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다이어리 북 - 인생이 명랑해지는 야옹이 라이프!
이용한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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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행복은 결코 미래에서 우리를 기다리지 않아.
거리의 현자인 고양이는 말하지. 오늘의 캔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귀여운 아기고양이부터 쉽게 마주하게 되는 길고양이까지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다이어리 Cat Diary Book.

고양이사진과 함께 고양이를 볼 때면 궁금해졌던 내용들까지 문답형식으로 담겨져 있다는 점이 맘에 든다. 얼마전 모 커뮤니티에 길고양이 덕분에 편의점 매상이 올랐다는 재미반으로 올린 글을 보았다. 길고양이가 편의점 주변을 어슬렁 거리자 편의점을 드나드는 손님들이 그 귀여운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고양이가 좋아할만한 소세지, 캔음식등을 추가로 구매한다는 것이다.


캣다이어리북에도 길고양이에게 어떻게 밥을 주면 되는지, 또 이때 주면 안되는 음식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물론 이 책이자 다이어리는 다이어리의 기능도 당연 갖추고 있다. 월별 캘린더 부터 주간 위클리, 거기에 프리노트까지 더해서 맛집 탐방이나 귀여운 고양이를 만났을 때 바로바로 그리거나 낙서하듯 편안하게 그날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고양이다이어리 답게 보기만 해도 기분좋아지는 냥이사진이 가득해야한다. 인상쓴 냥이부터 풀뜯어먹는 냥이까지, 이곳에서 전부 보여줄 순 없지만 길을 걷다가 사진에 담고 싶었으나 야속하게도 그리고 도도하게도 결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아 간직할 수 없었던 냥이들의 사진들을 맘껏 즐길 수 있다.

고양이 다이어리 북 초판 한정으로 냥 스티커와 함께 2019아깽이 달력도 함께 들어있다. 월별로 다른 고양이들의 사진들이 계절감 뿜뿜 내며 담겨있기 때문에 자주 펼쳐보게 될 스터디플래너 혹은 액자형태로 책상위나 침대맡에 놓아두어도 좋을 것 같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뿐 아니라 평소에 미소가 없는 혹은 웃을일이 그다지 없다는 심각한 직딩들에게 요런 선물어떨까. 어느새 10월의 마지막주를 지나 다음 주 주말이면 11월이다. 다이어리, 플래너를 장만해야 할 타임. 회사다이어리가 전부인 직딩들에게, 스터디플래너를 빽빽하게 채워야만 하는 학생이라도 고양이 다이어리 북 하나쯤은 추가로 장만하거나 선물받아도 좋을 것 같다. 왜냐면, 우리는 지금 행복해야 하니까. 우리가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소소한 행복까지 놓치지 말자. 오늘의 캔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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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그림자 - 2010년 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민음 경장편 4
황정은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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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소설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이렇다.

고.맙.다.



작품해설 중 신형철(문학평론가)...





나의 소감도 한 줄로 요약하자면 '고맙다'.



오른쪽 새끼발가락 쪽에서 가늘고 가늘게 늘어난 그림자가 덤불을 넘어 어디론가 뻗어 있었다.

그림자로구나.

그때 알았다.


*


그림자 같은 건 따라가지 마세요. 10쪽




그림자가 일어선다라는 것은 어떤 의밀까. 자살충동을 불러일으키거나 삶의 의욕을 상실한 상태에 마주하게 되는 '자아'이려나.

사실 이소설은 내게 있어 오래된 전자상가 음향기기 수리점에서 일하는 은교와 무재의 사랑이야기를 이야기하기에도 벅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현실을 현실이라고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뇌리와 가슴에 콕콕 박히게 적었다는 평론가의 한줄 소감과 일치하기에 더더욱 고마운 소설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평론가의 말처럼 이 소설이 용산전자상가를 무대로 했던 안했던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SNS속의 화려한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우리가 '슬럼'이란 단어로 일축시켜버리고 외면하는 다른 쪽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리뷰를 너무 오랜만에 적으려다보니 말이 길어진다. (곧 나아지겠지.)

