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라는 소설 1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김희용 옮김 / 민음사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결혼이라는 소설은 총 2권짜리 장편소설로 각 권을 따로 읽는 것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1권을 읽고서 바로 2권을 읽으려고 했는데 이미 한밤을 넘긴 새벽이라 잠시 쉬어가자던게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2권을 읽게되었는데 감흥이 반감되기는 커녕 새로운 작품을 읽는 듯한 설레임과 만족감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1권에서는 매들린을 중심으로 그의 연인 레너드와 그녀를 좋아하는 미첼의 대학졸업 전후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사실 책소개만 읽었을 때 부모님이 좋아하는 미첼을 만나지 않는 이유는 '나쁜남자'를 좋아하는 온실속 '공주'로 자란 매들린의 안타까운 사랑이겠거니 싶었는데 막상 책을 읽다보니 과거의 한 때는 매들린이었고, 또 다른 때는 미첼이기도 였다가 레너드가 되었던 때의 나를 떠올리게 만들어 당황스러웠다. 나쁜남자라서 끌린 것도 아니고 미첼이 모범생이어서 끌리지 않았던 것이 아니었다. 어린시절부터 차근차근 쌓아온 그녀의 성향이 어쩌면 미첼보다는 레너드에게 끌리는 것이 독자인 나조차 자연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레포트나 필독서에 허우적 거리는 세 사람을 보면서 학부시절 때가 떠올라 웃기도 했지만 졸업을 앞두고 두려움에 빠지거나 연애가 내 맘같지 않은 부분을 읽을 때는 역시나 감상에 빠져 아픈 마음을 토닥거리기도 했다. 1권을 그렇게 과거의 나를 반추하며 읽었다면 2권은 아직 결혼해본 적 없는 내게 그야말로 책의 가장 큰 이점인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었기에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재미라고 적긴했지만 재미있다기 보다는 매들린보다 나이는 많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더 불안정한 나였더라면 상황이 어떻게 변했을까 싶어 걱정스럽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서 바로 리뷰를 적지 못한 그 까닭이다. 얼마전 결혼과 관련된 테드 강연을 몇 편 보았는데 결혼이란 '안정'그것도 타인에게 의지해서 얻어지는 평안을 위해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공통된 이야기였다. 레너드는 조울증 환자잖아 라는 정도로 안심할 수 있지 않았다. 조울증환자는 결혼을 통해 맞게 되는 다양한 문제 중 하나일 뿐이라는건 해보지 않아도 알기 때문이다.

 

기대없이 읽었기에 좋게 느껴졌을 수도 있고 과연 내가 결혼에 적합한 사람인가 하는 자문의 날들을 보내고 있기에 더 많이 와닿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트레이시 멕밀란의 말처럼 자신과 결혼 한 후에 역시나 그럴 수 있는 또다른 누군가와 해야 한다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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