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연속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를 보고있다. 게다가 이번 주에 본 공연은 두 개 모두 여성이 주인공인 연극이었다.
미란언니가 나오는 봉이김선달을 보느냐마느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결국 로렐을 보기로 했다.
- 미란언니 미안해요. 봉이김선달은 다음주에 볼께요.
로렐을 선택한 이유는 "조만간 영화관에서 사라질 것 같아서" 였다. 봉이김선달은 현재 박스오피스 1위이니만큼 최소 2주는 더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영화를 보면서 그리고 보고나서의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헐리웃 "로맨틱 멜로" 영화 + 성소수자 인권 투쟁 영화를 적절하게 섞어놓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 로렐과 스테이시가 처음 만나고 사귀고 결혼하고 로렐이 결국 죽는 모습은 전형적인 "로맨틱 멜로"영화였다.
- 아니 뭐 여성이고 성소수자고 뭐고 어쩌다 한 번씩 전형적인 "로맨틱 멜로" 영화 주인공이 하는 장면이 나오니 나의 웃음도 함께 나오네.ㅋㅋㅋㅋㅋ
- 내가 그런 것을 워낙 낯간지러워하는 성격이라.ㅋㅋㅋㅋㅋㅋ
- 사실 로렐와 스테이시가 함께 있는 장면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아마도 100% 게이클럽] 뒷편에서 로렐이랑 스테이시랑 키스하는데 동네 껄렁한 양아치가 돈 내놓으라고 오니 로렐이 총 뽑을 때. [스테이시 ; 데이트 할 때도 총을 가지고 나와요?]
- 로렐은 되게 아무렇지 않아하는데 스테이시만 겁나 당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극장에서 아무도 안 웃는데 왜 나만 웃기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렐이 경찰 파트너 데인한테 레즈비언인거 이야기하고 아프기 시작하면서부터 '성소수자 인권 투쟁'영화 소스가 슬슬슬슬 나오는데, 문제는 "법"과 "제도"가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지위를 가진 인간의 편견"과 "서비스 전달체계"임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언제만 반복되며,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 로렐에게 그녀의 죽음 이후 가장 중요한 문제는 스테이시가 자신의 파트너로 인정받고 다른 경찰 동료의 이성 배우자처럼 경찰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위원회가 이것을 가지고 이야기 할 때, 이 안건은 충분히 통과될 수 있었다.
- "왜?" 법적으로 동성 파트너의 권리는 이성간의 결혼제도보다 더 받기 어려운 것이고 그러기에 주법으로도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위원회는 "전통"과 "해석"의 차이 때문에 로렐의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성소수자 단체와 그 단체의 장 스티븐이 위원회에 와서 시위를 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영상을 만들어 제작하지만, 일이 해결되는데 중요한 역할은 데인이 했다.
데인은 위원회가 2-3개의 연금을 받고, 그 연금이 배우자에게 무리 없이 갈 수 있다는 것을 찾았고 이를 가지고 위원회가 압박을 느끼게 해서 로렐의 요구를 들어주게 한다.
경찰 내부에서 행동으로 동료를 설득한 것도 데인.
- 경찰 중에 "게이캅"(이름이 생각안남. 그냥 영어 대사 중에 자기자신을 지칭한 게이캅밖에 생각 안남)이 처음에는 자신이 불이익을 받을까봐 로렐의 상황을 외면하다가 늦게라고 움직이고 커밍아웃을 한 것도 데인의 역할이 컸다고 보고
- 경찰 중에 호모포비아 투치. 이 인간은 끝까지 위원회 공개 회의에 참여 안 한듯.
로렐은 equality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equality rights.
스티븐이 성소수자 단체와 동성결혼을 지지해달라는 영상을 찍자고 할 때도 동등한 권리(아니면 평등한 대우였나)라는 한글 자막과 함께 "equality"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equality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었다. equality.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외국인 노동자, 난민. special이나 unique한 특별한 대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equality,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원하는 것인데 많은 사람이 "권리"에 대해 "왜 특별대우를 받기 원하느냐"라고 한다.
"왜 특별대우를 받기 원하느냐"는 질문은 틀렸다.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질문이다. 이 질문을 하기 전에 "왜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 했느냐"를 우선 물어봐야 하는 것이다.
왜 우리 사회는 equality, 평등하거나 동등한 대우를 하지 않았느냐고 물어봐야하는거다. 왜 법에 나와있는대로 하지 않았느냐고 물어봐야하는거고.
로렐. 나는 강추합니다. 이것저것 다 빼고 나는 엄청 재미있고 즐겁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