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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더 편한 사람들의 사랑법
미하엘 나스트 지음, 김현정 옮김 / 북하우스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혼자가 더 편한 사람들의 사랑법
책을 읽기 전에는 미혼이거나 혹은 결혼 생각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을거라 짐작했는데 읽다보니 혼자가 더 편한 사람들이 아니라 '혼자서 살아야 할 사람들'의 얘기가 줄곧 등장한다. 신기하게도 혼자 살아야 할 사람들이 끊임없이 연애를 하고 있다. 사람을 만날 때 초반에는 나와 다른 성질을 가진 사람들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을 수 있는데 그 환상이 너무 커서 혹은 길지 않아 결혼한 뒤 혹은 교제를 시작한 후에야 깨닫고 서로 상처를 입히고 상처를 받는다. 특히 진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은 제3자의 시선으로 볼 때는 명확하게 보이는 사실들이 정작 당사자들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양쪽 다 혹은 한 쪽의 경우 분명 누구와 함께 살 만한 인격 혹은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이 아닌데 지나치게 '사랑의 힘'을 믿고 있는 경우도 이에 속한다. 저자의 지인들의 이름이 하나 둘 등장할 때 마다 처음에는 내 주변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고 느끼게 되고 또 어떤 상황에서는 내가 지난 과거에 어떤 잘못을 혹은 어떤 착각과 환상에 빠져있었는지 깨닫게도 해주었다. 부모노릇도 마찬가지다. 내 탓이 아니고 부모 탓 으로 돌린다고 생각하는 사람 혹은 부모들도 있겠지만 이런 부분은 환경탓으로 자신의 무능을 탓하는 것과는 조금 별개다.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는 안타깝게도 결별조차 불가능하다. 오히려 완벽하게 결별했다고 보이는 관계가 있다면 그 관계는 회복도 가능한 관계라고 생각된다. 오히려 회복이 불가능한 관계는 부모나 자식 둘 중 서로의 잘못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결혼을 철 모를 때 해야하고 완벽한 결혼이라던가, 준비된 결혼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고 그런 결혼을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만이라고들 말한다. 마찬가지로 양육도 해당되는데 문제는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자체가 없을 때 그로인해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하게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근래 아들러 심리학에 상당히 공감하는 리뷰를 많이 적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탓'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환경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결국 혼자가 편한 사람이 되어버린 것은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혼자가 더 편한 혹은 혼자서 살아야 할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삶의 오류를 주변상황에서 찾는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그랬다. 하지만 이것은 변명이다. 결국 원인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 84쪽
이번에 그는 식품영양학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다. 역시 살이 하나도 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상황이 더 안좋아진 것 같았다. 그는 살이 더 쪘다. 158쪽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속으로만 이렇게 생각햇다. 매력과 관심, 지성은 출신 지역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167쪽
서두에 적은 것처럼 이 책은 사실 한창 연애중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저 딴 세상이야기로 느껴질 것 같다. 태풍의 중심에 들어 앉아있을 때 스스로 태풍에 속해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경우는 드물다. 또 인지하더라도 그 안에 머물기를 택했다면 어느 누구도 그의 선택을 비판하거나 부정할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혼자가 더 편하다고 생각드는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스스로 누구와 함께 있어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과거의 잘못된 연애는 상대방 혹은 상황이 문제였다고만 생각하는 이들은 꼭 읽어봐야 한다. 당신이 문제일 수도 있다. 문제란 말이 거슬린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그저 '혼자 살아야 할 사람들'에 속할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