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김나연 지음 / 일레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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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제목이 강력해서 호기심을 자극시키지만 동시에 제목이 너무도 강력해서 차마 누군가 곁에 있을 때는 읽을 수가 없는 책, 모동섹. 모동숲은 알아도 모동섹은 몰랐던 내가 이제는 모동까지만 읖어도 모동숲이 아니라 모동섹을 떠올리게 될 것 같은 공감이란걸 했던 것 같다. 저자와 나이도 환경도 무엇보다 보다 더 찬란한 순간(이런 표현이 맞을라나)도 없었음에도 그냥 공감이 되었다. 기운없을 때 먹는 것으로 해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해서 그 음식이 같은 게 아닌거랑 같은 맥락이라면 좀 이해가 되려나. 누군가의 엄마가 되었고, 얼굴을 내보이는 직업을 가진 내게 모처럼 ‘말을 걸어주는 책’이라서 좋았다. 두서없이 그냥 적자면 내게도 동묘와 관련된 추억이 있다. 저자가 그랬듯 외삼촌을 따라 동묘를 처음 가봤고, 그곳에서 낡은 LP 부터 도무지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모르겠는 여러 부속품들을 질리지도 않고 구경했던 시절이 있었다. 성인이 되어 혼자 갔던 동묘에는 호빵맥이라고 불리는 오래된 맥을 15000원에 팔고 있었던 충격적인 현장도 보았었다. 지금은 아예 자취를 감춘 그 모델이 10여년 전에 온라인 카페에서 동묘보다 정확히 10배 비싼 가격의 거래되고 있었다. 그래서 동묘는 내게 ‘찾기만 하면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씁쓸하게 가만가만 저자를 쓸어주고 싶었던 이야기도 물론 있었다. 가족이야기나 유학시절 이야기보다 이상하게 더 맘이 쓰였던 이야기들.

현관문이 열리기만 해도 신경이 곤두서던 꼬맹이의 모습이 떠올랐고 나는 대상에 대한 아무런 준비 없이 함부로 사랑해대는, 사랑할 자격도 없는 인간임이 상기되었다. 75쪽

본가에서 키우던 개 말고 아파트에서 기르던 강아지가 있었다. 함께 웃고 뛰놀았던 녀석들보다 홧김에 방문을 쾅하고 닫다가 하마터면 크게 다치게 만들 뻔한 그 강아지를 떠올리게 했던 글이었는데, 읽다보니 다시 또 미안해지고 마음이 아팠다. 꼬맹이도 나의 강아지도 이제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 우리보다 높은 곳에 있을테니 부디 그곳에서는 산책도 많이 시켜주고, 승질내는 인간도 없었으면 좋겠다. 분위기를 이어서 또 씁쓸한 이야기들을 꺼내보자.

나는 연애만 하면 살이 쪘다. 만나면 하는 일이라곤 먹고 마시는 것뿐이었다. 지루했다. 물론 영화도 보고 전시도 갔다. 그래도 종국엔 우리 그래서 이따 뭐 먹지? 였다. 166쪽

하루도 같이 있어주지 않는 사람과 하루라도 같이 있어주는 사람이 있다. 전자를 택하자니 외로워져 후자를 만나는데, 그러다 보면 그 사람과 함께 죄책감과 자괴감이 삼종세트로 찾아오더라는 말씀. 184쪽


연애하면서 표정이 밝아지고 빛이나는 순간이 있다. 세상에 모든 연인들이 그런 사랑을, 연애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마흔이 넘어서야 했다. 이전까진 나만 아니면 슬프고 절절한 사랑에 더 마음이 깊어지곤 했었다. 그게 얼마나 아픈줄도 모르면서. 모동섹을 읽으면서 그랬던 마음들이 참 미안해졌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갑자기 서른살이 되고 싶어졌다. 단순히 나이가 좀 어렸으면, 덜 늙었으면 싶은 바람이야 있었지만 ‘서른’ 그 괴로운 나이가 그리워진 까닭은 오직 이 책 덕분이었다. 경험은 있지만 그것이 전부가 될 수 없는 나이, 무언가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딱 좋은 그나이에 이 책을 읽었어야 했는데 싶은 아쉬움은 어쩔수가 없다. 그러니 서른이거나 서른인 적이 있거나 서른이 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모든동물은섹스후우울해진다 #김나연 #일레븐 #에세이 #추천
@elleve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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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위의 만찬
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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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위의 만찬.

책을 펼치기 전, 영화 속 음식이나 관련 장면이 지나치게 많지 않기를 바랐다. 이미지가 활자보다 더 빠르게 눈에 들어올게 뻔하기 때문이다. 기우였다. 한 장면도 없었다. 이제 저자가 오랜기간 숙성시킨 쿰쿰할지라도 누가볼까 하나 더 집어올리고 싶은 텍스트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것도 밤새 읽고 다시 읽어도 저자의 의도대로 새로이 알게 되는 것, ‘난 이 작품 정말 좋았는데...’ 하면서도 즐겁기만한 내용, 아니 작품들로 가득했다.