그런 이야기들은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많이 배우고, 많이 읽은 분들께 넘기고 나는 그저 은교와 무재의 사랑이야기만 적고 싶다.



나는 쇄골이 반듯한 사람이 좋습니다.

그렇군요.

좋아합니다.

쇄골을요?

은교 씨를요.

......나는 쇄골이 하나도 반듯하지 않은데요.

반듯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좋은 거지요. 39쪽



그다지 두껍지도 않은 책을 오래도록 부여잡고, 지하철에서, 카페에서, 잠자리에서도 읽었던 것은 이들의 연애가, 무심한듯 툭툭 던지는 무재의 고백이 오래도록 나를 붙잡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랑이 참 고팠다. 경제적으로는 가난해서 만날 때 마다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비싼 레스토랑을 가지못하고 검은 봉지속 샌드위치를 나눠먹어도 마냥 서로를 바라보며 웃을 수 있는 연애가 고팠다.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경요의 [노을]이 떠올랐다. 사랑, 그거하나면 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되고 싶었다. 어쩌면 이것은 내가 과거에 포기했던 사랑에 대한 아쉬움과 이제사 마치 연기하듯 하려는 오만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은교와 무재의 사랑이 참 좋고 부러웠다.



출근하는 길에 보고 샀다는 그것을 받아 들고, 또 보자며 돌아서서 가는 무재 씨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손바닥에 화분을 얹은 채로 수리실로 돌아갔다. 어느 틈에 그 자리로 돌아갔는지 유곤 씨가 입구에 앉아서 감나히 나를 보고 있다가 말했다.


아픕니까.

아니요.

얼굴이 빨갛습니다.  55쪽


누군가의 얼굴을 붉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요즘처럼 날씨마저 우리의 얼굴을 울그락불그락 하는 세상에는 더더욱 잦은 일이다. 하지만 오롯이 '호감'과 '설레임'과 '떨림'으로 얼굴이 달아올랐던 적이 언제였을까 싶었다. 소리가 나면 고개를 끄덕이는 플라스틱 떡잎 장난감을 받아들고 들어오는 은교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유곤처럼 나도 그녀에게 얼굴이 빨갛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내 속마음은 순수한 유곤과는 다를 것이다. 아마도 속으로는, '당신,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 알기나 하는거에요?'라고 질투를 느꼈을테니말이다.


전화번호를 물어보고서는 며칠이 지나도 걸려오지 않는다면 이미 그로부터 잊힌 사람이 된거라고, 그저 예의상 물었을거라고 쉬이 관계를 끊어내는 이들에게 무재와 은교의 연애방식은 꽤나 지루하고 답답할 것이다. 언제 무얼 하자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이미 틀린 약속이라고 믿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은교와 무재의 연애는 시종일관 무계획이다. 어찌보면 어느 날은 은교가, 또 다른 날엔 무재가 느닷없이 상대방의 일상을 비집고 들어와버린다. 미안한 기색도 없고, 불편한 기색도 없다. 이 사람이 지금 나와 연애중인 것이 맞는지 자문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인 나도 어느샌가 그들의 방식이 크게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저렇게 살면서 무슨 연애냐는 우려와 걱정도 그즘에서는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연애. 그래. 그것은 돈이랑 무관하다. 삼포, 사포를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이는 그 감정, '사랑'은 역시나 '돈' 혹은 '현실'이란 것들로 결코 방해받을 순 없을 것 같다.


신호를 대기하느라고 무재 씨가 브레이크를 밟고 있을 때에는 차가 부들부들 떨었다.

떠네요!

떠는데요!

