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과 강철의 숲
미야시타 나츠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간 전 부터 여러매체에 기사가 실려 독서리스트 1순위에 올려두었던 미야시타 나츠의 [양과 강철의 숲]. 기사를 읽고서는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으로도 잘 알려진 잇시키 마코토의 <피아노의 숲>을 떠올렸다. 둘다 피아노를 소재로 한 이야기지만 비단 이 작품 뿐 아니라 <양과 강철의 숲>이 이전의 피아노를 소재로 한 작품들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피아니스트가 아닌 조율사가 주인공이라는 점일 것이다. 덕분에 그동안 제대로 주목받지 않았던 조율사분들의 이야기를 도무라를 통해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어 저자 뿐 아니라 독자인 나조차도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소재도 좋았고 도무라가 조율사로서 한 발 한 발 내딛어 가며 성장하는 과정도 좋았다. 이 작품을 보다 더 매력적이게 만든 것은 본문에서도 총 세번이나 언급되었던 '하라 다마키'의 다음의 문장이다.

 

 

'밝고 조용하고 맑고 그리운 문체, 조금은 응석을 부리는 것 같으면서 엄격하고 깊은 것을 담고 있는 문체, 꿈처럼 아름답지만 현실처럼 분명한 문체.'

 

 

처음 저 문장을 접하고 책을 읽는 도중에 하라 다마키의 단편집을 찾아 읽게 될 만큼 정말 멋진 문장. SNS에도 저 문장을 맘에 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함께'읽고 있구나 하는 묘한 기분을 들게 해준 문장.

 

 

가즈네를 통해 가정용 피아노만 조율하는 수준에서 멈춰져 있던 도무라의 목표가 콘서트홀 피아노까지 확장되는 결말이 조금 아쉽다 싶었다. 그러나 맨처음 혼자서도 숲에서 길을 잃지 않던 도무라가 이타도리, 야나기 등의 선배조율사들과 함께 그리고 고객인 가즈네에 이어지는 과정이 비단 양과 강철의 숲 뿐 아니라 저마다의 숲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람, 혹은 관계'의 중요성과 필연성을 일깨워주는 것 같아 결말까지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