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 앤 허니 - 여자가 살지 못하는 곳에선 아무도 살지 못한다
루피 카우르 지음, 황소연 옮김 / 천문장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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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한 사람이

아무런 보답도

바라지 않고

누군가에게

온 영혼을 불어넣고

피와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난 모르겠다

 

 

-난 아무래도 엄마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아 46쪽

 

 

젖과 꿀.

성서에서 나오는 젖과 꿀은 신이 자신을 믿고 따르는 이들에게 약속한 '보상'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그저 '달콤함'자체이자 '사랑'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책 <밀크 앤 허니>의 저자 루피가 들려주는 젖과 꿀은 타인에게서 얻을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여자인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고 궁극적으로 스스로에게서만 구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위의 첨부한 내용만 보면 태초에 우리에게 모든 것을 허락하고, 모든 것을 던져 사랑해주는 모성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태어나 무뚝뚝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리고, 여성을 함부로 대하는, 또 그렇게 만들어버리는 사회에 대한 강한 비판이 직설화법으로 등장한다.

 

 

서두에 밝힌 것처럼 달달하게 '그'앞에서 허물어져 버리는 한참 연애중인 여자의 감정들이 공감할 수 있다면 마치 그런 여자들이 찰나의 착각으로 자신을 놓아버리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충고해주는 듯한 글도 등장한다.

 

 

그 누구보다

먼저

자기 자신과

관계를 맺어야 해 150쪽

 

상대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고, 서로에게 끼어맞추려고 하지 말라는 보편적이지만 가장 어려운 말도 빠짐없이 들려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을 잘알아야 하고 타인 혹은 가해자로서의 남자들이 흘려놓은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  SNS에 올렸던 글이라서 무작정 어떤 페이지를 펼쳐서 읽으면 글이 다소 가볍다고 혹은 두서없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가급적 한번에 쭈욱 읽어보길 권한다. 처음 남자에게서 '두려움'을 느끼고, 그 두려움의 시작에 아버지란 존재가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내어주는 엄마의 사랑으로 가정이 울타리가 됨을 느끼게 해준다. 그렇게 자란 여자아이는 사라을 하고 때론 이용도 하고 당하기도 하면서 상처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이 이 한 권에 고스란히 담아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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