하며 둘이서 깔깔 웃었다. 153쪽


평론가는 말한다. 저 두 사람의 끝이 처음과 비교했을 때 다분히 희망적이라고. 과연 그럴까? 역시나 현실에 두 발을 꾸욱 내딛고 선 내게는 그 두 사람의 미래는 결코 희망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둘 중 누구하나 꼿꼿하게 서버린 그림자에 눌려 세상과 이별할 것이라고 확신하지도 않는다. 그냥 저 두 사람의 사랑이 예쁘게 보였다. 대물림 되어버린 빚이 결국 본인 세대에서도 끝나지 못할 줄 알면서도 마음이 가는 사랑, 이 사람이 얼마나 배웠고, 얼마가 가졌는지 한 순간도 궁금하지 않는 사랑, 3만원 짜리 중고차를 타고 언제 퍼질지도 모르는 굉음을 내며 달리는 차안에서도 그 누구보다 행복한 여행을 즐기는 사랑, 그래, 그 사랑이 부럽고 예쁘다. 백의 그림자속의 그림자가 일어서든 말든 알게뭐람, 난 이런 사랑을 한다면 그놈의 그림자 따위 수백 번 나를 찾아와 나를 짓누르고 내 앞을 가로막아도 살아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때마다 따라가지 말라고 붙드는 무재가, 공허한 속과 마음을 따뜻한 국물로 채워주는 은교가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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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과 순례자 - 가문비나무의 노래 두 번째 이야기 가문비나무의 노래
마틴 슐레스케 지음, 유영미 옮김 / 니케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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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은 배움과 훈련에 필수적으로 따르는 현상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좌절은 아프지만 복이되어 우리가 가는 길에 동행합니다. 77쪽



지난 여름, 꽤 아팠다. 몸도 마음도 그리고 영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많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책과 영화 그리고 사람마저도 내 마음의 어느 한 부분을 건드려주지 못했다. 간신히 기도만 붙들고 버텨냈던 시간이다. 물론 이 책을 읽을 무렵은 조금 나아진 상태였다. 하지만 어찌보면 그 순간이 가장 위태로울지도 모른다. 자칫하면 아예 어둠으로 넘어갈 수도 있기때문이다. 그때 이 책을 만났다.  어느 날에는 무작정 책만 가지고 카페에 갔다가 무엇이든 적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밖에 비가 오는데도 비를 맞으며 근처 상점으로 뛰어가 메모지와 펜을 사가지고 와서 한 페이지를 빼곡하게 감상으로 채우기도 했다. 그래서 리뷰가 많이 늦었다.


아무래도 종교와 관련된 부분이 전면에서 등장하지만 그렇다고 신앙, 가톨릭 혹은 개신교인이 아니라서 불편하거나 어긋나는 부분은 없을 것 같다. 서두에 발췌한 문장만 봐도 그렇다. 고생 끝 행복, NO PAIN NO GAIN 이란 말은 종교와 상관없이 어릴 때, 학창시절에 여러차례 접하게 되는 말들이기 때문이다. 그런줄 알면서도 왜 정작 당신은 좌절했냐고 묻는다면 내가 잘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이야기해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같은 내용을 조금씩 바꾼 수백권의 자기개발서가 출간되는데도 매번 다른 감동과, 다른 리뷰로 베스트셀러에 올라가는 까닭도 같은 이유지 않을까. 현명한 사람들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듣겠지만 나처럼 어리석은 사람들은 입에 꼭 맞게 말해주지 않으면 잘 와닿지 않는다. 마틴 슐레스케가 내게 꼭 맞는 방식으로 말해준 사람인 셈이다.


우리가 무뎌졌다는 것은 소명대로 사는 일이 녹록지 않았음을 보여 줍니다. 무뎌지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닙니다.

