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나는 8살, 카카오 밭에서 일해요]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노동하는 아이들, 스스로 원해서가 아닌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등 떠밀리고 강요당해서 노동해야만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아니 그보다 더 가슴 아프고 미어지는 이야기들로 가득했던 책이었다. 그렇게 해서 생산되는 것들이 다이아몬드, 석유, 쵸콜릿, 축구공 등 정말 다양하더라. 이런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 가슴 아픈 일들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한동안 그렇게나 좋아하던 쵸콜릿도 먹기 싫어졌었다. 하지만 나 하나 그런다고 해서 뭐가 틀려질까…? 라는 생각에 우울해졌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보니 굉장히 기뻐졌다. 소파 방정환 선생이 이야기 했던가…? 아이들이 나라의 미래이고 주인이라고. 이 책은 바로 아이들을 위한 윤리적 소비에 관한 이야기이다. 윤리적 소비가 이루어짐으로서 야기되어질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아이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를 들어주고 있는 꼭 알아둬야만 하는 지식을 가득 품은 책이다. 하지만 어른들이 듣기에도 조금은 복잡할 공정무역이라든가 친환경 농법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아이들이 어떻게 읽을 수 있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은 바로 그런 아이들을 위해서 몇몇 어려운 단어들은 따로 글상자를 두어서 설명하고 있으며 각각의 내용들과 어울리면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그림들을 삽화로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 책을 보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 내용들에 대해서 설명을 할 때 적절한 여러 나라에서 실제 벌어졌던 사건이라든가 실제로 행해졌던 소비자 운동 등을 예제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이해가 될 수 있었다. 공정무역에 대해서 그냥 대충 의미만 알고 있던 나도 이 책을 흥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니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 책은 아이들이 읽는다면 책의 표지에 나와있는 “내가 물건을 잘 사야 지구가 건강해요” 라는 문구처럼 왜 물건을 잘 사야 되는 것이며, 물건을 잘 산다 라고 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이해하게 된 올바른 소비에 대한 지식은 아이들이 의지를 갖고 실천해나갈 수 있도록 세세하게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서까지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이런 지식을 가진 아이로 자란다면 우리 사회가 조금은 더 좋아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제는 “어린 아이들은 몰라도 된다!” 라는 어른들의 옛말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 것 같다. 나쁜 것에 대해 무조건 숨기고 알려주지 않는 것보다 올바르게 알 수 있도록 아이들을 돕는 것이 바로 어른들이 해야 할 일 같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올바른 지식을 전달해줄 수 있는 이 책으로 내 아이도 올바른 소비에 대해 일찍부터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어른으로 자라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