출간한 동료들이

주위에 있습니다. 별로 새롭지는 않은 흔한 일이죠.

저도 언젠가 그 흔한 일 중에 하나였을테니까요. 그때 저를 말리는 분들이 있었고,

지금도 그들을 말리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권하는 분들 보다는

말리는 분들이 더 많죠. 현실이 현실이니만큼.

사실 지금 저는 말리는 입장입니다. 현실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니빠졌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이 고난의 길을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담 삼아 송충이 이야기도 하고, 그럼 뭐하냐며 씩 웃기도 하지만

그들의 눈에서는 빛이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딱히 사명, 장인정신,

뭐 그런 것은 아니더라도 그냥 좋아하는 것이고 한번 해보고 싶은 겁니다.

두려운 마음으로 즐겁게 말이죠. 여기에 컨설팅 정신으로 숫자 따위를

들이대며 안 되는 백 가지 이유를 덧붙이는 건 이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알고 싶지도 않은 문외한들이나 하는 짓이죠. 제가 적기라고 생각했 듯이

그들에게는 지금이 적기인 겁니다. 최상의 조건은 아니지만.

그들에겐 왜 그랬냐는 걱정어린 헛소리가 아니라 용기와 확신이 필요합니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훈수의 고수일 뿐이긴 하지만

잘 될거라는 응원이 필요합니다. 아주 많이요. 이런건 희망고문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나름 전문가이고 나름의 가능성을 보고 뛰어드는 것입니다.

불나방 같은 존재들은 아니라는 것이죠

잔잔한 바다에서 여유있게 수영을 즐기는 친구들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갈릴리 바다에 불었던 광풍과 격랑 속에 휩쓸릴 것입니다.

그렇지만 노련한 어부처럼 잘 견뎌 주길, 무사히 헤쳐나오길 기도해야죠.

화이팅 하길 바랍니다. 진심으로요.

그나저나 기도 명단에 올릴 친구들이 늘어나네요.
내 코가 석 잔데..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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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의 시대. 우리 20대들이 이런 시대에 살고 있었네요.

저의 그 때를 생각해봅니다. 아니 저 보다는 저의 친구들이

적합하겠네요. 저는 뜻한 바가 있어 그런 경쟁에서 약간

비껴있었기 때문이죠.

그 때에도 토익토플은 강세였으나,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던

시대는 아니죠. 책에서 말하는 비교에 의한 우월감, 열등감이야

있었겠지만 가치관까지 지배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소득수준이 지금보다는 낮았기 때문에 바캉스라 일컫던 여름휴가는

그렇게 일반적인 것은 아니었고 하물며 휴가 때가 아닌데

여행을 한다는 것은..좀..

어쨌든 지금은 전 세대가 멘붕의 시대를 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기성세대가 혜택을 봤던 세대라고 하지만 그 원죄를 톡톡히

받고 있고, 그러니까 그 자기계발이라는 것은 지금의 4,50대도

마찬가지라는 것이죠. 조직에서 버티고 살아남으려면 말이죠.

지금 20대의 아버지, 엄마들의 현실입니다. 지금은 아이를 늦게 낳죠.

이들은 60대까지도 이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을 것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말이죠.

헤겔은 역사를 발달괴정으로 이해한다는 것 같습니다.

저도 막연히 대책없는 낙관으로 그 생각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막약 퇴보하는 것이 역사라면 지금 우리와 다음세대들은 불쌍해서 어쩝니까?

"왜 나를 나으셨나요?", "왜 태어났니?"가 농담이 아니고

점점 진담이 되가고 있는 두려움의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얘기해야겠죠. 희망고문이 아닌 진짜 희망을요.

돌파구를 마련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죠. 모든 세대가 머리를 맞대고

서로를 위하고 존중하며... 또 이런 뻔한 결말.
어쨌든 전 세대가 멘붕의 시대를 끝내고 정신차려서

서로 위하는 '생각'하는 시대가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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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역사, 조선의 역사, 로마의 역사..그런 역사가 아니라

그냥 역사 그 자체를 고찰한 책입니다.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철학적으로 좀 들어간 책이죠. 작은 문고본의 적은 분량이지만

담고있는 내용은 만만하지 않네요. 기억 안 나는 부분이...

쉽지만은 않군요.

인간이 동물에서 분리되는 기점이 어디인가?

언제부터 역사라고 봐야하는가?

대표적인 사상가들은 역사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등등의 질문들과 논거들이 나오고 매우 비판적으로 읽혀집니다.

자본주의, 사회주의, 수정자본주의.역사를 바라보는 시각,

즉 사관에 대해서도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보통 역사자료들이 충분하지는 않죠. 그렇기에 부족한 자료와

기록들을 해석하는데는 많은 시간과 공력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해석자의 시각이 중요한데요. 식민사관에 물들어 있거나

강자의 편에서만 해석하려든다면 심각한 왜곡이 있을 수도 있고

많은 오류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역사의 진짜 얼굴이 의도적으로

감춰질 수 있는 것이죠.

 

역사가 승자의 논리, 강자의, 이긴자의 기록이라고 치부하여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나 봅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균형잡힌 시각으로 민중의, 백성의 소리를 듣는

역사학자들도 있었겠죠. 지금은 어떨까요?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은 아닌지. 다른 쪽을 너무 몰아대는 것은 아닌지.

 

역사의 평가에 균형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삶도 균형이

잡혀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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