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지 않은 길 소금창고 그림책 1
잔니 로다리 글, 풀비오 테스타 그림, 이현경 옮김 / 소금창고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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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무도 가지 않은 길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무시무시한 괴물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고, 옛날 이야기를 통해서만 전해들었던 신비한 보물과 요정들의 쉼터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그 길을 나서지 않으면 상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면 길이 어디서 끝나는지 아무도 가보지 않았단 말이에요?”
“너 정말 고집쟁이구나. 가봐야 아무 것도 없다고 우리가 말했는데…….”
“그곳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면서 그걸 어떻게 알아요.”

 

고집쟁이 마르티노라는 별명까지 생겼음에도 마르티노는 아무도 가지 않은 그 길에 대한 관심을 멈추지 않는다. 물론 부모에게 데려가 달라고 떼쓰거나 길 앞에서 멍하니 시간만 보내는 것이 아니다. 혼자서 길을 떠날 수 있을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 잊었던 동화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한 '미련'이 아니고, 어떤지 알 수 없는 일에 대한 '맹목적인 욕심'도 아닌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지혜를 마르티노를 통해서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살다보면 굳건한 기다림도 이런저련 이유로 흐트러지고 이내 잊히기 마련인데 어쩌면 꿈이라 할 수 있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이상을 유지하는 모습도 과거의 나는 어떠했는지, 용기는 둘째치고 흔들림없는 성실함은 있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길 끝에 마르티노가 만난 건 아름다운 성의 여왕이었다. 성에 있는 보물을 싣고 갈 수 있도록 마차까지 내어주는 장면에서는 너무 '동화'같은 결말이 아닌가 싶었는데 여기서가 끝이 아니었다. 마르티노가 보물을 잔뜩 싣고 마을로 돌아온 후에 이야기가 아직 남아있다. 과연 무슨일이 벌어질까? 마르티노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다녀온 것은 마르티노에게 또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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