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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의 미래, 중년파산 - 열심히 일하고도 버림받는 하류중년 보고서
아마미야 가린 외 지음, 류두진 옮김, 오찬호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98%의 미래, 중년파산 - 하류중년이 곧 하류노년이 된다
40/50대 장년층은 물론 20/30 청년층도 읽어야 '하류인생'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류인생'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개인의 능력문제라는 생각을 했었다. 사회참여를 거부하거나 원하지만 능력미달로 주류사회에 속할 수 없는 사람들의 삶이 곧 하류인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류중년'은 얘기가 좀 달라진다. 청년시절부터 하류인생을 살아와서도 아니고 심지어 중산층 부류에 속했던 중년들조차 퇴직이후 급속도로 '하류중년'부류로 하락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하류중년 비율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타이틀에 적힌 것처럼 98%의 미래가 이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은데 있다는 사실이다. 왜냐면 첫 문장에서 나처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 인해 사회적 문제가 아닌 개인적 문제로 몰고가는데다 더 심각한 것은 7~8년전 청년층에 속했던 이 책의 저자들이 고발했던 비정규직 청년들의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나이들면서 건강이 나빠지거나 노동을 할 수 있는 체력마저 사라지고 있어 자연스럽게 하류중년이 되어간다는 사실이다. 심각한 사실은 이 책의 배경이 된 일본의 현실이 책의 해제를 쓴 오찬호 작가의 말처럼 한국사회에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해고를 당해 수입이 끊기면 '하류중년'은 커녕 단번에 '빈곤중년'으로 내몰리기 쉽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생활보호를 받고 우울증에 걸리거나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경우, 그 비용은 사회 전반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다. 27쪽
고용안정화가 이뤄지면 우울증에 걸릴 까닭도,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고독사 할 일도 사라질 것이다. 그리되면 그 처리비용 때문에 고민할 필요도 없다. 미리 막을 수 있는 것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며 나중에 아까운 세금을 버리는게 되는 상황이 현실이다. 한국의 88만원 세대가 있었던 것처럼 일본에서도 로스트세대가 있었다. 양쪽 모두 기업의 '신'에게 선택받지 못해 사회에서 대접받지 못하고 그로인해 인간관계마저 파괴되었을 뿐 아니라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결혼,출산,양육 등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이자 책임을 모두 포기해야만 하는데 있다. 이런 청년들의 고용불안정을 막기위해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문제는 이미 심각한 상태에 놓인 30대 후반부터 40대를 위한 정책이나 복지는 전무하다는 것이다. 청년들을 보호하는 것도 좋지만 안타깝게도 앞뒤로 청년과 고령사회 대안을 위한 정책으로 인해 중년들은 '하류중년'의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사람은 40세가 지나면 신체도 쇠약해지고 유감스럽게도 나이를 먹음에 따라 여러 가지 가능성이 사라져 갑니다. 하루 중에 노동에 소비할 수 있는 시간은 짧아지고 병에도 걸리기 쉽습니다. 본인이 원하고 원하지 않고는 둘째 치고, 미혼이라면 결혼할 수 있는 가능성이나 정직원으로 취직할 가능성 또한 차츰 줄어듭니다. 77쪽
이 책을 읽는 독자가 20대라면 하류중년이 두려워 어떻게든 자기개발에 힘쓰고 그나마 부모라는 '기댈언덕'이 있을 때 무엇이라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중년이 되고 기댈 수 있었던 언덕인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나이대가 되면 이중고가 시작된다. 자신의 삶은 물론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노년층의 복지나 가계는 오히려 덜 나빠지고 있을 뿐 아니라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미 누릴 수 있을만큼 누린 노년층을 보장하기 위해 정작 다급해진 중년을 나몰라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도 여전히 '무능한 중년'이라며 개인의 탓으로 몰고갈 수는 없을 것이다.
남자분들은 더 속상해질 만한 사실을 밝히자면 고독사 하거나 은둔형 외톨이가 될 확률이 여자보다 남자가 더 높다고 한다. 생활력이 여자가 더 강하다는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사람들과 친해지는데 여자들이 덜 어렵다는 것 때문이다. 만약 노동이 없어지고 인공지능이 발달해서 여가시간이 대폭 상승한다면 어떨까? 마냥 좋기만 하고 잘 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너무 오랜 시간 '일하지 않는자는 먹지도 말라.'라는 명제에 붙들려 있었다. 노동은 반드시 어느 기업에 몸담고 피와 땀을 투자 하고 난 후 임금을 받는 형태만을 뜻하지 않는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노동의 정의를 다시금 확인하고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망가지고 있는 현실을 탈피할 수 있는 진짜 원인과 방법을 찾아가는데 그 답이 있을 것이다. 이런 개인과 사회적 측면에서 노력이 있어야 미래가 희망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상태로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그들에게 해결방법까지 얻으려 한다면 하류중년이 곧 하류노년이 되는 것은 100%의 확률로 현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