우선 <기생충>의 소고기 짜장라면에 몰입했던 나와 달리 주류부터 놓치지 않고 점검해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설국열차> 와 옥자로 이어지는 봉준호 감독이 보여주는 음식의 디테일에 대한 분석도 좋았다. 하지만 바선생을 포함해 그렇게나 많은 벌레들이 어떻게 조리되어 섭취되는 것까진 알고 싶지 않았다(면서 다 읽고 또 상상도 함). 개인적으로 네 번이나 보았던 <디 아더스>는 남편을 위해 굽는 생일 케이크가 등장하리라 생각했던 예상을 깨고 ‘달걀 깨기’로 여성의 억압과 지금껏 잘못 알려진 모서리에 쳐서 깨기(소리내어 읽기는 민망함)가 아닌 제대로 달걀 깨는 법도 알려준다. 볶음밥(헤어질 결심 편 참조)에 이어 큰 깨달음까지 느끼게 해준 부분이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역시 저자와 내가 정확하게 호평만찬인 <라따뚜이> 그리고 <퍼펙트데이>. 전작은 정말이지 후속편 말고 다양한 굿즈를 내놓았음 좋겠다. 신혼 때 값비싼 식기나 조리기구 대신 남편에게 ‘라따뚜이 소품함’을 요구한 내게는 어설픈 래미 주니어는 상상도 하기 싫다. 후자는 입아플 만큼 영화와 관련된 책에서 앞으로도 계속 다룰테지만 그래도 이 서평의 마지막은 해당 편에 수록된 문장으로 마무리 하고 싶다.

매일매일꼭 챙겨 마시는 이 세 음료만으로도 남자의 삶은 충분히 지탱되고 있으니, 그는 어느 출근길 니나 시몬의 ‘필링 굿‘을 들으며 환회를 비롯한 온갖 감정에 젖는다. 그리고 단지 표정만으로 ‘이것만으로도 훌륭하다. 아니, 완벽하다‘고 말한다. 진짜 완벽한 나날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그렇게 느낄 수 있는지 여부가진짜 중요하다고 남자의 다채로운 표정이 역설한다. 283쪽

#필름위의만찬 #이용재 #영화 #음식에세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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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라는 감각 ㅣ 꿈꾸는돌 46
김서나경 지음 / 돌베개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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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나경 소설집, 우정이라는 감각 서평 @dolbegae79

고백컨데 청소년 소설을 읽는 이유는 두꺼운 고전보다 더 빠르고 재미있게 나의 두리뭉실한 고민을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지금 적고 있는 <우정이라는 감각> 역시 그랬다. 특히 첫 번째 작품 ‘자꾸만 보이는 아이‘ 가 정말 좋았다. 내 삶의 주인공은 분명 내가 맞지만 사는 동안, 특히 청소년기에는 오히려 주변(?)인으로 머물면서 일부러 흐릿한 상태를 만들게 되는 때다 있다. 그렇게 흐릿해진 순간에 나와 정반대인 누군가와의 관계도 특별하지만 지호처럼 듣지 않은 줄 알았던 이야기를 쌓아주는 친구도 정말 소중하다. 모두가 우주에서 보면 아주 작은 먼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위로가 된다는 말을 굳이 덧붙이지 않아도 흩어지지 않도록 함께 떠들어주는 친구. 그런 지점에서 <십자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을 놓아준다. 하지만 아이들이 견뎌야 할 여러 관문과도 같은 고통중에서 <궤도를 벗어나면> 의 영음과 정연과 같은 문제는 아마도 생애 어느 순간이 찾아오기 전까진 계속 반복되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두 사람이 어떤 사고나 문제없이 정해져있다고 믿었던 길로 나아갔더라도 말이다. 아마도 그 고민을 긴 시간 해온 사람이라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7편의 소설 중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넘길만한 이야기가 없어서 마음은 무거웠지만 그만큼 아이들의 생각과 현실을 간접적으로라도 느껴볼 수 있어 다행이기도 했다. 동시에 한 아이의 보호자가 된 이후 늘 하는 생각, 나는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내게 던지는 작은 주파수를 잘 알아차리기 위해서라도 계속 읽어가야겠다.

#우정이라는감각 #김서나경 #소설 #청소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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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의 과학 - 건강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는
크리스티네 기터 지음, 유영미 옮김 / 초사흘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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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비타민을 제대로 알려주는 책, 알고 먹어야 약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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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포인트 - 그저 행동만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올바른 말을 해야 한다
슬라보예 지젝 지음, 이혜진 옮김, 배세진 해제 / 우중몽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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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아닌 저곳에서 일어나는 아픔에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분명하게 말하고 있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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