무뎌진 마음을 벼리려 하지 않는 태도가 나쁩니다. 아직 괜찮다고 혼잣말을 한 뒤, 슬픔이 밀려 왔던 까닭을 이제 알겠습니다. 20쪽


무뎌져 있었던 것이다. 고통에, 나는 괜찮다는 자만에 무뎌져버린 것이다. 그래서 상처가 곪아서 표면으로 드러날 때까지 모르다가 터져버린 것이다. 이럴 때 저자는 멈춰야 한다고 말한다. 멈춰야지만 그 연장의 날을 연마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아주 빠르게 연마할 수 있을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는데 마치 맘에 드는 책 한권을 만났다고 해서, 한 편의 인생영화를 보았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는것을 착각하며 살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잠시 멈춘 상태에 머물러 기도해도 잘 되지 않을때가 있다. 끊임없이 좌절하면 나중이라는 희망보다 당장의 절망이 더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자꾸만 실패를 거듭한다면 어떻게 낙심을 견딜 수 있겠습니까?

낙심으로 주춤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구하는 은혜가 '실패의 은혜'임을 알아야 합니다. 99쪽


'실패의 은혜'. 실패의 경험을 알지 못하면 교만에 빠지기 싶다는 것을 안다. 과거, 무언가 일이 잘되고 있을때의 나를 보아도 그렇다. 그럴때는 감사합니다를 연신 외치면서도 진실된 감사보다 앞으로 또 어떤 행운이 나를 찾아올지에 급급하고, 저 혼자 잘나서 잘된거라는 착각을 하곤 했다. 실패했을 때, 크게 아파서 당장 한 걸음도 내 힘으로 내딛을 수 없을때 비로소 숨쉬는 것 마저 축복과 자비였음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좌절하고 있는 나, 아파하고 있는 나, 실패한 것은 없지만 분명 성공이라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다름아닌 '실패의 은혜'를 받고 있는 것이었구나 생각하니 그제서야 조금 숨통이 트였다.


우리가 "하느님, 우리에게 어떤 은사를 주시려고 합니까?"라고 물으면

하느님은 "너에게 과제를 주어도 되겠느냐?"하고 되물을 것입니다. 131쪽


숨통이 트인뒤에야 내가 괴로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버지께서 주시는 '과제'를 회피하려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은사는 받고 싶은데, 고통스런 과정은 생략하고 싶은 오만과 불순종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냐면 그처럼 고통없이도 많은 것을 주시는 분이셨으니 이번에도 그렇게 해달라고 떼쓰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만원짜리 장난감을 사준 엄마에게 그 다음에는 3만원짜리, 그 다음에는 10만원짜리를 사주겠지 하며 울부짖는 아이처럼 그렇게 말이다. 그렇게 한꺼풀 한꺼풀 고통을 벗겨내다보니 점점 더 아버지의 사랑과 은총이 가깝게 느껴졌다. 물론 이미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잊고 있었던 것이긴 하지만.


우리가 묻지 않으면 하느님이 무슨 말씀을 하겠습니까? 하느님은 둔한 가슴에 대고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다니엘서>는 "네가 마음으로 깨닫기를 간절히 원할 때 하느님이 너의 기도를 들으신다."라고 했습니다. 179쪽


아픈 와중에도 기도를 놓지 않았다고 했지만 정작 하느님께 지금 이 상황을 왜 주셨는지, 이 고통의 끝이 무엇인지는 묻지를 않았다. 듣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아버지가 안주시는것이 아니라 내가 과제를 수행하기 싫어서 은사마저 포기하고 있음을 깨닫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물어야했다. 그리고 받아들여야했다. 아버지께서 내게 주시려는 은사는 내가 거부한다고 안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아버지께서는 최후의 방법, 고삐를 끄시고, 엉치뼈를 내리치시기 전까지 나를 끊임없이 기다려주고 계셨음을 알았다. 때로는 그것이 기도를 통해, 이때의 나처럼 묻지 않고 아파할 때는 우연찮게 손에 든 한 권의 책을 통해, 마틴 슐레스케라는 내 입에 꼭 맞는 작가를 통해 깨닫게 해주신다. 여름날의 나처럼 아파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마틴 슐레스케의 <바이올린과 순례자>는 저자의 전작<가문비나무의 노래> 두번째 이야기다. 평소라면 분명 첫 번째 작품을 찾아 읽고 싶어졌을텐데 아직 이 책의 감동과 여운이, 작가가 들려준 조언이 체화되지 않아서인지 그럴 엄두가 나진 않는다. 분명 몇 달을 내내 책을 바라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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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셀프 트래블 - 2018-2019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홍은선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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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을 맞아 친척들과 즐겁게 보내는 것도(누군가에게는)좋겠지만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 그래서 항공권 사이트에 들어갔습니다.  가장 저렴한 항공편부터 보여주는데 그곳이 바로 나고야였습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나고야 셀프 트래블



