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만나는 유럽 문화 여행
아렌트 판 담 지음, 알렉스 데 볼프 그림, 유동익 옮김 / 별숲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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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만나는 유럽 문화 여행]책은 지금까지 만나본적 없는 이야기 방식이었다.


비앙카에게 산마리노의 특징이 뭐냐고 물으니 단호하게 대답했다. 113쪽

티퍼에게 아일랜드의 특징이 뭐냐고 묻자,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이렇게 대답했다. 152쪽

라몬에게 포르투갈의 어떤 면이 특별한지 묻자, 그는 놀라운 대답을 했다. 213쪽

저자로 짐작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해당 나라에 거주하는 아이에게 묻고 그 답변을 듣는 방식인데 아이가 직접 답을 들려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가령 수업시간에 만들기 작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나라의 도시이름이 갖는 의미를 설명해주기도 하고, 또 어떤 때에는 아이가 있는 현장으로 시선을 옮겨가면서 그 나라의 문화유산을 소개해줄 때도 있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교실에서 이야기를 듣는 기분일 때도 있고, 험준한 산맥 한 가운데에서 들을 때도 있으며 페스티벌이 한창 진행중인 시끌벅적한 행렬 한 가운데에서 들을 수도 있었다. 한마디로 생동하고 살아숨쉬는 나라별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셈이다. 이 책의 재미난 점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 나라의 특징이나 기념품이 사실 해당국민에게는 그다지 인기가 없을 때도 있고 심지어 그것이 오히려 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도 가끔 한국을 떠올렸을 때 '개고기'가 화제가 되면 다소 서운한 마음이 들 때도 있고 심지어 개고기를 먹는 사람보다 혐오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문화를 접근하는 시도가 이런점에서는 굉장히 신선하고 사실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가하면 이 책의 저자 아렌트 판 담의 작품 중에 [세계 어린이 인권 여행]이란 책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던 '몰도바'국가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타티아나는 몰도바에서 사는 어린이로 어린이의 권리에 대한 회의를 하기 위해 모나코로 떠나는데 회의장에서 다음의 내용으로 발표를 한다.


"저는 어린이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밖에서 자동차나 사람 또는 다른 위험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전하게 놀 권리가 있습니다. 어른들은 그것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 주셔야 합니다." 75쪽

물론 모든 아이들이 타티아나처럼 성숙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앞서 그리스편에서 소개된 내용은 다소 의아스러울 만큼 민주주의를 오해할 소지를 가지고 있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그리스의 아테네가 민주주의 시작점이라는 부분을 설명해주는 것은 좋았지만 그 원칙에 따라 수학공부를 하자고 제안하는 선생님에게 노래를 부르고 싶다며 자신들의 의견을 끌고가는 모습은 그다지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독일을 떠올렸을 때 '베를린장벽'이 나올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터라 작가의 신중함과 평화의 중요성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잘 느껴져서 좋았다. 잊지 않기 위해서 그것을 하나의 축제처럼 오래도록 기억하고자 하는 독일인들의 생각은 배울 점이 많았다. 아이들에게도 그런 방식으로 역사적인 사건과 평화가 가지는 의미를 가르치는 방법도 멋지다고 생각햇다. 뒷부분에는 유럽에 대한 기원적, 고대의 풍경도 아이들의 입을 통해서 들려주는데 이 부분도 상당히 놀라웠고 부러운 부분이었다. 유럽지역은 나라별 경계가 거리 하나로 나뉘어지기도 해서 이웃하는 나라의 언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다는 장점과 협동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일어나고 있는 유럽국가 사이의 문제를 외면하지 말아야한다는 자연스러운 결말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야기로 유럽을 만나는데 이정도의 분량으로 가능할까 싶은 의구심도 들었지만 처음 유럽문화를 이해하려고 할 때는 이정도가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유럽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싶을 때 그 적정선을 고민하고 있는 부모들에게는 가장 좋은 예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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