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파리
목수정 지음 / 꿈의지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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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정 작가의 경우 호불호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 경우를 말하자면 나는 '호'에 해당한다. 20대 후반에 처음 저자의 작품을 읽고 인생을 살게 된다면 이렇게 '솔직'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렇다고 저자의 모든 글이 내 마음에 들었다거나 적극 공감한다는 것은 아니다. '표현의 자유'를 제대로 누릴 줄 아는 멋스러움에 반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당신에게, 파리]는 맘에 드는 저자의 맘에 드는 주제가 만난 그야말로 맘에 들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출간소식을 들었을 때 부터 이 책은 내게 있어 '반드시'읽어야 할 책이었기 때문이다.


변신을 위해선 두 개의 세계가 필요하다. '여기'에서 건너갈 '저기'가. 변신을 꿈꾸는 분께, 당신의 '거기'를 선사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최근 저자의 말 혹은 프롤로그를 꼭 챙겨서 읽는다는 이야기를 어느 리뷰에서도 적었다.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이 '변신'은 아니지만 과거의 내게 좋지 않았던, 혹은 맘에 들지 않았던 부분을 벗어던져야 할 시기는 맞았다. 심리적 측면에서 '여기'에서 건너갈 '거기'를 찾고 있던 내게 저자는 서두에 밝혔던 '반드시'에 해당되는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끄집어 낸 셈이다. 고작 2번 밖에 안가본 도시인데다 마지막으로 갔을 당시 집시와 소매치기로 인해 휴대폰은 커녕 카메라도 제대로 꺼내들지 못했던 기억이 여전하지만 이상하게도 다음에 유럽을 간다면 역시나 빼놓지 않고 들리고 싶은 여행지도 파리였다. 분실할 만한 모든 것을 내려두고 다녔던 곳이기에 '사진'을 찍을 만한 곳이 아닌 마음에 '담아'둘 만한 곳을 다녔던 이유도 있었고, 그 긴장마저 풀릴 만큼 멋진 에펠탑과 미술관에서의 추억들이 그럴 것이다. 소매치기에 관한 저자의 귀뜸을 그야말로 제대로 새겨두어야 한다는 것을 꼭 말해주고 싶다. 저자가 소개해준 것중에 시도해보고 싶은 것은 29번 버스 여행이다. 사실 파리 여행중에 버스를 한 번도 타지 못했다. 지하철 문을 여는 재미도 쏠쏠 했고 무엇보다 지하철역 위주로 안내되어있는 가이드북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데다 다들 '버스'타는 것을 만류했던 이유가 가장 크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 전혀 엉뚱한데로 가는데다 심지어 버스기사가 종착지도 아닌 곳에서 버스를 세우는 것이 당연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여행자가 아닌 생활자로서 들려주는 저자의 귀뜸, 다른 파리 여행책에서 들을 수 없었던 소소한 일상여행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분명 [당신에게, 파리]가 맘에 쏙 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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