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쁘다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 - 바쁘게 살면서도 불안한 당신을 위한 11가지 처방
토니 크랩 지음, 정명진 옮김 / 토트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쁜 것은 나쁜 것이다


결코 내가 이 책 서문에 적힌 것처럼 커피를 마시고 또 마시고 출근길에도 줄기차게 통화를 하며 다녀야 할 만큼 바쁜 '직장인'은 아니다. 오히려 타인에 시선으로 보자면 근무시간이 유동적이며 심지어 원하는 때에 긴 여행을 떠날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롭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와 약속을 하거나 취미활동을 하기위해 시간을 조절하려고 할 때 들이대는 핑계는 늘 '바쁘다'였다. 한마디로 <너무 바쁘다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의 저자 토니 크랩의 말대로 하자면 난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각하고 있었고 그런 내게 이 책은 실용적이다. 다시말해 서문에 묘사된 상황이 자신과는 다를지라도 삶의 만족감이 부족한 까닭이 '바쁨'에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바쁜 당신은 분명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괜찮다. 나처럼 이미 정독한 누군가가 리뷰를 친절하게 적어놓았지 않은가.


분주함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삶의 주인이라는 느낌을 회복해야 한다. 이 느낌을 되찾으려면 우리를 바쁘게 만드는 두 가지 주요 원인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통제력의 결여와 선택의 결여가 그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가기가 아주 어렵다. 22쪽

저자는 우리가 바쁜 진짜이유를 총 7가지로 분류해놓았다. 이 중에서 '선택의 부족', 풀어 쓰자면 게을러서 가장 쉬운 대안이 바로 '바빠서'가 되는 것이다. 흔히 부모의 요구를 이런식으로 거절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아침을 잘 챙겨먹느냐고 묻거나, 주말에 집에 올 수 있느냐 혹은 결혼은 언제하냐 등의 물음에 이보다 빠르고 손쉬운 핑계가 어디있는가. 그런가 하면 일을 집에까지 싸들고 가는 사람들은 '경계선의 부재'에 해당한다. 일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야근을 안한다기 보다는 일과 가정을 명확하게 구분한다는 것을 나 역시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일을 못할수록 미루게 되고 그 미루는 성격이 결국 퇴근이후에도 근무의 연장선에 놓이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이유보다 오히려 더 안타까운 것은 '의미의 결여'가 아닐까 싶다.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바쁘게 지내는 것이다. 흔히 실연 후에 일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고 이런 식으로 일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다. 술이나 폭식등으로 자학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바쁘게 일에 미치는 것 또한 성과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다지 권할만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머지 다른 4가지 이유인 통제력 상실, 초점의 분산, 자신감의 부족, 추진력의 결핍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 '바쁨'을 멀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본문에서 다루고 있다.  분주함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다루다보니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 그렇게 하기 위해 올바른 결정과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팁등 삶 전반에 있어 참고할만한 내용들이 다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제대로 생각하는 방법을 다룬 5장의 내용과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동기부여 역할에 해당되는 10장의 내용이 크게 와닿았다.


이 파트에서 주장하고 싶은 것은 멀티태스킹이 나쁘다는 점이다. 우리가 동시에 두 가지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번갈아가며 하는 방법이다. 당신은 멀티태스킹이 시간을 절약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생각이 틀렸을 수 있다. 178쪽

PC가 멀티태스킹이 가능해졌을 때 우리는 신세계를 만났다며 환호했다. 하지만 직장에 들어와 먹고 살기 위해 멀티태스킹 하지 않으면 안되었을 때 우리는 좌절하고 말았다. 그랬던 우리에게 저자는 멀티태스킹이 시간을 결코 줄여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니 억울함과 동시에 역시 그랬던거였구나 하는 안도감이 교차된다. 실제로 통화를 하면서 키보드를 두르리는 경우 동일한 패턴의 작업이라면 크게 문제가 없지만 둘 중 어느하나라도 심각한 내용이거나 패턴이 달라질 경우 혼선이 생겼던 경험이 있었다. 저자의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한마디로 우리의 뇌는 동시에 두 가지를 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다고 한다. 해당 부분에 예시로 들은 승려 이야기는 꽤나 유명한 내용으로 종교적인 분야에서도 자주 인용된다. 업무에 있어서도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지나간 일들을 너무 오래 머릿속에, 혹은 마음속에 담아두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으며 자신만의 가능성을 창조하려면 사회분위기에 일치하며 바쁘게 움직이라는 압박에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이는 곧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도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370쪽

추진력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는 타인의 시선과 일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여러가지 변수가 많은 이 세상에 결과를 예측하는 일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추진력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스로의 감정과 행동을 제대로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해당 부분을 읽다보면 그동안 꽤나 익숙한 내용들이 많이 등장한다. 자기개발서 책제목을 여럿 찾을 수 있을정도다. 그만큼 인용한 예화도 많고 실제 이론을 뒷받침하는 실험결과도 여러차례 등장한다. 그렇다보니 이 책을 읽고 마음이 움직일 확률은 상당히 높다. 실제 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계획표를 세우는 방법이 말미에 수록되어있다.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척상황을 꼼꼼하게 기술하는 것으로 새 노트와 함께 '바쁘다'는 핑계를 던지고 당장 행동으로 옮기면 될 것이다. 행동에 옮기다가 멈칫하게 될 때, 그 이유가 바쁨이 될 때 다시금 책을 펼쳐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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