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는 처음 읽어본다. 게다가 자전거 여행기네. 얼마 전 TV에서 멤버들이 자전거를 타고 옥천을 여행하는 1박2일 프로그램을 봤었는데… 그때는 아, 그렇구나 저렇게 길지 않게 여행해 보는 것도 나름대로 즐거움이 있겠다 - 라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런데 이렇게 자전거 여행기 책을 읽어보니 생각보다 괜찮다. 자전거만 있다면 남편과 함께 당일치기로 근처 작은 시골길들을 탐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보다도 “이 두 바퀴로 대한민국 한 바퀴” - 라고 하는 자전거 여행기는 딱딱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여행기가 조금은 괜찮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해줬다. 읽어보면 문장들이 재미있고 게다가 여자 친구와 함께하는 여행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자유스럽고 장난스런 분위기가 책 속에 가득하다. 요새 사람들이 댓글이나 인터넷에 글을 올릴 때에 많이 쓰이는 ㅡㅡ; ^^; ㅋㅋ ㅡㅅㅡ 등이 문장 사이사이에 들어가 있어서 조금 어색하기도 했지만 작가가 만화가라서 그런지 문장력도 괜찮았고 군데군데 지루하지 않게 만화들도 같이 곁들여져 있어서 읽기에 어렵지는 않다. 그리고 딱딱 하루 분량씩 여행기를 일기 쓰듯이 구성해놨고 하루의 일기가 끝나면 끝에 그날의 지출내역까지 첨부가 되어 있어서 실제 그곳으로 여행갈 때에 참고를 해도 좋겠더라. 나처럼 아이가 하나 있는 주부 같은 경우는 좀 힘들겠지만 아직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 같은 경우 혼자라면 재미없을 터이니 여자친구나 남자친구와 함께 휴가나 방학 때 잠깐 여행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각 여행한 곳마다 자신이 들른 곳들을 사진으로 잘 찍어서 첨부해놨으니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하고 싶은데 어디로 어떻게 가봐야할지 모를 때에도 하나의 참고서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는 책이기 때문에 올컬러라서 가격은 조금 있다. 간간이 보이는 작가의 감상을 담은 한페이지를 꽉 차지하고 있는 사진은 사진 전문가가 찍은 것이 아니기에 조금 밍밍하지만 현장감은 있어 보인다. 그리고 책의 뒤쪽에 부록으로 자전거 여행을 위한 팁을 수록해놔서 실제 자전거 여행을 할 때는 그 부분을 주의해서 꼼꼼히 읽어보고 짐을 꾸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은 문장도 재미있고 독특한 그림체의 몽씨와 몽씨의 여자친구 꼬맹이를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왠지 모를 부러움만 가득 안겨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