그렇게 저자가 떠난 충동적인 나고야의 첫 여행은 실패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가 끝났으면 셀프트레블 나고야 편이 출간은 했겠지만 홍은선이란 저자의 이름을 달고 나오진 못했을 것이다. 실패의 이유가 재미있다.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아 배탈이 나서였다고 한다. 반전이다. 먹기 위해 떠나는 자, 먹고자 떠나는 자, 먹는게 여행이다라는 사람들을 위해 이보다 더 매력적인 말이 어디있는가. 물론 저자가 나고야를 단순히 식도락을 위한 장소로 최적이라서 나고야 편을 집필한 것은 아니고, 그렇게 첫 여행이 실패했기 때문에 충동이 아니라 자발적이로 다시금 나고야를 찾게 되었고, 그 덕분에 나고야의 매력이 담긴 여행책까지 나오게 되었다고 보면 된다. 나고야의 장점 중 하나는 근교 도시로 이동하기 편리한 위치와 교통이라고 한다. 한 도시만 둘러보는 것이 못내 아쉬운 분들이라면 이것이 가장 큰 장점이 될 지도 모르겠다. 열차를 타고 30분 정도만 지나면 놀이공원, 온천까지 다 들릴 수 있다고 하니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이든, 커플여행이든, 혹은 실패했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상당히 매력으로 느껴진 홀로 떠나는 식도락 여행이든 나고야, 은근히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는가.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책속으로 고고!!

 

나고야의 위치는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지도상으로 오사카위 도쿄아래 중간에 위치하고 있고 나머지 화폐와 시차등은 일본이기 때문에 특별히 다른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나고야의 진실과 편견이란 페이지(27쪽)을 넣은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나고야는 나고야시에서 주최한 가장 매력적인 도시순위에서 꼴찌를 차지했다고 한다. 나고야 가이드북에서 이런 사실을 밝힌 연유가 무엇일까. 이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사실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어떨지 몰라도 대학진학률, 취업률 뿐 아니라 나고야에서 나고자라 쭉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도시라는 것 또한 나고야가 지닌 매력이라고 한다. 여행을 가고 싶은데 너무 혼잡하거나 대놓고 관광지라고 들이미는 여행이 부담스러운 호캉스나 방콕족들, 도쿄도 오사카도 아닌 그냥 일본을 만나고픈 일상 여행족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으로 들린다. 나고야는 사투리가 있는데 아이치현 서부 지역에서 사용하는 나고야벤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젊은사람들은 거의 안쓴다고 한다. 그러니 나고야사람은 끝에 다 ‘먀’를 붙인다는 식의 오해는 하면 안된다. 마치 서울사람들은 무조건 니?로 끝나지 않냐고 오해하는 것과 같은 느낌일 것 같다.

 


