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파이어 - 열정의 불을 지피는 7가지 선택
존 오리어리 지음, 백지선 옮김 / 갤리온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믿음은 빛 속에서 경험한 일을

어둠 속에서 떠올리는 것이다.

- 리처드 로어-

 

지난주는 올 해들어 손꼽히게 힘들고 지치고 영혼이 꺼져내려가는 듯한 분노로 가득차 있었다. 문제는 다음 주, 그러니까 리뷰를 적고 있는 오늘까지 그 괴로움의 원인이 해결되지 않을거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더 낙담했다. 그러다 우연찮게 신간코너에 있는 존 오리어리의 '온 파이어'를 읽게되었다. 서점메인에 큼지막한 광고에 등장하는 책을 일부러 기피하는 나로선 좀처럼 흔한일이 아니다. 아마 표지 속 저자의 손가락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서 그랬을지 모른다.

 

 

나는 기도의 힘을 는다. 그날 밤과 이후 병원에서 지낸 5개월 동안, 매일 수많은 사람이 나를 위해 기도해주었다. 하지만 기도는 꼭 하느님의 뜻을 바꾸기 위해서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기도의 드 큰 의미는 우리가 삶의 다음 순간에 할 일을 깨닫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매일 아침 기도로 눈을 뜨고, 적어도 하루 한 번 간절한 기도를 드리지만 마음의 안정되지 못할 때는 그 짧은 기도마저 잘 되지 않는다. 내 욕심 때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기도를 드리는 건, 하느님의 뜻을 내 뜻에 맞게 바꿔달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의 뜻에 맞게 내 욕심과 교만을 비울 수 있도록, 설사 그 과정이 고통스럽더라도 견딜 수 있는 힘을 달라는 것이다. 저자에게 가장 큰 고통은 불에 타는 순간도 아니었고, 감염되지 않도록 생살에 매일 같이 소독약을 뿌리던 때도 아니었다고 한다. 굽은 무릎을 피는 것, 다른 환자들이 듣지 못하게 청소도구함에서 행해졌던 그 치료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고 고통스러웠다고 말한다. 과연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이 시련이, 상황이 그정도의 고통인지 읽는 내내 묻고 또 물었다. 그때마다 금새금새 답이 나왔다. '아니오. 아닙니다. 그럴리가요.'

 

왜 이토록 치열하게 일하고, 아이를 키우고, 참아내고, 사랑하고,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기도 하는지를 잊어버린다. 살아가는 이유를 잊어버린 채, 인생의 대부분을 따분한 일상과 매일 처리해야하는 일거리로 가득하기만 한 삶을 살아간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낸다면, 매일 매일이 달라진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세상에 나온 이상 내 역할을 제대로 하고 가고 싶고, 기왕 왔으니 즐겁게 살면서, 그것도 혼자서만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그렇게 살다 가고 싶다. 싸우고 싶지 않고, 괴롭히거나 당하면서 살고 싶지도 않다. 매끼를 고급진 음식으로 채울 맘도 없고, 값비싼 보석이나 자동차도 필요없다. 하지만 치열하게 살지 않으면 최소한의 것도 얻을 수 없을수준으로 떨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나만 이런 시대에 사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가 아니라 '왜'에 집중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여전히 마음속 평안은 찾아오지 않았다.

 

"감사할 일이 너무나 많은데 어떻게 부정적일 수가 있겠니."

이렇게 말하는 아빠는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나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고, 방금 전에는 손이 떨려 음료를 쏟기도 했다. 최근에는 넘어져서 다친 뒤로 오른팔에 붕대도 감고 있었다. 그러나 아빠는 미소를 지으며 진심으로 세상에 모든 일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오른쪽 손을 다쳐서 일상생활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먹고 씻는 것은 둘째치고 출근준비를 하는데 평소보다 2배가 아닌 3배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런와중에도 일과를 마치고 간식을 먹으며 DVD를 볼 때면 그렇게 감사하고 편안할 수 없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오른손이 다 나은 직후에는 오히려 그런 편안한 상황이 감사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감사한 마음이 사라지는 순간, 행복이 보통의 날이 되고 때로는 불행한 날이 될 수 있음을 잊었던 거다.

 

승리자도 패배자들과 같은 질문을 한다. "왜 나야?"

왜 나에게 이런이 생겼을까? 여기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오랜 시간 멈춰 생각했던 부분이었다. 신앙인이라고 어디가서 말하기도 부끄러웠다. 왜 좋지 않은 일은 내게만 주어지고, 또 그것을 원망하지 말고 시련 또한 은총임을 감사하라는 말씀이 내게는 어렵고 또 어려운 일이었다. 그 시련을 통해 내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고, 어떤 미래가 올 수 있는지는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이 닥쳐온 고통과 슬픔에만 집중하며 살고 있었던 것이다.

 

 

성장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유일한 근거다.

이 명제는 그 반대도 맞다. 안주하는 것은 무덤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 빅터 프랭클-

 

개인적으로 이 책의 핵심은 감사와 성장이라고 생각했다. 성장할 때 기준은 반드시 어제의 나, 과거의 나여야했다. 사회적 기준 혹은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오롯이 내 삶의 목적에 맞게 어제의 나보다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단계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 이런 좋은 책을 만날 수 있어 감사하고, 읽은 뒤에 리뷰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있어 감사하고, 어찌되었든 그토록 힘겨웠던 시간들의 마지막인 오늘 살아있음에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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