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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의 봄 ㅣ 핵없는 세상을 위한 탈핵 만화
엠마뉘엘 르파주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 길찾기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어렸을 때부터 나의 기억속의 체르노빌이 살고 있다.
초등학생이었을 때, 어린이대상 환경관련도서를 읽게 되었고, 그 책에 체르노빌의 원전사고의 내용이 있었다.
기억이 이토록 선명한 건 그 책이 만화로 되어있었고, 너무나 현실적으로 원전사고에 대한 내용이 나와있기때문이 나이었을까.
이런저런 단편만화로 엮인 어린이용 환경책이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나에게 원자력이란 체르노빌이었다.
나란 사람도 한국의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되는 전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러한 사용 자체가 부끄럼을 주는 것이었다.
2011년 지진과 해일로 인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한국 고리원전의 사고가 잇다라 터지면서
1986년 벌써 20년도 넘게 지난 체르노빌의 사고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림그리는 이가 본 체르노빌의 2008년은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우크라이나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었다.
엠마뉘엘 르파주. 체르노빌에서 떠오르는 끔찍한 모습이 아닌 평범한 사람과 아름다운 풍경에서 내가 그린 이 그림이 과연 옳은 것이가하는 의문을 품게 된다.
원자력의 악행과 위험성에 대해 세상에 알리려고 체르노빌로 들어왔는데. 그가 그린 풍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과 평범한 삶 속에 묻혀버린 죽음과 절망. 누가 그것을 볼 수 있을까?
몇 년 전부터 사진을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작년부터 유기견을 주제로 작업을 하고 있다.
요즘은 지지부진하지만.
동물관련 사진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
유기견이 마무리되면, 로드킬 당하는 동물과 가축의 참상에 대해서 찍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원폭피해를 입은 동물도 찍어야 겠다. 인간의 욕심으로 자신의 삶을 읽어버린 동물들에 대해서.
체르노빌,후쿠시마. 히로시마 그리고 세계 각국에 았는 원자력 발전소 근처도 다녀와야겠다.
1년 2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평생으로 해야할 작업으로 생각하며 가야겠다.
나도 체르노빌에 가면 아름다운과 평범한 삶을 보게 될 것이다.
그 뒤에 있는 위험은 제대로 보지 못 할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온 것처럼, 봄, 여름,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오는 것 처럼.
아름다움과 황폐함, 그 두 이야기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며 사진을 찍어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