나고야를 한번도 가보지 않은 나와 같은 독자를 위해 저자는 본문 첫 시작은 나고야랜드마크를 등장시킨다. 일본 3대성으로 손꼽히는 나고야성, 일본 최초의 전파 철탑 나고야 TV타워, 이 건물과 함께 가장 눈에 띄는 오아시스21(우주선 같이 생김), 나고야 여행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나고야 역과 오스 지역을 대표하는 불교사원 오스칸논이 해당된다. 위에 밝힌 것처럼 나고야는 인근 지역과 30분만 열차로 이동하면 닿을 수 있는 지리, 교통적 이점을 활용, 함께 볼 수 있는 이누야마성, 도자기 산책길, 한국영화 아가씨의 촬영지였던 록카엔, 세계에서 가장 긴 롤러코스터로 유명한 나가시마 스파랜드 그리고 꽃이 지는 겨울에는 일본 최대 일루미네이션으로 채워 4계절 내내 화려하게 꾸며지는 나바나노사토가 있다. 나고야, 이정도로도 충분히 매력적인데 도쿄보다 저렴한 경비로 도쿄에서 필수로 사왔던 드럭스토어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저자는 2박3일 짧으면서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루트를 여러가지 제공한다. 친구와 혹은 혼자서 하루 늘려 부모님과 함께 즐겨도 길어야 4박5일이면 시간부자라는 수식어까지 달면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나고야. 매력 뿜뿜!

 

여기서부터는 역시나 사심가득, 개취에 입각한 장소들을 소개할까 한다.

우선 나고야시 과학관. 파리에 갔을 때 숙소옆에 엄청난 과학관을 사전정보가 없었던 탓에 그냥 지나쳤던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아 과학관에 대한 로망이 살짝 있는 편이다. 나고야시 과학관은 직경 35미터의 구형이 멀리서도 눈에 띄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일 경우 추천하는 장소라고 한다. 근방에 역시나 내가 홀릭하는 미술관, 1988년에 개장한 나고야시 미술관도 만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과학관과 규모나 이용자들의 분위기가 다르다지만 조용한 분위기에서 느긋하게 전시를 즐길 수 있다고 하니 꼭 들려봐야겠다. 



들려보고 싶은 커피숍은 스티리머 커피컴퍼니.

사진을 참조하기 바란다. 굿즈에 열광하는 이들이라면 저 귀여운 유리병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나의 심정을 바로 이해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테이크아웃이 불가능하다고 하니 저 유리병만 따로 구매가 가능한지를 직접 확인하게 되면 해당 포스팅에 댓글로 남겨둬야겠다. (부디 구매가능하기를)



쇼핑하고 싶은 곳은 오아시스21 지하매장인 점프숍이다. 1968년 창간된 주간 소년 점프 캐릭터 숍이라고 한다. 이거면 설명이 완벽한 것 아닌가. 주간 소년 점프에 실린 만화를 굳이 나열하자면, 나루토, 원피스, 하이큐, 닥터 슬럼프, 드래곤볼, 슬램덩크.... 더 말할 필요가 있는가.


첫 나고야 여행을 실패한 저자덕분에 셀프트래블 나고야 2018년판을 읽은 독자들은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저자처럼 맛있는 것을 너무 많이 먹어서, 볼거리가 너무 많아 다리가 아파서 힘이 들 수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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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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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 강민호 / 턴어라운드






마케팅이란 팔고자 하는 무언가를 잘 팔리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말이다. 나 자신이 될 수도 있고 보이지 않는 어떤 가치나 신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잘 파는 것'이 마케팅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기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추천사를 남긴 분들의 공통점이 단순히 경제경영학에서의 마케팅 이론서가 아니라 인간과 삶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것, 인문학 책을 만난기분이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오롯이 한 단어가 흔들림없이, 변함없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진정성'이다.


