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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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 강민호 / 턴어라운드






마케팅이란 팔고자 하는 무언가를 잘 팔리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말이다. 나 자신이 될 수도 있고 보이지 않는 어떤 가치나 신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잘 파는 것'이 마케팅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기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추천사를 남긴 분들의 공통점이 단순히 경제경영학에서의 마케팅 이론서가 아니라 인간과 삶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것, 인문학 책을 만난기분이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오롯이 한 단어가 흔들림없이, 변함없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진정성'이다.


가격인하라는 프레이밍의 유혹에 흔들리기 시작하면 창의적인 생각과 전체적인 가치를 조망하는 시야를 흐리게 된다. 82쪽


우선 나처럼 마케팅이 무언자를 '파는 것'에만 집중했던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잘 팔기 위해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가격인데 저자는 가격을 가지고 마케팅을 하려는 것이 얼마나 안일한 태도인지 진지하게 설명해준다. 심지어 가격을 낮추어서 많이 팔아야 하는 품목이 물론 있기하지만 대다수의 경우 가격을 낮춰서 이익을 보려는 원가우위 개념을 없애고 오히려 가격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우선 고객에게 팔고자 하는 상품이 가치있음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이때 비용이라는 것이 '돈'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된다. 비용에는 시간적 비용, 신체적 비용 그리고 심리적 비용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물론 이 세가지가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시간적 비용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선택할 사항이 많은 경우 실 구매까지 이르기까지에 드는 비용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주목받는 마케팅 방법 중 하나가 큐레이션이다. 소위 결정장애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는 고가의 제품일수록 시간적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든다. 오죽하면 결정을 대신해주는 봇이 등장하는 어플까지 나왔겠는가. 신체적 비용의 가장 직접적인 예는 포장이사다. 이는 시간적 비용과 관련되어 있기도하다. 하지만 반드시 신체적 비용과 시간적 비용을 줄여준다고 해서 성공적인 마케팅이라고 정의내리는 것은 곤란하다. 이케아의 경우 고객이 직접 배송, 조립을 할 경우 배송시 발생되는 비용가 포장재 등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이익을 고객은 좀 더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데까지 이어진다. 마케팅이란 이렇게 역으로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 심리적 비용은 행동경제학과 연관되어 있다. 인간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가정하에 그동안의 경제학 이론이나 마케팅 방법으 응용되었다면 행동경제학은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는 가정과 실제 그런 현상을 바탕으로 출발한다.


필요의 영역에서는 가격과 기능이 구매의 기준이 되지만, 작은 사치의 영역에서는 정서적 편익과 심리적 비용이 구매의 기준이 됩니다. 121쪽


어찌보면 단순히 시계의 기능만 있는 명품의 고가 시계를 구매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일지도 모른다.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워치의 가격이 그에 비해 훨씬 저렴한데도 우리는 성공 혹은 부의 상징으로 명품 브랜드의 시계를 구매한다. 이것은 필요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심리적 비용이 구매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브랜드의 가치를 키우는데에도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들일 수 밖에 없다. 그런가하면 흔히 마케팅이라는 것이 기존의 구매고객의 매출을 증대시키는 것도 있지만 잠재고객을 발생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배웠다. 저자는 이것이 실제 데이터를 통해 보았을 때 잘못된 방식이라고 알려준다.


기존고객이 신규고객보다 구매성향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와 기존고객의 이탈 5%를 줄이면 수익성의 25%가 개선된다. 137쪽


더불어 특정 고객에 제한된 마케팅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 불특정 다수에게 적합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도 그다지 현명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버버리의 경우 트렌치 코트의 대명사가 될 만큼 해당 품목으로 포지셔닝 된 기업이었다. 그런 기업이 무난하게 잘 팔릴 수 있는 품목에 집중, 결국 트렌치코트 판매율이 20% 이하로 하락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초래했다. 물론 교체된 운영진의 현명한 마케팅으로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저자의 말처럼 무난한 성격이 마케팅에 있어서는 그다지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회는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고 그만큼 소비자들의 니즈와 욕구도 발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상품과 브랜드 가치는 결코 변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러시의 경우 엄청난 시장인 중국에 진출을 마다하면서까지 '동물실험 반대'라는 기업의 가치를 지켜냈고, 그 덕분에 진정성있는 기업으로 지금까지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변하는 시대에 맞추겠다고 기업의 가치를 바꿨다면 어땠을까. 아마 매번 고객의 욕구대로 움직이느라 브랜드의 가치는 점점 더 방향성을 상실했을 것이다. 저자가 강조했던 진정성이라는 것은 결국 '빠르게 가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가는 것'에 맞춰져있다. 당장은 멈춰져있는 것 같아보여도 고객에게 제대로된 가치를 전하겠다는 기업스스로의 목적과 바람을 진정성있게 지켜갈 때 성공적인 마케팅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비단 기업뿐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당장의 이익에 흔들릴 것이 아니라 진짜 하고 싶은일을 하는 것, 거짓이 없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임을 워렌 버핏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바로 이런 부분때문에 책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마케팅 이론서가 아니라 인문학으로 다가오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은 독자들마다 이런 공통된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저자가 진정성을 가지고 전달하고하는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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