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나는 무엇이 될까
강산 지음 / 좋은씨앗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아, 네가 당한 그 몇 번의 배신으로 속이 상하냐? 그렇다면 내가 온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지금까지 당한 배신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이겠느냐? 63

아담아, 네가 어디 있느냐?” 92

베드로야,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95

 

강산의 <결국 나는 무엇이 될까>의 내용을 위의 세 질문을 통해 정리하면 좋을 것 같다. 첫 번째 질문. 살면서 우리는 수없이 많은 배신을 당한다. 저자 강산처럼 선의로 시작한 일이 상대방의 악의로 결말지어질 때를 포함 해 크고 작은 배신이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도 있고 미래에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종교를 가지고 있느냐의 여부를 떠나 저자가 들었던 주님의 질문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지곤 한다. 마치 영화 <해바라기>에서 김래원이 악당에게 던진 그 질문.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했냐?”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격하게 공감할 것이다. 꼭 그렇게 나를 떠나야했는지, 꼭 그렇게 나를 떨어뜨려야했는지, 그 점수를 줘야했는지 등. 만약 상대에게 해야 할 저 질문 대신 저자에게 주님께서 던진 질문을 한다면 어떨까? 물론 당장은 저런 질문에 더 화날 수도 있지만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힌 후 답하려 하면 눈물부터 나온다. 저 질문 나도 들었던 질문이었고, 거의 매일 매순간 들리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비신앙인들에게 돌려서 말하자면 우리는 드라마를 보면서 늘 고난에 빠져사는 고구마캐릭터를 짜증내면서도 시선을 떼지 않고 같이 아파하고 빨리 사이다를 마시게 해달라며 작가에게 항의 댓글까지 남긴다. 예수님의 생애가 딱 그러했다. 치유해주고, 마귀를 쫓아내준 사람을 십자가형에 처하라고 소리치는 군중들과 자신을 사랑한다고 소리치던 제자들이 형장에 끌려가는 자신을 외면하는 모습을 바라보아야 할 때, 예수님이 아닌 드라마속 주인공이었다면, 지금 읽고 있는 소설속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나는 이것보다는 덜하구나.’싶지 않을까.

두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면 저자가 장학금까지 받으며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신학대로, 목회자의 길로 걷게 된 계기가 바로 저 질문이었다. 누가봐도 열심히 살아가던 저자에게 주님은 왜 저런 질문을 하셨을까. 열심히 살면서 믿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 땅에 온 것은 자의로 온 것이 아니듯 목적역시 우리 맘대로 정할 순 없다. 그길을 갈지 말지를 자유의지로 정할 순 있어도 목적자체를 바꿀 순 없다. 그 부분을 주님께서는 저자에게 위의 질문으로 깨우쳐주신다.

 

인생에게는 쉬운 길과 어려운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순종의 길과 불순종의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순종의 길은 사명의 길이고 좁은 길인데 이 길을 걷고자 한다면 인생의 전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을 체감하고 또 체감했습니다. 93

 

사실 난 아직 내 소명을 모른다. 자랑이 아니라 그만큼 열심히 기도하지 않음을, 주님의 뜻이 아닌 내 뜻대로 살아가고 있음을 리뷰를 통해 고백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저 결단이, 순종의 길을 택한 용기가 부럽고 부러웠다.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의지를 엉뚱한 곳에 쏟아내고 있는 셈이다. 이때 나를 한 번 더 울린 세 번째 질문. “베드로야,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이나 부인하고서도 주님께서 용서해주실 분이심을 굳게 믿은 베드로는 다시금 예수님께 사랑을 고백하며 사도로서 교회를 이끄는 리더가 된다. 지금의 나는 어떤가. 세 번보다 더 많이 부인만 하고 제대로 된 고백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결국 책을 다 읽고서도 세 번째 질문에는 마땅한 답을 할 수가 없었다. 만약 나처럼 두 번째 질문에서부터 헤매고 있는 독자라면, 혹은 첫 번째 질문부터 부당하다 여겨지는 독자라면 이 책을 꼭 한 번은 읽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신앙과는 별개로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제대로 살고 있는지, 이 책의 제목처럼 결국 내가 무엇이 될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말이다.

 

혹시 지금 그 무엇 때문에, 그 누구 때문에, 그 어떤 사건 때문에 방해받고 있다면 감사하기 바랍니다. 엠마오 마을로 내려가는 우리에게 주님이 찾아오신 것이니까요! 더 이상 피하지 말고, 이제 그 방해를 만나십시오! 20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