가격인하라는 프레이밍의 유혹에 흔들리기 시작하면 창의적인 생각과 전체적인 가치를 조망하는 시야를 흐리게 된다. 82쪽


우선 나처럼 마케팅이 무언자를 '파는 것'에만 집중했던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잘 팔기 위해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가격인데 저자는 가격을 가지고 마케팅을 하려는 것이 얼마나 안일한 태도인지 진지하게 설명해준다. 심지어 가격을 낮추어서 많이 팔아야 하는 품목이 물론 있기하지만 대다수의 경우 가격을 낮춰서 이익을 보려는 원가우위 개념을 없애고 오히려 가격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우선 고객에게 팔고자 하는 상품이 가치있음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이때 비용이라는 것이 '돈'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된다. 비용에는 시간적 비용, 신체적 비용 그리고 심리적 비용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물론 이 세가지가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시간적 비용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선택할 사항이 많은 경우 실 구매까지 이르기까지에 드는 비용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주목받는 마케팅 방법 중 하나가 큐레이션이다. 소위 결정장애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는 고가의 제품일수록 시간적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든다. 오죽하면 결정을 대신해주는 봇이 등장하는 어플까지 나왔겠는가. 신체적 비용의 가장 직접적인 예는 포장이사다. 이는 시간적 비용과 관련되어 있기도하다. 하지만 반드시 신체적 비용과 시간적 비용을 줄여준다고 해서 성공적인 마케팅이라고 정의내리는 것은 곤란하다. 이케아의 경우 고객이 직접 배송, 조립을 할 경우 배송시 발생되는 비용가 포장재 등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이익을 고객은 좀 더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데까지 이어진다. 마케팅이란 이렇게 역으로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 심리적 비용은 행동경제학과 연관되어 있다. 인간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가정하에 그동안의 경제학 이론이나 마케팅 방법으 응용되었다면 행동경제학은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는 가정과 실제 그런 현상을 바탕으로 출발한다.


필요의 영역에서는 가격과 기능이 구매의 기준이 되지만, 작은 사치의 영역에서는 정서적 편익과 심리적 비용이 구매의 기준이 됩니다. 121쪽


어찌보면 단순히 시계의 기능만 있는 명품의 고가 시계를 구매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일지도 모른다.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워치의 가격이 그에 비해 훨씬 저렴한데도 우리는 성공 혹은 부의 상징으로 명품 브랜드의 시계를 구매한다. 이것은 필요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심리적 비용이 구매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브랜드의 가치를 키우는데에도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들일 수 밖에 없다. 그런가하면 흔히 마케팅이라는 것이 기존의 구매고객의 매출을 증대시키는 것도 있지만 잠재고객을 발생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배웠다. 저자는 이것이 실제 데이터를 통해 보았을 때 잘못된 방식이라고 알려준다.


기존고객이 신규고객보다 구매성향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와 기존고객의 이탈 5%를 줄이면 수익성의 25%가 개선된다. 137쪽


더불어 특정 고객에 제한된 마케팅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 불특정 다수에게 적합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도 그다지 현명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버버리의 경우 트렌치 코트의 대명사가 될 만큼 해당 품목으로 포지셔닝 된 기업이었다. 그런 기업이 무난하게 잘 팔릴 수 있는 품목에 집중, 결국 트렌치코트 판매율이 20% 이하로 하락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초래했다. 물론 교체된 운영진의 현명한 마케팅으로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저자의 말처럼 무난한 성격이 마케팅에 있어서는 그다지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회는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고 그만큼 소비자들의 니즈와 욕구도 발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상품과 브랜드 가치는 결코 변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러시의 경우 엄청난 시장인 중국에 진출을 마다하면서까지 '동물실험 반대'라는 기업의 가치를 지켜냈고, 그 덕분에 진정성있는 기업으로 지금까지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변하는 시대에 맞추겠다고 기업의 가치를 바꿨다면 어땠을까. 아마 매번 고객의 욕구대로 움직이느라 브랜드의 가치는 점점 더 방향성을 상실했을 것이다. 저자가 강조했던 진정성이라는 것은 결국 '빠르게 가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가는 것'에 맞춰져있다. 당장은 멈춰져있는 것 같아보여도 고객에게 제대로된 가치를 전하겠다는 기업스스로의 목적과 바람을 진정성있게 지켜갈 때 성공적인 마케팅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비단 기업뿐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당장의 이익에 흔들릴 것이 아니라 진짜 하고 싶은일을 하는 것, 거짓이 없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임을 워렌 버핏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바로 이런 부분때문에 책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마케팅 이론서가 아니라 인문학으로 다가오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은 독자들마다 이런 공통된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저자가 진정성을 가지고 전달하고하는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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