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서른다섯, 늦기 전에 버려야 할 것들 - 내일을 바꾸는 8주 마음정리법
나카타니 아키히로 지음, 이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자기개발서를 가장 많이 읽었던 때가 꼭 10년 전 이맘때였다. 전공뿐 아니라 첫 퇴사 후 과감하게 서른이 되기전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낯선 세계로 뛰어들었다가 내 인내와 능력부족을 깨닫고 다시 무엇을 해야할 지, 어떻게 그동안의 시간을 내 자신에게 변명하고 위로해야할 지를 알기위해서였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말, 남보다 늦을 순 있어도 아예 멈춰버린 것은 아니라는 말로 가득찬 자기개발서는 큰 위로가 되었고 평균보다 늦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이 나보다 더 열악했는데도 성공한 저자들의 모습은 10년 뒤 마치 나의 미래를 보는 것 과도 같아 희망이 생겼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나는 다시금 자기개발서에 파묻혀 있다. 잡지를 읽어도, 소설을 읽어도 인문학 서적을 읽어도 모든 내용이 자기개발서처럼 다가왔다.  안타까운 것은 이제 나이가 완벽하게 늦어버린 상태라 조금 늦은 정도의 나를 위로하거나 용기를 낼 수 없었다. 바로 그때, 10년 전 내게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로 만났던 작가의 신간 [느닷없이 서른 다섯, 늦기 전에 버려야 할 것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아, 나처럼 지난 10년동안 똑같은 작가의 책을 다시금 읽는 독자들이 어딘가에 있을거라 생각하니 왠지 더 서글퍼졌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확연한 차이, 20대에는 무언가를 무조건 흡수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라면 30대는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버려야 할 때라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하면 쾌락주의자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금욕주의자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금욕적인 생활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49쪽

 

위의 발췌문을 보면 '버려야 할 때'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금욕이라는 표현이 수도자와 같이 어둡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절제하는 삶,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 육체가 정신을, 정신이 육체를 속박하지 않는 삶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성공여부를 떠나서 성숙한 삶이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뭘까? ​

얼마를 들여도 아깝지 않은 일

얼마를 써도 아깝지 않은 사람

얼마인지 애초에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

 

10년 전보다 오히려 지금이 내가 정말로 무엇을 좋아하는 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왜냐면 좋아하는 일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며 무엇보다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허비했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20대에는 좋아한다는 그 열정하나로 나를 받아들여주는 곳이 많았다. 당시에도 고마운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제와 뒤돌아보니 초심을 잃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제는 정말이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돈을 지불해야 하는 나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만약 이런 상황에 지불 할 능력이 없었다면 크게 좌절했을 것 같다. 소설이나 드라마속에서 10여년간 아이와 남편만 바라보다 안타까운 일들로 홀로 남겨진 30대 여성들이 왜 자살을 결심하고 폐인이 되는지를 알 것 같았다. 마음을 추스리기도 버거운데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다면 그들의 좌절이 과연 나약하기 때문이라고 비난만 할 수 있을까.



어제의 실패와 성공을 모두 잊어버려라.


오늘부터 새로 시작하라.

 

나처럼 지난 10년간 손익으로 따졌을 때 실패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이제서야 비로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기위해 안정된 현재를 벗어나려고 이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나와 그들 모두 과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이다. 자학해서도 안되고 자만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내일이 주어질지 어떨지 아직 오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리는 결코 알 수 없다. 그것이 바로 내일부터가 아니라 오늘부터 시작해야 할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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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6-11-13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카타니 아키히로의 책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새로운 책이 나왔군요. 한 번 보고 싶네요. 좋은 책 소개 감사드립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금욕주의자가 된다는 말에 공감이 가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