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 - 운명을 바꾸는 "한번 하기"의 힘
김민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어릴 때 나는 참 이상한 아이었다. 담임선생님이 시킨 적도 없는데 느닷없이 가족신문을 만들겠다며 당시 사정이 있어 잠시 함께 살던 사촌오빠에게까지 신문제작비용을 달라고 졸랐다. 인당 100원. 고작 단 한부 제작하기를, 그것도 이미 가지고 있는 색연필, 싸인펜과 풀 등을 이용하면서 무슨 염치로 소위말해 펀딩까지 시도했는가 의아하기만 하다. 그랬던 내가 성인이 되어가면서 그 무엇하나 시도하기를 꺼리게 되었다. 실패하면 어쩌나 싶은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떤 의미에서는 첫 회사라고 할 수 있었던 마케팅 회사에서 기획서를 작성할 때 무조건 '안되는 이유'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사수의 여파도 꽤 오래갔다. 그렇다고 고작 한번 해보는 시도까지 아예 접었던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그저 '한번'만 하고 그쳤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그 문제의 답을 김민태PD의 책,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에서 찾아보았다.


시작은 미비했고, 무수히 많은 작은 도전 중에 어쩌다 작은 성공이 걸려든 것이다. '어쩌다'가 그들을 폄하하는 말이 아닌 이유는 '무수히 많은' 도전이 그 가치를 뒷받침해주기 때문이다. 55쪽


기회라는 문은 무수히 작은 실천을 통해 마치 우연인 듯 열린다.

그래서 작은 실천의 시작, 무엇이든 '한번' 하겠다는 태도가 중요하다. 엄밀히 말해 기회는 오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것이다.  70쪽


무수히 실천했어야 했다. 한 번에서 그치지말고 일단 한번했으니 두 세번까지 이어졌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렇다고 이 책이 내게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은 것은 아니다. 서두에 밝힌 것처럼 그 작았던 시도조차 나이들면서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실천-후동기부여'란 말에 크게 공감했는데 그것이 아무리 작은 실패라도 반복되면 좌절하는 것처럼 반대로 작은 성공이 연이어 벌어지면 무엇이든 자신감이 생기고, 성공하는 일 자체가 습관이 된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작은 실천이 중요했다. 오늘 10분 걷기가 저자에게 왜 중요했고, 책까지 집필하게 되었는지 바로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래리 킹은 '지금' 자기가 할 수 있을 일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86쪽


​몇 년전에 들었던 자기개발 관련 명언 중 하나는 미래에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그려보고, 그렇게 되기 위해 현재 해야하는 것을 역으로 계획하면 된다는 말이었다. 어쩌면 이와 유사한 내용일 수도 있는데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 부터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렇다고 당장 숨쉬기가 가능하니까 숨쉬기만 일년 내내 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당장 마트에 나가 10분을 걸어본다던가, 퇴근 길에 한 정거장을 걷는 것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인 것이 맞다. 이때 주의할 점은 이렇게 작은 실천을 끝낸 후에 스스로에게 보상을 주는 것, 소위말해 상을 내리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러가지 실험 사례를 들어주며 그 이유를 말해주는 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보상에 눈이 멀어 좁은 시야를 갖게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물론 단순업무나 작업에 있어서는 인센티브 제도가 도움이 되었지만 창의력을 요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그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먼저 경험한 선배, 먼저 나온 발명품에서 배우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연결'할 때 비로소 창조의 씨앗이 움튼다. 115쪽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꺼리는 편이라 어쩌면 이 책을 통해 내가 가장 많이 뉘우친 부분이 이 부분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고독하지만 그렇다고 완전 혼자서 살 수 있는 것만도 아닌데 왜그렇게 '선'을 그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그었던 선은 적당한 '선'이 아니라 '어쩌면 '벽'이 아니었을까 싶다. 작은 실천만큼이나 내게 필요한 것은 바로 '연결'이란 생각이 들었다. 뻔한 이야기가 적혔다고, 제목만 봐도 다 알 것 같던 책에서 다시금 또 몇 가지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작은 것 부터 실천하기, 그리고 스스로 민폐란 생각에 선을 긋지말고 일단 한번 부탁해보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