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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숍 스토리 - 취향의 시대, 당신이 찾는 마법 같은 공간에 관한 이야기
젠 캠벨 지음, 조동섭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부터 내 꿈은 작가가
아니라 '책방주인'이었다. 책이 정말 좋긴하지만 작가적 소양과 능력의 부족함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책방을 여는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긴 할테지만 자비출판이 활발해지고 책쓰는 일이 '명함 파는일'과 동급인 요즘은 작가보다 책방주인 되는게 훨씬
어렵다고 느낀다. 이런 씁쓸함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 그것도 행동으로 옮겨 '꿈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살면서 위기를 겪을 때
사람은 책에서 길을 찾으려 하죠." 66쪽
"서점만 있다면 전혀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어요." 233쪽
독서의 이유를 묻는 이들에게 주로
내가 하는 답변은 한 권의 책이 인생을 바꾸진 못해도 '큰 위로'가 된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서점에서 자란 '커스티 로건'역시 10대시절 힘든
시기를 이야기를 통해 위안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비를 피하려고 들어갔다가 '새로운 세상'을 만난 '캐리 브레이'도 있다. 캐리와 달리
내게는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그런 기분을 들게 했다. 덕분에 이 작품은 지금껏 내가 구매한 책들중 같은 책을 가장 많이 구매한 책이기도
하다. 서점 '북 바지'는 강물 위를 떠다니는 배로 만든 서점인데 니나 게오르게 작가의 <종이약국>을 떠올리게 했다. 실제 떠다니는
서점 '북 바지'의 이야기는 서점주인 사라가 쓴 <<떠다니는 서점>>에도 나오고 이 책 <북숍 스토리>의 작가
젠 켐벨의 다른 저작 <<서점에서 들은 기묘한 이야기들>>에서도 나온다고 한다. 기회가 되면 원서로 지금 언급한 책들을
모두 모아놓고 여름 휴가를 보내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다. 새 책만을 파는 서점뿐 아니라 중고책을 함께 파는 곳도 있고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는
'미래의 서점'도 등장한다. 한마디로 '만약 내가 서점을 차린다면?'이란 가정에서 출발했을 때 나올법한 서점들이 실제 존재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모두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정도면 겨울 밤, 밤새 설레이는 마음이 사그라들지 않고 이 책과 대화하고 싶지 않을까? 읽다보면 다녀왔던
서점들도 있어 그 추억을 되짚어 보는 데도 겨울밤이 결코 길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