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2015년판) -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고 독서모임에서 열심히 떠든 게 엊그제 같은 데 한달이나 지났다. 다시말해 책을 읽은 시점은 한 달 이상이 지나버려 지금까지 남아있는 편린들로 리뷰를 적어야겠다. 분명 당시에 대략적으로 적어둔 리뷰를 '임시저장'해둔 것 같은 데 해당 블로그와 서점 사이트를 뒤져봐도 없는 걸 보니 아마 노트북에 적어둔 모양이다. 암튼 그래서 두서없이 생각나는 데도 적어보자면,


작가는 말한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가 헤매기 위해서라고. 고속도로를 놔두고 굳이 지방도로를 타는 것과 같다고. 여기에 사견을 더하자면, 요즘 청소년들의 독서부족과  직장인들이 자기개발서나 업무관련 서적, 인문학외에 읽지 않으려는 것도 결국 '헤매는 것을 낙오'라고 정해놓은 사회에 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해진 선로에서 벗어나서도 조금 뒤쳐져서도 안된다고 강요하는 데 어떻게 작정하고 '헤매기 위한 소설읽기' 다시 말해 문학을 읽을 여유가 있을까 말이다.


또 생각나는 부분이,

영화 한 편을 관람하고 났을 때 부정적인 의견이 상당한 데 반해 소설은 덜하다는 어떤 감독과의 이야기를 언급했던 게 생각난다. 작가는 어쨌든 영화는 상영관에 들어가게 되면 중간에 나오기가 쉽지 않다라고 말한다. (사실 앞에서 누가 왔다갔다 한다면 신경쓰이긴 한다.) 반면 소설은 끝까지 완독했다라는 것 자체가 어느정도 공감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영화를 평하는 것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고 하는 데 난 오히려 이부분이 영화가 유리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은 끝까지 읽지 않을 요소가 너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초반에 확 끌리는 무언가가 없거나, 대단한 반전을 미처 누리지 못하고 아예 읽지않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한다. 반면 영화는 말그래도(단, 극장에서 관람한다는 전제는 당연하고!)일단 들어가면 진짜 미치게 싫을 정도가 아니면 일단 봐야한다. 상황을 좀 극적으로 몰자면 내가 반한 그(그녀)가 제대로 몰입한 상태라면 절대 나올 수 없다. 그런데 초반과는 달리 보다보니 나름 개연성도 있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혹은 그 영화를 앞서 말한 것처럼 누구와 보았냐에 따라 감상평이 확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결말을 이끌어가는 힘이 막판에 급속도로 약해지면 오히려 중반까지 느꼈던 감동을 잊어버리게 되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또 이 책을 읽고 여전히 기억나는 부분은 '거기 소설이 있으니까 읽는다'라고 했던 부분이다. 산악인에게 등반의 이유를 물었을 때 '거기 산이 있으니까'라고 답변한 것을 보고 자신이 독서하는 까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독서모임중 한 분은 그러니 굿즈에 혹했던, 표지에 혹했던 쌓아두기만 하는 것도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 해 위안이 되었다고도 하시던데 아마도 공감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다. 나의 경우는 거기 있으니까 읽는 경우는 좀 아닌 것 같다. 이 이야기를 풀자면 한 페이지가 넘을테니 대략 이 책과 관련된 리뷰는 여기에서 마무리해야겠다. 어쨌거나 혹시라도 예전에 러프하게 적어둔 리뷰를 발견하면 수정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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